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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세의 자연스러운 멋을 그대로 살린 곤지암 화담숲

봉들레르 2014. 11. 26. 07:09

"'오매 단풍 들겄네'

/ 장광에 골불은 감잎 날러와

/ 누이는 놀란 듯이 쳐다보며

/ '오매 단풍 들겄네'"

 

김영랑의 시 한 편이 절로 튀어나온다. 붉은 듯하면 노랗고, 강한 듯하면 은은하다.

스쳐가는 찬 바람에 어깨를 살짝 움츠리다가도 손대면 물들 것 같은 농염함에 몸짓이 다시 한 번 커진다.

색(色)의 찬미를 읊기 위해 가을이란 게 만들어진 건 아닐까. 가을 손짓에 길을 나선다.

서울에서 40~50분이면 닿는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 화담숲.

흐드러질 듯한 단풍과 소담스러운 국화 향이 오감을 만족시킨다는 이야기에 발걸음을 재촉한다.

곤지암 화담숲은 곤지암리조트 내 약 76만330㎡(23만평) 면적에 조성된 생태수목원이다.

총 4300여종의 국내 자생식물 및 도입식물이 수집 전시되고 있는데,

특히 풍요의 계절 가을을 맞아 11월 말까지 '곤지암 숲 속 산책길'이 운영된다.

곤지암 화담숲이 위치한 512m 발리봉의 능선 아래 3.5㎞ 산책 코스로 2시간 정도 걸린다.

경사가 심한 오름 구간은 나무로 만든 완만한 8~12도 데크길로 조성돼 있어

 어르신이나 아이를 동반한 가족도 부담 없이 걸어서 관람할 수 있다.

화담숲은 LG상록재단이 자연 생태 환경 복원과 보호를 위한 사회 공익 사업의 일환으로 설립 운영하는 생태수목원이다.

LG상록재단은 1997년 산림 환경을 보호하고 연구하기 위해 설립됐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이사장이다.

자연에 관심이 많은 구 회장의 애정이 새겨져 있다. 화담숲을 조성하면서 직접 현장을 여러 차례 찾는 등 세심히 살폈다.

현장을 방문하며 반딧불이와 토종 거북이인 남생이, 원앙을 복원하는 사업 아이디어도 구 회장이 냈다.

화담숲에서 '화담(和談)'은 '조화롭고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다'라는 뜻으로 구 회장의 아호(雅號)이기도 하다.

자연 생태의 보존과 복원을 통해 '자연과 사람이 조화를 이루는 생태 공간'을 만들겠다는 설립 취지를 담고 있다.

'화담'의 의미대로 곤지암 화담숲은 산과 계곡의 자연 지형을 그대로 살려

산세의 자연스러운 풍광은 물론 정상에 올라갈수록 생태 조건에 맞는 다양한 나무와 화초류를 만나볼 수 있다.

또 화담숲 호수에선 1급수에만 산다는 도롱뇽, 한국 토종 민물 거북이인 남생이들이 살고 있다.

 숲 속 산책길을 따라 호젓이 걷다 보면 저마다 특색 있는 18개 '주제원(園)'의 가을을 모두 만나볼 수 있다.

이끼원·단풍나무원·암석원·반딧불이원·수국원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특히 수백 그루의 단풍나무와 억새길을 따라 나무들의 이름을 담은 팻말들을 눈에 담을 수 있어 심심하지 않다.

숲 속 산책길의 첫걸음은 초록색 이끼 원시림을 만나볼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 이끼원에서 시작된다.

약 6611㎡(2000여평) 이끼원은 국내 최대 규모로 자연형 계곡·폭포·이끼돌·이끼자연석·단풍나무·전나무 등으로 꾸며져

고생대 자연 원시림을 거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이끼원을 지나 걷다 보면 화담숲의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약속의 다리가 펼쳐진다.

이곳에는 저마다 소원과 연인들의 믿음을 담은 열쇠들이 다리 난간에 줄지어 채워져 있다.

약속의 다리를 건너 산 정상과 이어진 계곡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다채로운 향기와 풍광을 선보이는 다양한 주제원이 이어져 있다.

관중, 청나래고사리, 일색고사리 등 다양한 양치식물이 무성한 숲을 이루는 '양치식물원'을 비롯해 향기로운 '매화원',

하얀 빛깔의 자작나무 수백 그루가 하늘을 향해 우뚝 서서 눈부심을 만들어내는 '자작나무숲' 등 지루할 틈이 없는 산책길이 펼쳐진다.

어느새 발리봉 허리춤에 있는 모노레일 정상에 다다르게 된다.

모노레일이 도착하는 그곳에는 걸음을 쉬어갈 수 있는 벤치와 휴게 광장도 마련되어 있어 잠시 앉아 몸과 마음의 안정을 취할 수 있다.

산 아래로 펼쳐진 스키장의 풍광과 초록색 작은 숲 속 마을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리조트의 경관도 아름답게 펼쳐진다.

 

 

 

 

 

 


새소리를 들으며 다다르는 곳은 '암석원'과 가을철의 백미인 '단풍나무원'이다.

암석원은 오랜 세월을 거쳐 형성된 바위 위에서 자라는 고산식물을 관찰할 수 있고

 뒤이어 단풍나무원에서는 가을의 형형색색 낙엽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다.

곤지암 화담숲의 단풍나무원은 10월 중순부터 11월 중순까지가 절정이다.

특히 국내 최다 440여종의 단풍나무 품종을 보유하고 있어 가을철 우리나라 숲에서 볼 수 있는 모든 단풍나무를 만나볼 수 있을 만큼 풍성하다.

단풍나무원에는 빛깔 곱기로 유명한 내장단풍을 비롯해 당단풍, 신나무, 고로쇠, 복자기나무, 부게꽃나무, 청시닥나무 등

440여종의 단풍들이 옹기종기 군락을 이루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고유 식물로 내장산에만 자생하며 잎이 작고 얇아 특유의 고운 단풍 자태를 드러내는 내장단풍은 단풍나무원의 백미이다.

그윽한 가을 국화 향기가 물씬 풍기는 자수화단과 연못 위에 잎을 띄운 채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화려한 수련원은 마치 가을의 단상을 보여주는 한국 전통 정원의 아름다움을 연상케 한다.

시원한 폭포와 멋진 소나무 분재가 어울려 동양화를 보는 듯한 '분재원'도 눈에 담아간다.

또 봉선화, 감나무, 과꽃 등 추억 어린 나무들과 돌담, 싸리문, 장터 등 옛 추억이 어린 한국 전통의 정원을 구현한 '추억의 정원'도 볼거리다.

자가용 (서울 출발·중부고속도로 이용) 곤지암IC→3번국도 이천방향→곤지암교사거리→곤지암리조트→곤지암화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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