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omestic travel/경기내륙

1-3 키작은 해바라기를 바라보며 목화 따던 시절

봉들레르 2014. 10. 9. 01:17

 

목화꽃

막 피어난 목화꽃을 손으로 만지며 그 보드라운 감촉을 즐기거나

아직 솜이 피지 못하고 봉지만 달린 목화를 따서 그 단물을발아먹기도 했다

겨울밤에는 쇄를 돌려 목화씨를 빼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키작은 해바라기

 

 

초등학생때 화분에서 꿀 빨아먹던 빨간 꽃 사루비아

숲  

                                                                         김 시 림

잠자리 날개 무늬로 영글어 가는 숲에서
나는 그 중 나무의 가지가 된다

미풍은 사루비아의 붉은 입술을 열고
단풍나무 아래 다소곳이 고개를 떨군
제비꽃 씨방을 들여보다가 누군가의 깊은
눈동자가 깃들었던, 어딘가에 아직 과즙이
묻어 있을지도 모를 내 몸내음을 맡는다

한 때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리던 태양,
멈출 길 없는 뜨거운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영화롭게 빛나던 아파리와 열매들 이제는
밑동으로 돌아가 부스러기가 될 채비를 한다

헤어진다는 것은 언제나 목마름을 동반하는 것
손잡았던 세포와 세포들이 서로를 바라보며
망부석이 되어 간다.

 

키작은 코스모스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