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히마르(Cojimar)는 쿠바 아바나 동쪽에 위치한 어촌이다.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쓴 노인과 바다의 배경이다
그는 아바나만(灣) 남쪽 10㎞ 떨어진 작은 어촌 마을 코히마르(Cojimar)에서 낚시를 하며 ‘노인과 바다’를 구상했다.
물가의 갑판에서는 구릿빛 피부의 젊은이들이 낚시나 수영을 하고 노인들이 기타를 치며 길에서 노래를 부르는 한적한 동네다.
헤밍웨이는 아바나에서 칵테일 ‘모히토’를 즐겨 마셨다.
예술가에게는 제2의 고향이라는 게 있다. 그가 태어나지 않았어도 집필이나 창작의 자양분이 된 곳 말이다.
유럽의 문호들에게 지중해의 외딴 도시가 그러했듯 어니스트 헤밍웨이에게는
쿠바 아바나와 함께 어촌마을 코히마르(Cojimar)가 제2의 둥지였다.
헤밍웨이는 쿠바를 사랑했고, 쿠바의 여인을 사랑했고, 쿠바의 럼을 사랑했던 소설가였다.
미국과 쿠바의 관계악화로 헤밍웨이는 쿠바를 떠나야 했지만 그의 흔적은 쿠바 곳곳에 흩어져 있다
‘노인과 바다’의 실제 모델로 헤밍웨이의 오랜 낚시친구였던 그레고리오 푸엔테스는
보트 관리인으로 고용되어 30년 가까이 헤밍웨이를 위해 배를 저어주고 요리를 해주면서 낚시친구가 됐다.
소설창작에 영감까지 준 인물이다. 바다와 힘겨운 싸움을 끝내고 돌아온 헤밍웨이가
모히토 한잔에 피로를 달래며 하염없이 바라보았을 바다는 오늘도 여전히 푸르다.
코히마르 해변 한쪽에는 헤밍웨이의 동상이 서 있고 그가 즐겨 찾았다는 술집도 남아 있다.
헤밍웨이를 기리는 청새치 낚시 대회도 매년 이곳에서 열린다
마을은 요란스럽지 않고 아담한 풍경이다.
현란한 이정표도 없고, 관광지를 떠올리게 하는 상인들이 몰려드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더욱 운치 있다.
해변을 거닐다 우연히 마주치는 헤밍웨이의 흉상이 이곳이 소설의 모티브가 된 포구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흉상은 한 어부가 기증한 고깃배의 프로펠러를 녹여 만들었다는 사연을 담고 있는데,
그가 그토록 동경했던 바다를 바라보고 외롭게 서 있다.
코히마르, ‘전망 좋은 곳’이라는 뜻을 가진 어촌마을이다.
아바나 만을 건너 카리브해 연안을 20여 분 달리면 헤밍웨이의 단골 식당이었던 라 테라사 앞이다.
허물어질 듯 낡고 한적한 마을 분위기와는 노인과 바다를 생각나게 한다.
그는 멕시코 만류에서 조그만 돛단배로 혼자 고기잡이를 하는 노인이었다.
팔십사일 동안 그는 바다에 나가서 고기를 한 마리도 못 잡았다.
처음 사십 일 동안은 한 소년이 그와 함께 나갔다.
하지만 사십 일이 지나도록 고기를 한 마리도 잡지 못하자
소년의 부모는 노인이 이젠 정말이지 돌이킬 수 없게 ‘살라오’, 즉 운수가 완전히 바닥난 지경이 되었다고 소년에게 말했다. …
매일같이 빈 배로 돌아오는 노인의 모습을 볼 때마다 소년의 마음이 아팠다.
-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이인규 옮김, 문학동네, ‘노인과 바다’ 중에서
해안선이 단순하고, 얕아 포구에서 배가 나가 수평선으로 눈길을 돌리면
한 노인이 어둠을 가르며 노를 저어 빠르게 나아가는 환영(幻影)이 생생하게 살아난다.
수평선 위아래로 엷게 구름이 끼어 있어 포구 끝에서 시선이 멈추면
한 노인과 그 옆에 한 소년이 멀리 바다를 바라보며 서 있다.
여행의 묘미는 목적했던 곳에 도달하는 과정에 뜻밖에 만나는 장면이나 사람과 만남이다.
노인은 비쩍 마르고 야위었으며 목덜미에 주름살이 깊게 패어 있었다.
두 뺨에는 열대 바다가 반사하는 햇빛으로 생긴 양성 피부암 때문에 갈색 반점이 번져 있다. …
노인의 모든 것이 늙거나 낡아 있다. 하지만 두 눈만은 그렇지 않다.
바다와 똑같은 빛깔의 파란 두 눈은 여전히 생기와 불굴의 의지로 빛나고 있다. …
소년에게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준 사람은 노인이다. 소년은 노인을 사랑한다. -앞의 책
노인이, 그리고 소년이 함께 있는 바닷가 포구의 정경. 포구에는 그들과 나, 그리고 하늘과 바다뿐이다.
나는 행운의 여행자였고, 나는 그 행운을 사랑했다. 읽고, 또 읽어 이미 오랫동안 함께 살아온 식구나
정인(情人) 되어버린 소설(허구) 속 주인공들처럼 내 앞에 그들이 있다.
체 게바라와 함께 쿠바를 상징하는 또 다른 이름에 헤밍웨이가 있다.
그는 누구보다 쿠바를 사랑한 외국인이었다.
레스토랑 ‘라 테레사(La Terraza)’는 유일하게 이 포구마을에서 붐비는 곳이라는데 짐작 이곳을 못 가보았다.
퍼온 사진
퍼온 사진
헤밍웨이가 즐겨 찾았다는 단골 술집으로 내부에는 그의 사진들이 빼곡하게 진열돼 있다.
이곳에서 창밖 바다를 배경으로 라이브 음악을 들으며 그가 마셨던 모히토(Mojito) 한 잔을 기울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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