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travel abroad./Egypt(2007.Feb.)

미라의 저주’ 투탕카멘의 비밀을 풀다-상

봉들레르 2009. 4. 21. 23:55

[e칼럼] ‘미라의 저주’ 투탕카멘의 비밀을 풀다-상 [조인스]

DNA로 풀어보는 고대 미스터리 <4>

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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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인간의 정신세계를 풀 수 있는 해답을 줄 수 있을까? 종교는 화려한 진실로, 미신은 거추장스러운 기만으로 해석할 것인가? 종교와 미신의 차이는 뭐라고 정의를 내릴 수 있을까? 또 거대한 종교집단에서 즐겨 비난하는 사교(邪敎)는 정말 사악한 종교를 의미하는 것일까?

“죽음은 빠른 날개를 타고 파라오(왕)의 평안을 교란시키는 자에게 다가 갈 것이다(Death shall come on swift wings to him who disturbs the peace of the King)”

발굴 후원자 카너번 경, 말라리아로 죽어

투탕카멘이 유명하게 된 것은 그의 무덤에서 황금 마스크를 비롯해 많은 유물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영국의 아마추어 고고학자로 이집트 피라미드에 유독 관심이 많았던 카너번 경(Lord Carnarvon)은 그야말로 ‘한 건’ 하는 야망에 불타 있었다. 피라미드 속을 낱낱이 해부해 그 비밀을 캐는 커다란 업적을 남기고 싶었다.

그는 이집트의 위대한 비밀을 고스란히 영국의 자존심 대영제국 박물관에 가져가려 했다. 그래서 여왕으로부터 총애를 받고 싶었다.

그는 1922년 영국 고고학자 하워드 카터(Howard Carter)가 투탕카멘의 묘를 발굴하는데 경제적인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카너번 경을 비롯해 발굴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사람들과 친척 등 20명이 사망하면서 ‘미라의 저주’ 소문이 확산됐다

그는 말로만 듣던 고대 이집트 왕 투탕카멘(Tutankhmun)의 미라가 들어있는 관에서 저주의 문구를 보았다. 그로부터 6주 후 카너번 경은 말라리아 모기에 물려 사망했다. 아프리카를 비롯해 열대지방에 만연하던 말라리아는 치명적인 질병이었다. 치료약이 없었다.

만들어낸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일부에서는 말라리아가 아니라 패혈증(blood poisoning)으로 죽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어느 날 카너번 경의 얼굴에 모기가 날아들었다. 모기를 잡기 위해 얼굴을 후려쳤다. 그 부위에 상처가 났다. 면도를 하다가 그 상처를 건드렸다. 세균에 감염됐다. 그 후 패혈증으로 죽었다는 것이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른다. 공교롭게도 모기에 물린 자리가 투탕카멘의 얼굴에 나있는 상처 부위와 같았다. 그 뒤 발굴에 함께 참여한 11명이 7년 안에 모두 숨지자 사람들은 대원들이 미라의 저주를 받았다고 수군거렸다.

‘미라의 저주’,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파라오의 저주(Curse of the Pharaohs)는 왜 계속되는 것일까? 왜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죽은 사람의 시체의 저주에 사람들은 그토록 관심을 갖는 것일까? 살아 있는 사람이 갈 수 없는 세계 영계(靈界)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까?

18세로 죽은 투탕카멘은 恨 많은 파라오?

이탈리아 알프스 지방 얼음 속에서 발견된 아이스맨 미라의 저주도 한동안 언론의 화제거리였다.
또 유독 18세의 나이로 죽은 투탕카멘의 저주에 유독 집착하는 이유는 뭘까? 다 피지 못한 그의 청춘을 못내 아쉬워하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한을 품은 그의 저주는 더욱더 크다고 느끼는 것은 아닐까? 고대의 비밀을 캐는 DNA는 이에 대해 어떤 해답을 주고 있을까?

미라의 저주는 이집트 피라미드에서만 일어난 게 아니다. 1991년 이탈리아 알프스 빙벽에서 얼음 속의 미라 아이스맨이 발견됐다. 역시 발견자에게 저주를 내렸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소위 ‘외치의 저주(Otzi’s curses)’다.

발견된 지명을 따 외치(Otzi)라는 이름을 얻은 아이스맨 미라의 주인공은 이집트의 파라오 보다 더 나이가 많다. 5천300여 년 전 년 석기시대에 가축을 기르며 살았다. 유럽에서 발견된 미라 가운데 가자 오래된 미라다.

우연히 외치를 발견한 독일 관광객 에리카(Erika)와 헬무트 시몬(Helmut Simon) 부부는 유물 발견자에게 유물 가치의 25%를 주도록 돼 있는 법에 따라 1천만 리라(약 900만원)를 주정부에 요구했다.

미라의 저주는 이탈리아에서도

아마추어 고고학자 카너번 경은 이집트 피라미드를 해부해 영국으로 가져가려는 야망에 불타 있었다.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인해 ‘미라의 저주’가 시작됐다.
다시 말해서 발견자의 몫(finder’s fee)을 달라고 주장했다. 부부는 자신들이 미라를 발견한 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 호텔과 레스토랑 등 현지 관광시설이 많은 돈을 벌었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법원도 부부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주정부는 미라 보관에 많은 비용이 들어 지급할 수 없다며 항소하기도 했다. 17년에 이르는 법정 공방 끝에 법원은 결국 부부에게 15만 유로(약 26억 원)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남편 헬무트는 4년 전 산행을 갔다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숨을 거두었다. 이밖에 외치의 발견과 관련된 여섯 명이 의문의 죽음을 당했다.

떠벌리기를 좋아하는 언론이 가만 있을 리 만무하다. 파라오의 저주에서 언론은 엄청난 재미를 봤다. 영국의 BBC 방송은 투탕카멘의 관을 처음으로 열었던 카르나본 경의 죽음을 떠올리며 이번에도 미라의 저주가 죽음을 불러왔다고 보도했다

투탕카멘이 유명하게 된 것은 발견된 유물 때문

정확하게는 투트 앙크 아멘이라 한다. 제10대 왕 이크나톤(아멘헤테프 4세)의 아우 또는 조카라고도 하는데 출생에 관해서는 확실하지가 않다. 그러나 18세의 젊은 나이에 죽은 왕의 죽음에 대한 의혹은 풀리지 않고 있었다. 업적에 관한 기록도 남겨지지 않아 거의 알려진 것이 없다.

그가 정작 유명하게 된 것은 다만 그의 묘가 테베의 서쪽 교외인 ‘왕들의 계곡(Valley of the Kings)’에서 발견됐으며 무수하게 많은 소장품들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유명한 황금가면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미라의 저주’는 21세기가 돼서도 여전히 계속됐다. 황금마스크 소년 왕 투탕카멘의 무덤에서 도난 된 것으로 보이는 부장품을 소지한 사람들과 관련해 최근 또다시 4명이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2005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부인이 자신의 가족에게 내린 투탕카멘의 저주를 풀어달라고 이집트 문화부에 편지를 보냈다.

편지가 전달되게 된 내용은 이렇다. 남아공의 한 선원이 이집트에 있는 한 도박장에서 투탕카멘 무덤에서 훔친 것으로 보이는 고대 이집트 인장인 스카라브(scarab)를 수중에 넣게 됐다.

미라의 저주는 21세기에도 계속 돼

이 선원은 아주 자랑스럽게 뽐내면서 스카라브를 딸에게 선물했다. 선물한 후 그는 바다에서 실종됐으며 며칠 후에는 딸도 백혈병으로 숨졌다.

실종된 선원의 아내는 잇단 악운이 스카라브와 관련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이 유물을 찜찜하게 생각했다. 그래서 문제의 스카라브를 다른 부인에게 팔아버렸는데 바로 이 부인이 이집트 문화부에 편지를 쓴 장본인이다.

이 여성은 스카라브를 소유한 지 얼마 안돼 딸이 백혈병으로 숨지자 이를 이상히 여겨 알아본 결과 투탕카멘 묘 발굴과 관련 있는 여러 사람들이 의문의 죽음을 당했다는 얘기를 접하게 됐다.

불길하게 생각한 그녀는 스카라브를 또 다른 사람에게 팔아 넘기려고 노력하다가 임자를 만났다. 그러나 이 물건을 건네주기 전날 남편이 갑자기 사망해버리고 말았다.

이 여성은 투탕카멘 왕과 얽힌 여러 얘기들을 수소문했다. ‘미라의 저주’를 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문제의 스카라브를 원주인인 이집트에 되돌려주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이집트 문화부에 서신을 보내게 됐다는 것이다. 물론 이 이야기의 소스는 이집트 고유물위원회(SCA)에서 나왔다.

“투탕카멘은 독살된 것이 아니다”

9세에 즉위해서 18살에 죽은 투탕카멘은 고대 이집트의 통치자로써는 유명하지 않다. 그러나 그는 대표적인 파라오다. 그의 죽음을 둘러싸고 여러 가지 의혹이 제기됐다. 권력투쟁의 희생양으로 독살됐을 거라는 소문도 많았다.

그러나 현대과학의 파수꾼 DNA는 그가 독살과 같은 타살이 아니라 세균에 오염돼 죽었다고 판결을 내렸다. 요절한 투탕카멘은 권력투쟁에서 희생된 한 많은 청춘을 보낸 왕이 아니라 세균 감염으로 죽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는 우리 인간에게 복수하고 저주할 정도로 깊은 원한을 갖고 저 세상으로 간 것이 아니다. 그래서 아름답게 사는 애꿎은 사람들에게 까지 저주를 내리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사악한 인간들에게는 언제나 벌을 내릴 준비를 하고 있다. (계속)

김형근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