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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은 원시자연 대암산

봉들레르 2014. 7. 20. 21:47

 

 한반도 한가운데에 자리한 강원도 양구군은 `한반도의 배꼽`으로 불린다.

지도상으로는 그리 먼 거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과거에는 `심리적으로 먼 곳`이었다.

서울에서 양구군을 가려면 소양호 북단 호안선을 따르는 긴 굽잇길을 거쳐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에는 직선 터널길이 개통되면서 자동차로 2시간30분이면 닿을 수 있는 가까운 곳이 되었다.

한반도의 배꼽인 양구군에는 원시자연을 그대로 간직한 대암산이 자리하고 있다.

대암산은 태백산맥 준령으로, 높이가 1310m에 이른다.

우리나라에서 꽤 높은 산으로 꼽히지만 인근 다른 산들에 비해 널리 알려진 편은 아니었다.

산세가 빼어나지 못하거나 볼거리가 없어서가 아니다.

그동안 산 대부분이 일반인 출입금지 지역이었기 때문이다. 밟아보고 싶어도 허락되지 않는 곳이었다.

이런 이유로 대암산은 오랫동안 등산객들에게 외면을 받았다.

하지만 반대로 학술적인 가치는 높아졌다.

 일반인 출입이 통제되어 수천 년이라는 오랜 세월 동안 이어진 생태계가 고스란히 보존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암산은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고층습원 지대를 이루고 있다.

1280m에 자리한 고층습원은 남쪽 큰 용늪, 북쪽 작은 용늪으로 구분된다.

4500여 년간 꾸준히 퇴적된 이탄층과 기생꽃 끈끈이주걱 비로용담 등 190종에 이르는 희귀식물을 간직하고 있다.

때 묻지 않은 순수자연을 그대로 간직한 대암산 일부 구간을 이제는 일반인들도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최근 양구 제일 계곡으로 꼽히는 광치계곡과 대암산 솔봉을 잇는 생태탐방로를 조성해 공개했기 때문이다.

◆광치계곡부터 솔봉까지

대암산 등반은 광치계곡에서 시작된다.

대암산으로 이어지는 광치계곡은 수량이 풍부하고 주변 경관이 수려하기로 이름난 곳이다.

계곡 인근에는 숙박시설과 식당 등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어 여름에는 더위를 피해 온 피서객들로 시끌벅적하다.

광치계곡 입구에는 야영장 등을 갖춘 광치자연휴양림이 조성되어 있어 캠핑객들도 많이 찾는다.

대암산 생태탐방로는 크게 4개 코스로 나뉜다.

탐방로 곳곳에는 방문객들을 위한 다양한 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산양 여우 등 동식물 13종 조형물을 설치하고 야생화단지를 조성해 학습 효과를 높이고 볼거리를 더했다.

솔봉 정상에는 전망대를 만들어 대암산 전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생태탐방로 제1코스는 광치자연휴양림~옹녀폭포~광치자연휴양림 순환코스로 6.2㎞에 달한다.

소요시간은 2시간30분이다.

 

제2코스는 광치자연휴양림~옹녀폭포~옹폭삼거리~후곡약수로 이어진다.

           길이 6.7㎞에 이동 시간은 3시간30분이다.

제3코스는 광치자연휴양림~옹녀폭포~솔봉~소나무원시림~생태식물원 구간이다.

          이동거리 7.8㎞에 4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제4코스는 광치자연휴양림~옹녀폭포~용늪~도솔산~도솔산전투위령비로 연결된다.

         16.7㎞ 구간으로 8시간 정도 소요된다.

제1코스는 탐방로 중 가장 짧고 부담 없는 길로 가족 여행객들이 이용하기에 좋다.

여유로운 마음으로 대암산 자연을 감상하고 싶다면 제2ㆍ3코스, 대암산을 보다

구석구석 살펴보고 싶다면 제4코스가 적당하다.

운이 좋으면 산을 오르는 중 야생동물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등산 시작점인 광치계곡 주변으로 거대한 바위와 암반이 펼쳐져 산의 웅장함을 만끽할 수 있고,

곳곳에 맑은 소와 담이 자리하고 있어 청량감을 느낄 수 있다.

활엽수와 소나무 거목 등이 만들어 내는 녹음은 마음까지 상쾌하게 한다.

정상에 오르면 대암산을 중심으로 펼쳐진 그림 같은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