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travel abroad./Spain(2015 Feb)

13-4 파도통로와 세상에서 가장 긴 벤치

봉들레르 2015. 4. 28. 15:26

 

 

돌기둥으로 만든 파도 통로

마치 파도가 밀려오고 있는 것같다.

 

 

 

 

 

 

 

 

 

 

 

 

 

 

 

 

 

 

 

 

파도통로를 지나

계단을 오르면

넓은 광장이 나온다.

 

그리스풍의 야외 극장으로 만들어진 광장. 공원이 완성된 초기에는

이곳에서 바르셀로나 시가 주관하는 각종 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광장의 가장자리에는 형형색색의 타일과 사금파리로 치장한 벤치가 방문자들의 쉼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뜨렌까디스 기법으로 장식된 벤치에는 주로 재활용된 타일들이 사용되었고,

등과 목을 기댈 수 있는 부분의 둥근 타일들은 특별히 주문 생산된 것들이다

 가우디는 벤치를 설계하기에 앞서, 회반죽을 바른 의자 모양의 틀에

옷을 벗은 인부를 앉혀 신체 각 부위에 가해지는 하중과 형태를 측정했다.

이는 공원을 찾는 사람들이 등을 기대고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인체 공학적인 벤치를 만들고자 한 가우디의 실험으로

 기능에 충실할 때, 비로소 건축은 아름다워진다는 평소의 지론이 반영된 것이었다.

구엘공원을 다녀간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꼽는 가장 기억에 남는 건물은 정문 옆에 자리한 두 채의 집, 즉 경비실과 봉사관이다.

현지에서 조달한 누런 돌로 벽을 두르고 지붕과 창문 언저리를 반짝이는 뜨렌까디스 기법으로 치장한

이들은 동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귀엽고 발랄한 외관을 가지고 있다.
혹자는 이를 두고 그림 형제의 ‘헨젤과 그레텔’에 나오는 생강빵과 설탕으로 된 마녀의 집을 모델로 한 것이라 주장하는데,

이는 결코 틀린 말이 아닐 수도 있다. 가우디가 구엘 공원을 설계할 무렵,

바르셀로나의 한 극장에선 엥겔베르트 훔퍼딩크가 작곡한 동명의 오페라가 성황리에 공연되고 있었던 까닭이다.

 평소 작은 것 하나도 흘려보지 않는 가우디의 눈썰미를 생각한다면

그가 공연 포스터에 나타난 동화 속의 집을 자신의 작업에 참고했을 개연성은 얼마든지 있다.

 

 

바르셀로나 시내의 성가족 성당은 물론, 멀리 지중해까지 볼 수 있는 전망대겸 광장에는

세상에서 가장 길다는 구불구불한 벤치가 난간의 역할을 하면서 도심을 향하고 있다.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되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이 유별난 벤치에는 건설 당시의 재미난 일화가 하나 깃들어있다.

가우디는 평소 공사에 동원된 일꾼들에게 혹시라도 깨진 타일이나 그릇조각들을 발견하면

즉시 가져와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한다. 벤치를 꾸미는데 쓰기 위해서였다.
벤치를 장식하는데 한계가 있었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타일공장에 주문을 넣는 것이었다.

거장의 연락을 받은 공장에서는 혹시라도 타일이 깨질까봐 단단히 포장을 해서 가우디에게 배달했는데,

가우디는 배달직원이 보는 앞에서 타일뭉치를 바닥에 떨어트려 박살내버렸다고 한다.

영문을 모르는 직원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음은 물론이고, 작업을 지시한 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총총히 사라지는 가우디는 슬그머니 미소를 지었다고 한다.

 

 

 

 

 

 

 

 

 

 

 

 

 

 

 

 

 

 

 

 

 

벤치에 내린 빗물을 토해내는 숫사자 모양의 가고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