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travel abroad./Uzbekistan(2014 Aug)

우즈벡 목화 방학(cotton vacation)

봉들레르 2014. 9. 5. 07:58

 

 

 

 

 

 

 

우즈벡의 대학은 9월에 학기가 시작되어 6월에 마무리 된다.

겨울방학은 학교마다 다르지만 1-2월로 1학기가 끝난 후 2주 정도이고,

여름방학은 두학기가 끝난 6월말부터 개강하기 전인 8월까지이다.

그러나, 내겐 방학이 한번 더 있다. 바로 가을방학인 목화방학~

우즈벡 학생들이 이 표현을 듣는다면 아마 까무러칠 이기적인 말이겠지만, 

목화재배로 인해 생기는 방학이기 때문에 달리 표현할 말이 없어 이렇게 부르곤 했다.

 

타쉬켄트를 제외한 지방의 대학과 컬리지(고등학교와 대학사이의 과정) 학생들은 해마다 목화를 따러 떠난다.

외국인인 우리는 잘 이해할 수 없지만, 목화수확은 대학생의 의무다.

간혹 건강이 좋지 않는 등의 불가피한 이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곤, 모든 학생들이 가야만 한다.

(그래서 가끔 부유한 학생들은 거짓 건강진단서를 제출하여 면제를 받기도 한다. )

 

목화방학은 그 해 날씨에 따라 좀 다르지만 목화가 활짝 피는 가을. 주로 9월 중, 하순에 시작되어

배정된 지역(학교마다 배정된 지역이 있고 또 그 안에서 학과별로 지역을 나눈다)의 목화를

다 추수하면(보통 10월말에서 11월초) 끝이 난다.

 

대부분의 목화밭은 시골에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목화를 따며 지내는 숙소 및 시설들은 매우 열악하다.

학생들은 비어있는 학교 교실에 간이침대를 놓고 지내고  전기와 물이 매주 자주 끊긴다. 

그 침대도 학생들이 직접 가져간다.  

목화기간 중 학생들이 제일 좋아하는 날은 비오는 날이다.

매일매일 학생들이 따야만 하는 목화량이 있는데, 남학생은 80Kg, 여학생은 50Kg 이라고 한다.

그런데 비가 오면 목화솜이 물을 먹어서 그 무게를 쉽게 채울 수 있다

 그리고 싫어하는 날은 햇볕이 따가운 날. 목화따기에도 덥고, 햇빛을 받으면 목화가 더 피어난다.

 

그렇다고 이 목화기간이 무조건 나쁜것만은 아닌 것 같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목화 따러 가기를 싫어하지만, 막상 가면 그 기간을 즐겁고 유익하게 보낸다.

저녁식사 후, 남는 시간에는 선배들이 후배들의 공부를 봐주기 위해 작은 수업도 열고 

또 밤에는 디스코제까(디스코파티)도 열어 함께 춤을 추며 그간 받은 스트레스도 날려버린다

목화를 따면서 친구들끼리 서로 더 가까워지고 남학생들이 여학생들을 도와주면서 캠퍼스 커플도 생기게 된다.

물론 고백 후 받은 상처를 짊어지고 오는 학생들도 있다.

 

MT나 졸업여행이 없는 우즈벡의 대학생활에서 목화기간이 그 역할을 대신하는 것 같다.

수많은 웃지못할 일들과 그 추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나라 남자들도 쉴새없이 군대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