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omestic travel/경기내륙

2014.07.10 양수리 연꽃

봉들레르 2014. 7. 11. 00:51

 

 

 

 

 

 

 

 

 

 

 

 

 

 

 

 

 

 

 

 

 

 

 

 

 

 

 

 

 

 

 

 

연꽃이 피는 계절이다.

심신을 지치게 하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날에

진흙탕 속에서 고고한 자태를 자랑하는 연꽃은 사뭇 시적이고 철학적이다.

호수의 가장자리나 저수지 또는 습지의 수면을 뒤덮은 초록잎 사이에서 솟아난 꽃대들.

그리고 그 가녀린 꽃대에서 피어난 홍련과 백련은 그윽한 향의 시어를 품고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연꽃은 예찬의 대상이다.

중국 송나라의 사상가 주돈이는 애련설(愛蓮設)에서

“연꽃은 진흙에서 피어나지만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맑은 물로 씻어도 요염해지지 않네.

줄기 속은 비었으나 겉모습은 올곧으며, 이리저리 늘어지거나 가지를 치지 않네.

 향기는 멀리까지 퍼져도 오히려 더욱 맑으며,

고고하고 꼿꼿하여 멀리서 바라만 볼 수 있지 가까이서 매만질 수는 없어라”고

노래하면서 연꽃을 화중군자(花中君子)라고 예찬했다.

연꽃은 비 내리는 날에 더 철학적이다.

굵은 빗방울이 초록 연잎에 떨어지는 소리는 보석이 쟁반을 구르듯 청아하다.

부채보다 큰 연잎에 영롱한 빗방울이 고이면 연잎은 진주처럼 영롱한 물을 미련 없이 쏟아 버린다.

그렇지 않고 욕심대로 받아들이면 마침내 잎이 찢기거나 줄기가 꺾이고 말 것이다.

비워야 채워진다는 진리를 찾아 양수리의 다산길로 비움의 길을 떠나본다.

'My domestic travel > 경기내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아한 자태의 연꽃  (0) 2014.07.11
연꽃이었다  (0) 2014.07.11
영화촬영하던 날  (0) 2014.04.01
한국의 다빈치 정약용  (0) 2014.04.01
2014, 03, 31 양수리 다산길  (0) 2014.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