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travel abroad./Georgia(2018 Jul)

12-5 보석같은 중세도시 시그나기(Signagi)

봉들레르 2018. 12. 29. 22:44



시그나기는 조지아 정부가 ‘사랑의 도시’라고 홍보하는 곳이다.

시그나기 박물관  포스터

트빌리시에서 승용차로 1시간40분이 도착하는 시기나기














시그나기 출신의 유명 철학자 솔로몬 도다쉬빌리(Solomon Dodashivili)의 상

추모.





2차대전 때 사망한 시그나기 마을 주민의 이름이 적혀 있다




전망좋은 숙소에서 저녁식사를 하는 가족들

시그나기에는 천사가 마을 주민들에게 자신의 심장을 나누어주었다는 아름다운 전설이 전해져 내려온다.

골목마다 17~19세기에 축조된 전통가옥을 개조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와 전망 좋은 레스토랑도 흔하게 볼 수 있다.






signagi brigitte hotel


signagi brigitte hotel은 수영장이 있고

와인저장고가 있다






우측은 레스토랑, 좌측은 커피샵





와인에 대한 애정은 집집 마다 보이는 포도 나무에서도 엿볼 수 있다


성곽을 올라가는 길






실제로 정말 작아서 인구 3,000명에 불과한 시그나기는 18세기에 에레클 2세Erekle Ⅱ의 명령으로 축조된

4km의 성벽으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마을이었다.

성벽을 따라 산책에 나서면 해발 800m에 위치한 마을 아래로 알라자니 계곡Alazani Valley 너머로 

코카서스 산맥의 풍경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성벽에는 원래 23개의 타워가 있었고,

각각 인근 마을의 이름을 따서 페르시아 등이 침략해 왔을 때 피난처로 제공되었다고 한다.

시그나기란 이름도 터키어로 피난처를 뜻하는 시그낙Sığnak이란 단어에서 왔다.




signagi city walls






                  



Impressive fortress in Signaghi is among the most famous in Georgia,

and its defensive city walls make for nearly the largest of the remaining (or restored) Georgian fortified towns.
The fortress was built around 1770 at the times of Kartli-Kakheti King Erekle (Heraclius) II to protect Signaghi.
The thoroughly fortified town was surrounded by the defensive walls 4.5-5km long with 28 watch towers and 8 gates.
Each tower of the fortress was named after the nearest village,
so that the residents of this village knew where to hide in case of danger and which tower they were to defend.

Today, the city walls run through the Old Town of Signaghi, circle it, and then extend further beyond the city line,
descending and climbing the slopes of the nearby hills.
It’s not possible to walk along the entire perimeter of the walls,
but quite a substantial part of them had been restored and is opened to visitors.
At where we have climbed, the entrance was free, and I believe this is the case elsewhere around the town.
Most gates and many towers are in surprisingly good condition.
Few fortress towers are scattered around the Old town;
wandering about it, we would bump into a tower here and there – in a private garden,
or by a restaurant, or at the corner of a street…
Even if you are not at all keen in fortification, the city walls in Signaghi should no way be missed:
they offer incredible panoramic views over the Alazani Valley with the Caucasus Ridge reigning behind it.










시그나기에서는 '24시간 혼인신고'가 가능하다.

시그나기에서는 출생, 혼인, 이혼, 입양, 사망 신고 등을 하는 관청이 24시간 일을 한다.

때문에 하루 24시간 중 원하는 시간에, 심지어 새벽 시간에도 결혼증명서를 발급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과정과 절차도 매우 간단하다. 한 시간 전에 전화 등을 통해 결혼 발급서 신청을 예약하고,

필요서류(여권, 외국인인 경우 공증받은 조지아어 번역본)와 두 명의 증인과 함께 방문하면 된다(수수료는 평일 90라리, 휴일 150라리이다).
실제로 젊은 연인들이 결혼하기 위해 시그나기를 찾거나 여행지에서 만난 국적이 다른 연인들이

사랑의 도시 시그나기에서 생각지도 않은 결혼식을 올리기도 한다. 

최근에는 신혼 여행과 결혼을 패키지 상품으로 묶은 여행사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근사한 레스토랑, 아름다운 교회, 결혼 축하연과 신혼여행, 결혼 신고, 증명서 발급까지

여행사가 척척 알아서 결혼의 전 과정을 진행해 준다.

저렴한 비용으로 조금 특별한 결혼을 꿈꾸는 연인들은 시그나기로 떠나기만 하면 된다.

그러니 시그나기는 '사랑의 도시'임이 틀림없다.

'백만송이 장미'의 주인공 니코 피로스마니의 고향
한 화가가 있었네.
그에게는 집과 캔버스도 있었지.
그런데 그는 꽃을 사랑하는 
여배우를 사랑했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집을 팔았네.
그림과 피도 팔았네.
그리고 모든 돈으로
바다도 덮을 만큼 꽃을 사들였지.


러시아 가요 '백만송이 장미'는 가난한 화가는 자신의 모든 것을 팔아 사랑하는 여인에게 백만송이의 장미를 선물했지만,

여인은 그 화가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고 멀리 떠나버린다는 슬픈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다.
라트비아곡에 러시아의 음유시인 안드레이 보즈네센스키가 가사를 만들고 알라 푸가초바가 불러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노래다.

이 노래에 등장하는 화가가 조지아의 화가 니코 피로스마니라고 알려지면서,

그가 태어난 도시 시그나기는 '지고지순, 순수한 사랑'의 성지가 되었다.



당나귀를 탄 남자, 피로스마니의 작품 '당나귀를 탄 남자'의 동상

방문객들은 마을 초입에 세워진 피로스마니의 작품 <당나귀를 탄 남자> 동상을 보는 순간

저절로 피로스마니와 그의 사랑 이야기를 떠올리게 된다.

피로스마니의 이름을 딴 호텔과 와인, 시그나기 박물관의 피로스마니 전시관, 벽에 붙은 피로스마니의 그림 등

시그나기에는 피로스마니와 관련된 물건과 장소들이 수두룩하다

그러나 피로스마니의 사랑 얘기는 완전한 허구다.

 피로스마니의 고향은 시그나기가 아니라 40킬로 떨어진 카헤티의 변방 '미르자니'라는 마을이다.

그곳에는 피로스마니의 박물관과 오리지날 작품 14점이 소장되어 있다. 

또 피로스마니의 연구가들은 피로스마니에게 '백만송이 장미'의 사랑은 없었으며,

왜 그런 이야기가 만들어졌는지도 모르겠다고 한다.
전혀 사실이 아닌 '피로스나미의 비극적인 사랑' 얘기는

현대인의 '지순한 사랑에 대한 갈망'과 버무려져 다양한 버전으로 업데이트되고,

그럴듯한 디테일이 보태져 완전한 구조를 갖춘 스토리로 진화하고 있다.
앞으로도 피로스마니의 비극적인 사랑은 '백만송이의 장미'로 피어날 것이다.

피로스나미의 고향이 시그나기가 아니라는 명백한 사실도 '백만송이의 장미'에 묻힌 채 말이다.

개인적으로 이 허구의 신화는 바로 잡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천사의 심장을 가진 시그나기 주민들

시그나기를 '사랑의 도시'로 불리게 한 또 다른 전설이 있다.

아주 먼 옛날 심성이 악하고 잔인한 시그나기 사람들은 온갖 악행을 일삼았다.

신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그들을 벌하게 위해 천사를 내려보냈다.

마을에 내려온 천사는 신의 뜻과 달리 자신의 심장을 조각조각 떼내어 집집마다 놓아두었다.
그러자 사람들의 가슴에는 사랑과 선한 마음이 차오르고, 어떤 악행도 저지르지 않았다.

자신의 심장을 나눠 준 천사는 생명을 다한다. 이를 지켜본 신은 시그나기 사람들을 용서하고,

천사를 부활시켜 시그나기가 영원히 사랑과 선이 넘치는 마을이 되도록 잘 지킬 것을 명한다.
천사의 심장을 가진 시그나기가 '사랑의 도시'임을 두말 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천사의 심장을 가진 사람들의 도시' 전설이 가장 마음에 든다. 실

제로 시그나기에서 만난 사람들은 늘 웃음과 친절이 넘쳐났다.

오마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