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plan domestic/제주

모든 곡선을 거느린 제주 용눈이오름

봉들레르 2021. 1. 25. 08:04

선이 부드럽고 볼륨이 풍만한 오름들은 늘 나를 유혹한다.

유혹에 빠진 나는 이곳을 떠날 수 없다.

달 밝은 밤에도, 폭설이 내려도, 초원으로 오름으로 내달린다.

그럴 때면 나는 오르가슴을 느낀다.

행복감에 가쁜 숨을 몰아쉬며 살아 있음에 감사한다. - 김영갑

 

/...법화경을 펼쳐들면/그대의 하얀 넋이 백지처럼 웃고 있다.

/ 잠깐 피빛 노을로/ 그대는 바람으로/절정감 같은 환희를 맛 볼 수가 없었다.' 아쉬움이다.

 

찔레꽃

                     한승원


법화경[妙法蓮華經]을 펼치면
그대의 하얀 넋이 백치처럼 웃고 있다
5월 마지막 날 해저물녘에 그대에게 그
경(經) 해설을 듣기 위하여
푸른 오솔길을 오른다
그대는 바람으로 이야기하고
개미와 진딧물과 꿀벌과 머슴새의 날개짓으로
당신의 먼데 있는 세계를 정지 화면으로 보여준다
잠깐 핏빛 노을로
산 위에서 멋없이 빨갛게 발기한 채로는
다만 파도만 볼 줄 아는 눈으로는
그대의 숨막히게 흰 설법을 다 읽을 수 없었다
절정감 같은 환희를 맛볼 수가 없었다
그것이 저의 어찌할 수 없는 백치처럼 흰
절망이지만 그 절망은 첫사랑보다 더 달콤하다.

 

제주도의 오름들의 모양에서도 찾아지는 사이클로이드 곡선

부드럽게 이어진 능선의 오묘한 곡선을 두고 많은 사람들은 어머님의 젓가슴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사이클로이드 (cycloid)

사이클로이드 또한 이들 나선 못지않게 놀라움을 간직한 신비의 곡선으로,

파스칼이 사이클로이드를 연구하며 고통스러운 치통을 잊었다는 일화가 있을 만큼

이 곡선의 아름다움에 매료된 사람이 많았다.

이 때문에 수학자들은 ‘사이클로이드’를 종종 헬렌(트로이 전쟁을 일으킬 정도의 미모를 가진 왕비)의

아름다움에 빗대어 ‘기하학의 헬렌(The Helen of geometry)’이라고 부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