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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바 만(Aqaba 灣)

봉들레르 2016. 4. 10. 23:42

 

 

 

 

 

 

이집트가 홍해 상 요충지에 있는 섬 2곳을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제 지원의 반대급부로 사실상 '상납'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논란은 양국이 홍해를 가로지르는 이른바 '홍해대교'를 건설하는 데 합의했다고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살만 사우디 국왕이 8일(현지시간) 공동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이집트의 영토로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티란 섬과 사나피르 섬의 관할 권한을 사우디로 이양한다는 내용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사우디는 이 섬을 거쳐 사우디와 이집트를 잇는 초대형 다리를 지을 계획이다.

이들 섬의 위치는 홍해의 끝부분의 폭 30㎞ 정도인 아카바 만(灣) 입구다.

무인도이긴 하지만 위치가 절묘해 이집트, 사우디, 이스라엘, 요르단이 모두 신경을 곤두세우는 곳이다.

사우디와 이집트 국경의 중간에 있을 뿐 아니라

이스라엘의 에일라트 항구, 요르단의 아카바 항구에서 홍해로 나오려면 이 섬이 있는 해협을 지나야 한다.

이런 지리적 위치 탓에 이 섬은 영토 분쟁의 '화약고'였다.

20세기 초 아라비아 반도를 점유한 오스만 튀르크 제국과 이집트를 보호령으로 뒀던 영국이 이들 섬을 놓고 분쟁을 벌였다.

이후 사우디는 이제 막 건국된 이스라엘을 견제하기 위해

1949년 공식적으로 이들 섬을 이집트 영토로 인정하긴 했으나 항상 눈독을 들여왔다.

가말 압델 나세르 전 이집트 대통령은 1967년 아랍 연맹과 이스라엘 사이에 제3차 중동전쟁(6일 전쟁)이 발발하자

이 섬에 군대를 보내 아카바 만을 봉쇄했다.

이에 이스라엘군은 해로를 뚫기 위해 화력을 집중,

이 섬을 빼앗았고 캠프 데이비드 평화협정이 체결된 1982년까지 점유하다 이집트에 반환했다.

이런 지정학적 의미가 있는 중요한 섬이 사실상 사우디의 통제를 받게 되자

이집트의 반정부 진영에선 당장 비판이 제기됐다.

무슬림형제단은 9일 낸 성명에서 "한 줌의 돈 때문에 이집트 국민의 자산을 포기할 권리를 누가 정부에게 줬는가"라며

이는 주권을 포기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집트 독립매체 이집션스트리트도 "이집트가 티란 섬과 사나피르 섬을 사우디 영토로 선포했다"고 비난했다.

살만 국왕은 7일 이집트를 정상방문해 160억 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해 당사국인 이스라엘도 예민하게 반응했다.

아랍권 국가 중 관계가 그나마 원만한 이집트가 아닌 사우디가 전략적 요충지를 관할하게 됐기 때문이다.

2005년에도 사우디와 이집트는 티란 섬을 거치는 다리 건설을 추진했으나 이스라엘의 강력한 반대로 무산됐었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10일 "경제가 실패한 이집트는 사우디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처지이지만

이런 사우디의 도움엔 대가가 따른다"고 우려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