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travel abroad./Italy(2014.Feb)

12-6 유리처럼 빛나는 무라노(Murano)섬

봉들레르 2014. 4. 30. 21:33

 

산호로 된 섬으로 중심 운하를 따라 르네상스 건물이 즐비한 아름다운 섬이다.

1292년 이래 유리 세공업의 중심지로 유명하다.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정교한 유리 세공품을 감상할 수 있는 유리박물관이 있으며

12세기 초 베네치아 비잔틴 양식으로 건축된 아름다운 성 마리아와 도나토 교회가 있다.

아무리 보아도 탑이 기울었다.

 

 

 

 

유리공예품들

 

스카프까지도 유리로 만들었다. 

 

 

 

 

 

 

 

 

 

 

 

 

 

 

 

 

 

 

 

 

 

 

 

 

 

 

 

 

 

 

 

생맥주의 거품도 표현을 했다.

수도꼭지에서 떨어지는 물방울까지도 유리공예품이다.

 

 

 


 

무라노 섬은 딱히 관광명소가 있는 곳은 아니었다. 조금 덜 화려한, 베네치아의 축소판이랄까. 거리는 한산했다.

유리 공예품으로 유명한 섬답게 중간 중간 공방과 기념품 가게가 있었지만

손님은 없고 라디오 소리만 빈자리를 메우는 곳이 태반이었다.

그래도 쓸쓸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오히려 한가하다고 해야 좋을 풍경이었다.

낡은 문들은 겨울 햇살에 몸을 덥히느라 정신이 팔려 있었고,

 세월에 낡고 단단해진 돌담은 어릴 때 지나쳤던 그곳인 마냥 향수를 불러 일으켰다.

아무 걱정 없이, 반짝반짝 빛나는 것을 만드는 일로 시간을 보내며,

그러다가 때때로 우리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를 체감하기 위해 몇 미터의 순롓길을 걸어 광활한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가능성.

누구나 그런 낭만 하나 쯤은 간직하고 있는지 우리도 금세 이곳이 마음에 들었다.

산책을 하며 정오를 넘기자 밝고 부드러운 햇살이 섬을 적셨다.

땅은 온기를 품었고, 수로는 거울처럼 빛났다. 

옷가지를 파는 간이 시장, 병아리를 연상케 하는 노란 초등학교도 보이고 섬의 끝에서 바다와 만난다.

쿠키향 가득한 베이커리에서 목을 축일 물 한 병을 살 수도 있다.
잠시 여기서 나고 자란 사람처럼 되는 것. 낯선 곳에서 낯익은 사람처럼 보이는 것.

기꺼이 시간을 낭비하고 그것을 지금 할 수 있는 최고의 선택으로 받아들이는 것. 무라노 섬은 그런 것들을 가능하게 해주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