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원갤러리 입구
동양의 예술사유를 바탕으로 독자적 예술세계를 일궈온 서양화가 권정호 초대전 'Accumulation of Time'전이
10월 25일(일)까지 전북 완주군 오스갤러리와 아원 전시장, 완주군청 어울림 커뮤니티 등 3곳에서 열리고 있다.
권 작가는 1970년대 순수 추상회화였던 '점 ' 시리즈를 거쳐 회화, 설치미술의 영역을 넘나들며 왕성한 작품활동을 해왔다.
권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1980년대부터 이어온 '해골'을 소재로 한 연작들을 다양하게 선보인다.
전북 완주군 소양면 송광수만로에 전통 한옥과 현대 전시장이 어우러진 오스아트센터 아원(我園)미술관이 있다.
아원은 ‘우리들의 정원’이라는 뜻으로 모두를 위한 문화공간이란 취지를 담아 지난해 문을 열었다.
전해갑 대표가 경남 진주에서 옮겨온 한옥은 드라마 ‘발효가족’(2012) 촬영장으로 사용되다 찻집 및 숙소로 리모델링했다.
주변에는 소나무와 차나무 등을 심어 운치를 더했다.
앞에는 태백산맥의 남쪽 끝자락인 종남산이 펼쳐지고 옆에는 호젓한 옥정호가 자리하고 있어 찾는 관람객이 많다.
배우 송강호가 영화 ‘사도’의 대본을 연습하기 위해 최근 이곳에서 열흘 정도 머물렀다고 한다.
송강호는 대본을 외우는 도중에 그림을 감상하고 오솔길을 산책하면서 머리를 식히기도 했다고 미술관 측이 전했다.
권정호(72) 작가의 초대전이 열리고 있다.
1980년대 초 미국 뉴욕으로 건너가 전수천 강익중 등 작가들과 20년 넘게 활동한 권 작가는
닥종이를 재료로 삼아 화면에 사람 얼굴 형상을 붙이는 작업으로 유명하다.
이번 전시 타이틀은 ‘시간의 축적’이다.
한지의 고장에서 전통 닥종이로, 그것도 한옥과 어우러진 공간에서 여는 전시여서 감회가 남다르다.
그의 작품을 자세히 살펴보면 마치 해골처럼 보인다.
작가는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죽음을 의미하는 해골이 아니라 자연으로 돌아가는 생명에 대한 이야기이고,
다양한 인간의 삶의 역사이자 시대적 아픔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1980년대 민주화운동과 2000년대 대구지하철 참사 등의 희생자들을 은유하고 치유하는 작품이라는 것이다.
3000여개의 해골을 투명상자에 넣어 만든 ‘곡신’이라는 대형 설치작품은 무섭다기 보다는 무언가를 느끼게 한다.
닥종이로 만든 해골의 모습은 색상과 형태 면에서는 진짜 해골과 비슷하지만 죽음이 주는 차가움을 넘어서 온기, 나아가 생명을 느끼게 한다.
작가 역시 자신이 만든 해골은 단순한 죽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권 작가는 1982년 미국 유학길에 올라 프랫인스티튜드 대학원에서 미술공부를 하면서 해골작업을 시작했다.
그 당시는 캔버스에 해골을 그리는 회화작업을 했는데 이 작업을 바탕으로 실험적 시도를 거듭해 현재의 입체적인 해골작품에 이르렀다.
그는 해골을 통해 다채로운 인간의 감정과 시대적 아픔을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
1980년대부터 시도해온 그의 해골작품에는 한국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그 시대마다 겪었던 아픔이 진하게 스며있다.
이런 측면에서 그의 작품은 동시대성을 갖춘 현대미술이다.
각각의 시대에 그 시대 사람들이 겪었던 일과 그때 느꼈던 감정이 생생히 박혀있는 것이다.
1980년대 해골을 그린 회화를 통해 군부독재의 고통을 표현하기도 했다.
권 작가는 “전북에는 한지의 고장인 전주가 있다. 오스아트그룹에서 제대로 된 한지작품을 보여주자는 취지에서 이번 전시를 기획한 것으로 안다.
한지의 다양성, 우수성 등을 보여주리라는 기대가 작용한 것 같다”고 했다.
오스아트그룹 측은 “1970년대 순수추상회화였던 ‘점’시리즈를 거쳐 회화, 설치미술의 영역을 넘나들며 한국의 포스트모던 예술의 선두주자”며
“동양의 예술사유를 바탕으로 독자적 예술세계를 일구어온 권 작가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했다
닥나무 껍질로 만든 닥종이 작업은 굵은 삼베처럼 투박하지만 자연스러우면서도 은은한 아름다움을 준다.
평면회화로 시작된 그의 작업은 오랜 시간을 거치면서 설치 등 입체작품과 영상작품으로 확대됐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 캐나다 중국 일본 등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미술관 천장의 문을 열면 빛이 들어오고 바닥에는 물이 흘러 작품과 어울리면서 울림을 준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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