My travel abroad./Czech(2013.Aug)

"삶은 가벼운 거야"-프라하의 봄

봉들레르 2013. 4. 18. 11:50

1. 영화

프라하에서 활동한 체코인 밀란 쿤데라

이 소설은 세계적인 작가인 밀란 쿤데라의 작품으로 역사의 상처라는 무게에 짓눌려

단 한번도 ‘존재의 가벼움’을 느껴보지 못한 현대인의 자화상을 네 남녀의 사랑을 통해 그려내고 있다.

자신을 운명이라고 믿는 여자를 부담스러워하며 끊임없이 다른 여자들을 만나는 토마시,

그를 끝까지 믿는 여자 테레자. 자유로운 영혼의 토마시의 연인 사비나,

자유로운 사비나에게 매료된 한 가정의 가장으로 안정된 일상을 누리던 프란츠.

생의 무거움과 가벼움 사이를 방황하는 그들의 모습을 통해 육체와 영혼, 삶의 의미와 무의미,

시간의 직선적 진행과 윤회적 반복의 의미, 존재의 가벼움과 무거움 등

다양한 삶의 의미를 탐색하는 소설이 펼쳐진다.

필립 카우프만 감독의 영화 "참을 수없는 존재의 가벼움"

우리나라에서는 "프라하의 봄"으로 개봉

레오시 야나체크Leoas Janacek, 1854~1928

마지막 장면에 배경음악인 피아노곡 on The Overgrown path (수풀이 우거진 오솔길)의 작곡가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다 무게(weight)를 가진다. 물론 정도는 다 다르다.

거대한 돌덩이처럼 아주 무거운 것이 있는가 하면 깃털이나 먼지처럼 아주 가벼운 것도 있다.

아울러 인간 세상에는 ‘정신적 무게’란 것도 존재한다.

많은 사람들에 의해 ‘마음이 무겁다’ 혹은 ‘마음이 가볍다’라는 말로 표현되어지곤 하는데

그 같은 영(靈)적인 무게는 생각보다 우리들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비록 계량할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성장하게 되면 사람은 관계를 맺는 모든 것들에 대해 마음의 무게를 선택해야만 한다. 

밀란 쿤데라의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원작으로 하는 <프라하의 봄>은

네 명의 주인공들 간에 얽히고설킨 애정관계를 통해 ‘무거운 삶’과 ‘가벼운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먼저 토마스(다니엘 데이루이스)는 전도유망한 의사로 가벼운 삶을 지향한다.

타고난 바람둥이에 프리섹스주의자인 그는 가벼운 사랑을 통해 가벼운 삶을 꿈꾼다.

그에게 관계의 가벼움은 일종의 선(善)이지만 테레사(줄리엣 비노쉬)라는 여자를 만나면서 그의 삶은 크게 뒤바뀐다.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테레사는 삶이 무겁기만 하다. 늘 고민하고, 늘 심각하며, 늘 슬프다.

삶이 무겁다는 건 스스로 약하다는 것이고 때문에 그녀는 운명에 많이 의지한다.

처음 토마스를 만났을 때도 운명적인 우연 때문에 끌리게 된 테레사는 결국 그와 결혼을 하지만

결혼 후에도 계속되는 토마스의 외도에 지쳐간다.

반면 토마스의 정부(情婦)인 사비나(레나 올린)는 같은 여자지만 오로지 가벼운 삶만을 추구한다.

예술가로 무거운 것 자체를 싫어하는 그녀는 그래서 자신을 단순한 섹스파트너로 생각하는 토마스와 가장 잘 맞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테레사와 결혼한 토마스의 삶이 점점 무거워지자 그를 떠난다.

그런데 그런 사비나를 프란츠(데릭 드링)는 진심으로 사랑했다.

대학교수인 그는 첫눈에 반한 사비나를 위해 이혼까지 강행하며 그녀에게 달려가지만

프란츠의 진심 앞에 사비나는 눈물을 흘린 뒤 도망쳐 버린다. 무거워지는 게 싫었기 때문이다.

1968년 체코의 민주자유화 운동을 막으려는 구 소련의 무력침공을 배경으로 국가와 개인의 관계까지 파고들며

‘관계의 무게’에 대해 광범위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프라하의 봄>은 그래도 ‘사랑’에 대한 무게에서 시선을 떼기가 어렵다.

아니, 주된 배경이 된 소련의 체코 침공도 사실은 관계의 측면에서 사랑으로 분류할 수 있다.

당시 체코 ‘두브체크’ 정권의 민주개혁적인 성향은 곧 소련과의 결별을 의미했고,

그것이 싫었던 소련은 무거운 전차를 앞세워 체코 프라하를 침공한다.

소유욕으로 무장한 소련의 체코에 대한 사랑은 그들이 앞세운 전차 무게만큼 무거웠지만 체코는 아니었다.

체코는 극 중 토마스나 사비나처럼 자유롭고 싶어 했던 것. 사랑은 그렇게 각자의 다른 무게로 힘이 들기 마련이다.

그러나 ‘현실’이라는 장벽 앞에 인간은 결국 스스로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생(生)이든, 사랑이든, 아무리 가벼워지려 해도 고통이나 난관, 슬픔, 외로움 앞에서는 삶의 무게를 느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죽음이라는 언젠가 반드시 맞이하게 되는 삶의 무거운 진실 앞에서 그 누구도 마냥 가벼울 수는 없다.

그토록 가벼워지려 했지만 체코 프라하도 소련의 무력진압 앞에서는 다시 무거워질 수밖에 없었고,

가벼운 삶을 위해 조국이 처한 위기까지도 외면한 채 스위스로 건너 간 사비나도

결국 원작소설에서는 프란츠의 무겁지만 진실어린 사랑을 잠시 그리워한다.

테레사와 결혼 전 토마스가 말한다. “인생은 한 번 밖에 없어. 그래서 가벼운 거야”

물론 이 넓은 우주에서 인간이란 존재는 가볍기만 하다. 하지만 얇은 깃털이나 먼지에 비하면 인간은 참으로 무거운 존재다.  

 

 

 

 

2. 민주화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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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6년 소련 내에서 흐루시초프에 의한 스탈린 격하운동이 일어난 후에도 체코슬로바키아에서는

스탈린주의자인 노보트니 정권의 보수정책이 계속되었고,

1960년대의 정체된 경제에 대해 국민의 불만이 높았으며,

자치권을 제한받던 슬로바키아 민족의 감정도 악화되어 있었다.

이와 같은 상화에서 1968년 1월 총회에서 노보트니가 당 제1서기를 사임하고

개혁파인 두프체크가 그 자리를 맡아 국가 주요요직에 개혁파를 임명했으며,

4월에는 다음과 같은 행동강령을 발표했다.

     ① 재판의 독립,

     ② 의회제도의 확립,

     ③ 사전검열제의 폐지,

     ④ 민주적인 선거법제도의 창설,

     ⑤ 언론·출판·집회의 자유 보장,

     ⑥ 국외여행·이주의 자유보장,

     ⑦ 경찰정치의 종식,

     ⑧ 공업·농업 부문의 개혁

     ⑨ 체코 슬로바키아의 동등한 권리에 의한 연방제 이행,

     ⑩ 자주독립에 대한 대외정책 추진,

     ⑪ 과거에 권리를 박탈당한 모든 시민의 완전한 복권 등이다.

두프체크는 이와 같은 개혁조치를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라고 했는데, 언론·집회·출판 등이 자유화되면서

체코슬로바키아에서는 잠시 동안의 '프라하의 봄'이 유지되었다.

그러나 체코슬로바키아 사태가 동유럽으로 파급될 것을 우려한 소련군은 1968년 8월 20일 브레주네프 독트린을 앞세우고

바르샤바 조약기구의 5개국군 약 20만 명으로 체코슬로바키아를 침공해,

두프체크를 비롯한 개혁파 지도자들을 소련으로 연행했다.

이로써 프라하의 봄은 끝나고 1969년 4월 당 제1서기가 된 후사크에 의해 사태가 수습되었다. 일명 체코 사태다.

이상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