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여행 작가 변종모

◆초록빛 다랭이논과 쪽빛 바다의 하모니, 경남 남해 바래길

생명의 기운을 한껏 내려 받은 듯 유난히 싱그러운 초록을 머금었다.

바래길은 먹을거리를 얻기 위해 갯벌이나 갯바위로 바래하러 다녔던 길이라 해서 이름 붙은 곳으로,

'바래'는 물때에 맞춰 해조류와 해산물을 캐는 행위를 이르는 남해의 토속말이다.

흐트러진 길들을 다듬기는 했지만 오랜 시간 남해 사람들의 발걸음으로 만들어져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가졌다.

120㎞에 이르는 8개 코스로 되어 있으나 모두 해안을 따라 이어져 큰 차이는 없다.

 하지만 제1코스인 다랭이 지겟길(16㎞, 5시간 소요)은 푸른 바다와 새순을 틔운 마늘밭,

벽화를 수놓은 마을 지붕이 어우러져 특히 아름답다.

16㎞의 코스가 부담스럽다면 평산항부터 사촌해수욕장까지 7㎞ 코스로 걷는 것도 좋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고,

지역 주민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자유롭게 걷는 것을 추천한다.

내 마음에 쏙 드는 봄 풍경 앞에서는 한참을 머물며 온전한 나만의 시간을 가져보자.

View Point : 다랭이 지겟길(평산항~유구진달래군락지~사촌해수욕장~선구 몽돌해변

                ~항촌 몽돌해변~가천 다랭이마을~구 가천초교)~설흘산

Tip : 바래길에서는 자꾸 뒤를 돌아보자. 무심코 돌아본 곳에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첫째 날 무리하지 않았다면 이튿날은 가까운 설흘산을 찾는 것도 좋다.

일제강점기 때부터 있었다는 금산산장에 들러 도토리묵과 부침개를 맛보자.

발아래 펼쳐진 바다를 보며 먹는 맛이 예술이다.

위치: 경상남도 남해군 남해읍 심천리
찾아가는 길: 경부고속도로→대전·통영고속도로 →남해고속도로→남해대교 →상주해수욕장 방면→남해 바래길
문의: 바래길 055-863-8778
맛집: 복례횟집(멸치정식, 055-863-5939), 바래길식당(멸치쌈밥, 055-867-9800)

빠르게 지나가는 기차와 매화 그리고 낙동강을 동시에 담아낼 수 있어요.

by 전 한국관광공사 사보 < 청사초롱 > 박지영 기자

◆달리는 기차가 매화 향기를 실어가는 곳, 경북 양산 원동 매화마을

매화 하면 광양이나 하동의 섬진강을 떠올리겠지만 낙동강 매화도 그에 못지않게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한다.

올봄에는 청초한 매화가 기다리는 원동 매화마을로 방향을 잡자.

원동역은 하루 10회 정도의 기차가 잠시 쉬었다 가는 작은 역사다.

그 뒤쪽으로 조금만 걸으면 굽이치는 낙동강과 지천으로 피어난 매화, 이따금 지나가는 열차까지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배내골 방향에 있는 영포마을 역시 매화꽃으로 가득하다.

특히 하얀 매화들 속에 숨어 있는 홍매화 나무를 찾아보는 것도 특별한 재미다.

광양이나 하동처럼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그만큼 더 여유롭게 매화가 그린 진경산수화를 감상할 수 있다.

 이른 봄에 피는 매화는 해마다 개화 시기가 조금씩 다르니 출발 전 미리 확인하자.

View Point: 원동역~순매원~배내골~영포마을~장선리 팜스테이 마을

Tip: 첫째 날은 매화꽃에 흠뻑 취하고 숙박은 장선리 팜스테이 마을(www.baenaegol.com)의 민박집을 추천한다.

원동역에서 한 번에 갈 수 있는 마을버스(055-382-5459)가 있으니 참고할 것.

장선리 팜스테이 마을에서는 쑥 캐기, 꽃잎 손수건·손두부·인절미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위치: 경남 양산시 원동면 원리
찾아가는 길: 경부고속도로→양산 IC→1022번 지방도로→ 원동역→원동매화마을
문의: 원동역 1544-7788 ,배내골 팜스테이 마을 055-363-9549
맛집: 경기식당 (산채비빔밥, 055-382-7772), 왕개미집(메기매운탕, 055-384-2120) 

화려한 봄꽃들과 차분한 산사가 묘한 대비를 이루는 곳.

◆봄꽃에 파묻힌 고즈넉한 산사, 전남 순천 선암사

선암사는 사계절 내내 꽃을 피워내 '꽃절'이라 불릴 정도다.

특히 동백, 매화, 왕벚꽃, 영산홍, 자산홍 등 수많은 봄꽃을 볼 수 있으니 호젓한 산사의 길을 걷다 보면 저절로 콧노래가 나온다.

이맘때면 어디든 봄꽃이 만발하겠지만 선암사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하이라이트는 6백 년이 넘은 선암매.

그 오랜 세월만큼이나 고고한 자태를 뽐내고 있으니 기념사진은 필수다.

그 옆으로는 각양각색의 홍매와 백매 30여 그루가 꽃향기를 뿜어내고 있어 정신이 아득할 정도로 향기롭다.

덧칠하지 않고 그대로 두어 색이 바랜 단청들도 은은한 매력이 풍긴다.

걷다가 지치면 느릿느릿한 음악이 흐르는 찻집 선각당에서 쉬어가는 것도 좋다.

4월 6일과 7일 이틀 동안 선암사 경내에서 매화축제도 열리니 참고하자.

입장료는 성인 2천원, 군인·학생 1천5백원, 어린이 1천원.

View Point: 순천전통야생체험관~승선교~ 강선루~삼인당~일주문~대웅전

Tip: 선암사에는 봄꽃만큼이나 유명한 것이 있으니 다름 아닌 해우소.

선암사의 해우소는 문화재로 지정됐을 만큼 우리나라에서 가장 근사한 화장실이다.

2층 누각의 화장실은 나무로 지어 그 틈새로 바람과 햇볕이 수시로 드나드는 것이 특징.

칸막이가 낮아 옆 칸 사람의 얼굴이 보일 듯 말 듯해 웃음을 자아낸다.

위치: 전남 순천시 승주읍 죽학리
찾아가는 길: 경부고속도로→천안·논산고속도로→ 호남고속도로→승주 IC→857번 지방도→선암사
문의: 선암사 061-754-5247~5953
맛집: 조계산보리밥집(보리밥, 061-754-3756)

탁 트인 바다 앞에 펼쳐진 샛노란 수선화 밭을 생각하니 또 한 번 그곳이 간절해져요.

◆노란 수선화 물결이 넘실대는 비밀 화원, 경남 거제 공곶이

봄볕에 꽃망울을 터뜨려 샛노란 물감을 풀어놓은 듯 수선화가 흐르는 밭이 있다.

남도에서는 종종 수선화를 만날 수 있지만 이처럼 군락을 이룬 곳은 드물다.

바다 쪽으로 엉덩이처럼 튀어나와 있다 하여 공곶이라 불리는 이곳은 어느 노부부가 평생을 일군 아름다운 바닷가 농원.

중장비도 들일 수 없을 정도로 좁고 경사진 산비탈을 40여 년 동안 호미와 곡괭이로 천천히 깎아가며 수선화를 심었다.

관광지가 아닌 사유지이기 때문에 입장료도 없고 변변찮은 매점도 없으니 간단히 마실 것은 챙겨가는 것이 좋다.

단, 외지인들을 따뜻하게 맞아주는 노부부를 위해 쓰레기는 반드시 챙겨오는 도덕성도 필요하다.

 따스한 봄 햇살이 수선화 밭을 가득 채울 때면 이곳에서 아무 생각이나 걱정 없이 즐겼던 짧은 봄날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

View Point: 예구마을~동백꽃 터널~수선화 밭~종려나무 군락지~몽돌해변

Tip: 예구마을에서 표지판을 따라 20여 분 길을 오르면 폭 1m의 작은 동백꽃 터널이 나온다.

동백꽃은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피고 지기를 반복하니 운이 좋으면 꽃잎이 비단처럼 깔린 돌계단을 걸을 수도 있겠다.

터널을 빠져나와 소담한 돌담의 흙길과 이국적인 풍경의 종려나무 숲에 머물며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다.

위치: 경남 거제시 일운면 와현리
찾아가는 길: 경부고속도로→비룡분기점→대전·통영고속도로→통영 나들목→14번 국도→와현→예구마을→공곶이
문의: 거제시청 관광과 055-639-3198, 공곶이 055-681-1520
맛집: 옥포정회식당(멍게비빔밥, 055-681-4555), 부산식당(도다리회, 055-681-1346)

안산 구석구석에 벚꽃이 흐드러지면 천상화원이 따로 없어요.

◆도시의 숨은 벚꽃 명소, 서울 서대문구 안산 벚꽃길

봄의 상징은 단연 벚꽃이다.

서울에서는 여의도 윤중로의 벚꽃이 유명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좋은 곳이 안산 벚꽃길이다.

윤중로의 벚꽃길이 잘 정돈된 느낌이라면 안산 벚꽃길은 경사진 땅을 따라 다이내믹한 느낌을 준다.

입체감이 있어 구름 속을 걷는 것 같은 황홀함도 느껴진다.

도시의 공원이라 따로 시간을 내지 않아도 되고,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더욱 좋다.

나이 지긋한 벚꽃나무가 많아 꽃잎이 풍성하고 벚꽃길 옆으로 시냇물도 졸졸 흐른다.

오르는 코스가 사방으로 있어 루트도 다양하다.

서대문구청 후문에서 바로 연결된 길을 이용해도 좋고, 홍제천부터 시작해 방향을 잡아도 된다.

어디서 시작해도 벚꽃길에 닿을 수 있으니 초행길이라도 부담이 없다.

도시에서는 보기 힘든 메타세쿼이아 나무 숲도 만날 수 있으니 잠깐 들러 청량한 공기를 한껏 들이마시자.

View Point: 연희숲속쉼터~안산자락길~봉화약수터 ~ 무악정~용천약수터

Tip: Mp3와 도시락은 꼭 챙겨가자.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오래 곱씹으며 벚꽃을 만끽하기 위해서다.

곳곳에 쉬어가기 좋은 벤치와 정자도 있고, 야외 공연장의 계단도 있으니 어디서든 낭만적으로 도시락을 즐길 수 있다.

지난 봄 수도 없이 반복했던 버스커버스커의 < 벚꽃 엔딩 > 도 여전히 좋을 것 같다.

둘이 걸어도, 아니 혼자 걸어도 음악이 있으니 더욱 멋진 봄날이다.

위치: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동
찾아가는 길: 서대문구청→왼쪽 언덕길(5~10분)→ 청소년수련관 주차장 맞은편→안산 벚꽃길
문의: 서대문구청 02-330-8384
맛집: 일화성 (오리탕, 02-333-2011), 백암왕순대 (얼큰이탕, 02-337-7894)

아이들과 함께하는 즐거운 가족 체험 여행이 될 거예요.

◆토종벌의 소중함을 배우는 생태교실, 경기 양평 꿀벌 생태체험

병풍 같은 산으로 둘러싸인 작은 마을에 털보 아저씨가 토종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곳이 있다.

4월이면 토종벌이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 시기.

양평 꿀벌 생태체험장에서는 토종벌 관련 다양한 무료 체험에 참여할 수 있다.

벌통을 직접 관찰하기도 하고 사라져가는 토종벌 이야기를 들으며 벌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는 값진 기회.

특히 직접 딴 토종꿀은 물론 모과, 유자, 대추, 생강 등으로 만든 꿀차의 달콤함,

오디청과 치즈를 섞은 잼이 환상의 조화를 이루는 떡와플을 맛볼 수 있다.

양봉 벌은 주로 아카시아나 밤꽃에서 꿀을 따는데 반해

토종벌은 으슥한 곳으로 찾아들어가 1천5백~2천 가지 꽃의 꿀을 채취한다니 그 맛의 차이가 분명히 다를 것.

밀랍을 이용해 양초, 립 밤, 핸드크림을 직접 만들 수 있어 아이들이 즐거워한다.

매달 10가족 정도의 소규모 무료체험으로 진행되니 방문 전 전화 문의는 필수.

View Point: 뗏목체험~토종꿀 맛보기~토종벌과의 만남~밀랍초 & 립 밤 & 핸드크림 만들기

Tip: 양평군 옥천면에 있는 곤충박물관도 들러볼 만하다.

3월 15일부터 6월 16일까지 '잠자리 World 기획전'이 열리니 참고하자.

우리나라와 외국의 다양한 잠자리에 대해 알아보고 잠자리 애벌레 디오라마도 만날 수 있다.

입장료는 성인 3천원, 어린이 2천원, 경기도민은 50% 할인.

위치: 경기도 양평군 단월면 산음리
찾아가는 길: 서울·춘천고속도로→ 설악 IC 교차로→신천중앙로→설밀길→ 한서로→석산로→양평 꿀벌 생태체험장
문의: 양평 꿀벌 생태체험장 031-774-5714
맛집: 회령손만두국 (만둣국, 031-795-2955), 용문산농장 쌈밥마을 (쌈밥, 031-771-8389)

그저 바라만 봐도 좋고 그 길을 걸어도 좋은 최고의 산림욕장임에 틀림없어요.

◆지친 몸과 마음을 어루만지는 치유의 숲, 강원 횡성 숲체원

초록빛 새순이 주는 숲의 기운을 받아 겨우내 쌓였던 스트레스와 고민을 떨쳐내자.

국내 유일의 숲 문화 체험 교육 전문 시설 숲체원은 습지 생태체험장에서 숲속 전망대까지

1,080m의 길에 데크 로드를 설치해 낮은 산책로를 만들었다.

그 덕에 노약자나 임산부는 물론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도 마음 편히 숲을 만끽할 수 있는 것이 장점.

봄이면 야생 철쭉꽃이 군락을 이루고 각종 희귀식물과 귀여운 다람쥐도 만날 수 있다.

숙박도 가능한데, 텔레비전이나 취사시설이 없어 불편할 것 같지만 오히려 숲에 집중할 수 있어 좋다.

숲 보호 차원에서 1일 50인 이내로 방문객을 제한하고 있으니

홈페이지(http://www.soop21.kr)에서 사전 예약은 필수.

올봄에는 치유의 숲 숲체원에서 건강한 에너지를 충전해보자.

편백, 전나무, 소나무 등 침엽수에서 나오는 테르펜 성분이 마음을 안정시키고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을 줄 것이다.

입장료는 무료.

View Point: 숲체원 데크 로드~생태교실 제1코스(야생화 언덕~약용식물원~버섯원)~숲 탐방로

Tip: 1년 후에 엽서를 배달해주는 느림보 우체통에 편지를 넣어볼 것.

지금의 내가 가지고 있는 고민과 꿈, 희망을 적어 스스로에게 편지를 보내자.

이듬해 봄에 배달된 엽서를 보며 고민은 해결되었는지, 꿈은 이루어지고 있는지 돌아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엽서는 5백원. 수익금은 전액 숲체원 나무 심기에 사용된다.

위치: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 삽교리
찾아가는 길: 영동고속도로→둔내 IC→삽교 쉼터→(구)영동고속도로 1터널 좌측→숲체원
문의: 033-340-6300
맛집: 둔내한우명가(한우 꽃등심, 033-342-7701), 안흥찐빵마을(찐빵, 033-340-2703)

◆푸른 초원이 있는 체험형 놀이 목장, 경기 안성 팜랜드 호밀밭축제

드넓은 초원에서 자유를 만끽하는 소들을 보면 꽉 막혀 있던 가슴이 탁 트인다.

어느 쪽으로 셔터를 눌러도 봄바람이 만들어 내는 초록 물결에 한 폭의 그림이 되는 아름다운 곳.

올해 2회를 맞는 국내 유일의 대규모 호밀밭축제는 4월 5일부터 6월 말까지 안성 팜랜드에서 진행된다.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니 당일 여행지로 안성맞춤이다.

호밀밭 초지에서 소, 양, 조랑말 등 다양한 동물을 만져보고 직접 여물도 줄 수 있어

아이들이 동물들과 특별한 추억을 쌓을 수 있고

승마체험, 바람개비 만들기, 가축교실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다.

특히 봄에는 담장 너머로 하얀 얼굴을 내밀고 있는 냉이꽃과 배나무꽃이 아름다우니 놓치지 말자.

오랜 야외 활동을 대비해 선크림이나 모자는 꼭 준비한다.

매주 월요일은 휴장하며, 입장료(성수기 적용가)는 어린이 8천원, 성인 1만원이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www.nhasfarmland.com)를 참조하자.

View Point: 미로로~페팅쥬~풍년마을~무무방목장~바람개비 언덕~미루힐 초원

Tip: 주변 여행지로 남사당 바우덕이 풍물단의 공연을 관람하는 것도 좋다.

풍물놀이부터 줄타기, 접시 돌리기까지 볼 수 있어 인기가 좋다.

공연은 매주 주말 안성남사당공연장에서 열리며

홈페이지(www.namsadangnori.org)를 통해 미리 예매해야 한다. 관람료는 1천원.

위치: 경기도 안성시 공도읍 신두리
찾아가는 길: 경부고속도로 안성 IC→38번 국도 안성 방면→평택·충주고속도로 고가 밑(레드페이스 건물)에서 우회전→안성 팜랜드
문의: 안성 팜랜드 031-8053-7979
맛집: 서일농원(된장찌개정식, 031-673-3171)

노랗게 핀 유채꽃 들판을 가볍게 걷다 보면 바람 소리, 풀잎 스치는 소리가 음악이에요.

by 트래블로거 빌시박지영 기자

◆느림의 미학이 있는 힐링 테라피, 전남 청산도 슬로우걷기축제

푸름을 간직한 섬 청산도. 제주도에 올레길, 지리산에 둘레길이 있다면 청산도에는 그 아름다운 풍경에 발걸음이 절로 느려진다는 슬로길이 있다. 국제슬로시티연맹이 '세계슬로길(Slow Road) 1호'로 인증했다는 청산도의 슬로길은 총 42.195㎞에 이르는 고즈넉한 황톳길이 해안을 따라 이어진다. 총 11개 코스로 초분, 범바위, 구들장논, 돌담, 유채꽃 등 코스마다 청산도를 대표하는 포인트가 있어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느림의 미학을 제대고 만끽하고 싶다면 일정은 2박 3일 이상 넉넉하게 잡는 것이 좋다. 교통과 숙박이 조금 불편하지만 옛 모습을 간직하기 위한 이유 있는 불편이니 느림의 삶을 그 자체로 이해하자. 숙박은 폐교를 개량한 느린섬 여행학교에서 하자. 톳밥, 물회, 청산도탕 등 슬로푸드를 맛볼 수 있고 다양한 체험활동에도 참여할 수 있다. 청산도 슬로우걷기축제는 4월 1일부터 4월 30일까지 한 달간 계속된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www.slowcitywando.com) 참조.

View Point: 슬로길 1코스(도청항 등대~화랑포)~슬로길 11코스(도청리 뒷등길~도청항)~느린섬 여행학교

Tip: 여유가 있다면 완보 인증서를 챙겨보자. 완보인증서는 슬로길 11코스 중 4코스 이상을 걸으면 받을 수 있다. 축제운영본부에서 리플렛을 챙겨 뒷면을 보면 도장을 찍을 수 있는 칸이 있는데 여기에 각 코스의 스탬프를 찍으면 된다. 후에 이 리플렛을 확인받고 완보인증서 및 기념품을 받아 추억을 남기자.

위치: 전라남도 완도군 청산면
찾아가는 길: 경부고속도로→천안·논산고속도로 →광주→해남·강진 방면→완도
문의: 청산도 슬로시티 061-554-6969
맛집: 느린섬 여행학교 (슬로푸드, 061-554-6969), 청해반점(백짬뽕, 061-554-6332)

원시의 풍경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비렁길에서 기분 좋은 봄 산책을 즐겨요.

◆바다 절경 위로 걷는 신선 트레킹, 전남 금오도 비렁길

여수에서의 첫날은 쏟아지는 벚꽃비를 맞으며 밤바다를 거닐고, 다음 날은 금오도로 방향을 잡자.

금오도 함구미선착장에서 시작해 섬의 남쪽 둘레를 따라 나 있는 비렁길을 걸어보면 좋겠다.

18.5㎞의 비렁길은 5개 코스로 모두 들쑥날쑥한 금오도의 해안절벽을 따라 이어져 있다.

비렁길의 '비렁'은 '절벽'을 뜻하는 사투리다.

수직 절벽 90m 위에 설치된 데크를 걷다 보면 아찔함도 잠시, 아름다운 다도해의 봄 풍경이 그마저도 잊게 만든다.

비렁길 코스의 하이라이트는 함구미에서 두포에 이르는 5.5㎞ 구간.

특히 미역널방의 깎아지른 해안절경은 금오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손꼽힌다.

이처럼 1구간(1~2코스)이 숨은 비경에 눈이 즐거워지는 곳이라면

2구간(3~5코스)은 돌밭 사이로 흐르는 파도 소리에 귀가 즐거운 곳이니 취향대로 선택해 걸어도 좋다.

비렁길은 어느 코스든 약간의 오르막길로 시작해 완만한 길과 내리막길로 이어지니 힘들지 않아 더 좋은 트레킹 코스다.

View Point: 함구미선착장~미역널방~송광사 절터~초분~신선대~두포

Tip: 여수에서 금오도로 가는 방법은 2가지다.

여수여객선터미널에서 금오도 함구미항으로 가거나 돌산 신기항에서 여천항으로 가는 방법이다.

체력이 괜찮다면 여천항으로 들어가는 길을 택하자.

비렁길의 출발지가 함구미항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여천항에서 함구미항까지 다시 이동해야 하지만

갯마을의 정겨운 풍경을 만끽할 수 있어 그마저도 좋다.

위치: 전라남도 여수시 남면
찾아가는 길: 호남고속도로→순천 나들목→17번 국도 여수 방면→여수연안여객선터미널→ 한림페리호 여객선→비렁길
문의: 비렁길 061-690-2038
맛집: 여남식당(해물정식, 061-665-9546), 상록수식당(생선회, 061-665-9506)

조도 여행을 통해 자연스럽게 섬을 짝사랑하게 됐어요.

◆아기자기한 섬들이 모인 한국의 하롱베이,전남 진도군 조도

갯마을의 담에 담쟁이넝쿨이 기어오르고 분홍빛, 보랏빛 꽃잔디와 자목련이 피어난다.

조도는 1백50여 개 섬이 새떼처럼 펼쳐져 있다 해서 이름 붙은 곳으로 쑥과 톳을 재배하는 섬마을이다.

관광객으로 붐비는 여행지를 피하고 싶다면 만남의 기쁨도 헤어짐의 아쉬움도 없는 섬, 조도로 떠나보자.

진도항(구 팽목항)에서 매일 4차례 운행되는 정기 여객선을 타고 조도로 향한다.

1백 년이 훌쩍 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하조도등대로 가는 길은 포장이 안 되어 있어 덜컹거리는 맛이 있다.

신전 한옥마을에서의 하룻밤도 좋다. 고즈넉하고 정갈한 한옥에서 맞는 밤은 옛 고향의 정취를 떠올리게 한다.

이튿날은 도리산전망대에 올라 해무 사이로 떠오르는 섬들을 맞이하자.

사방으로 보석처럼 흩뿌려진 다도해의 섬들이 아득할 정도로 아름답다.

조도의 봄은 도라지, 고사리, 취나물, 달래, 쑥 등이 산재해 있고

갓 잡아 올린 싱싱한 해산물도 즐길 수 있으니 잊지 못할 섬 여행이 될 것이다.

View Point: 하조도등대~신전한옥마을~조도대교~도리산전망대

Tip: 섬 여행은 날씨가 중요하다. 떠나기 전 일기 예보 체크는 필수.

자칫 비가 오거나 안개가 짙게 끼면 배가 뜨지 않아 1백50여 개의 다도해 섬이 만들어놓은 장관을 놓칠 수도 있다.

차를 가져갈 경우 반나절, 자전거를 이용할 경우 당일, 도보로 이용할 경우 1박 2일 코스로 가는 것이 좋으니 참고하자.

위치: 전남 진도군 조도면
찾아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목포 IC→영산호 하구둑→영암방조제→금호방조제→77번 국도→우수영→진도→진도항→조도
문의: 진도항 061-544-5353, 행복한섬마을 061-542-4600
맛집: 묵은지(생고기비빔밥, 061-543-2242), 궁전음식점(뜸북국, 061-544-1500)

풍성한 봄꽃 구경에 인삼으로 원기 충전도 할 수 있는 금산이 최고의 봄 여행지죠.

◆취향대로 골라 즐기는 봄꽃의 향연, 충북 금산 비단고을 봄꽃축제

새봄을 맞이하기에 한 가지 꽃으로는 아쉽다면 다채로운 봄꽃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충북 금산은 어떨까.

금산에서는 매년 봄 4가지 꽃 축제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어 그야말로 꽃 천국이 따로 없다.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아 그나마 여유 있는 봄꽃 여행이 될 수 있으니 더욱 좋다.

일단 4월 20일을 시작으로 보곡산꽃단지의 산벚꽃이 축제의 스타트를 끊는다.

국내 최대 산벚꽃 자생 군락지로 이웃한 군북면 보광리, 상곡리, 산안리와 더불어

 3백만 평의 넓은 산자락에 화려한 산벚꽃이 펼쳐져 있어 황홀한 풍경에 빠져들게 된다.

이어 4월 25일에는 파초리 유채꽃축제, 4월 27일에는 홍도화축제와 조팝꽃축제가 연이어 열리니

네가지 봄꽃을 하나도 빠뜨리지 말고 모두 만나보자.

각 봄꽃의 축제 장소가 멀지 않아 이동 시간도 지루하지 않다.

View Point: 금산천 산벚꽃~남일면 홍도화~제원면 조팝꽃~금성면 유채꽃~인삼약초시장

Tip: 금산까지 갔으니 꽃구경을 마치면 인삼약초시장으로 방향을 잡자.

다양한 인삼·약초 상가들이 밀집되어 있는 '인삼의 거리'는 전국 인삼 생산량의 80%가 거래되는 국내 인삼 유통의 중심지다.

이곳에서 질 좋은 인삼도 구입하고 인삼튀김에 인삼막걸리까지 맛본다면 올봄은 제대로 금산 여행을 즐긴 것이다.

위치: 산꽃나라 산꽃여행(군북면 산안리), 조팝꽃축제(제원면 신안리), 홍도화축제(남일면 신정리), 유채꽃축제(금성면 파초리)
찾아가는 길: 경부고속도로→ 비룡기점→대전·통영고속도로→추부 또는 금산 IC→ 축제 행사장
문의: 금산군청 041-750-2411
맛집: 저곡식당 (인삼어죽, 041-753-7350), 원골식당(도리뱅뱅이, 041-752-2638)

혼자 떠난 군산에서는 몸도 마음도 가벼워져요.
이성당의 단팥빵은 베어 물자마자 그 달콤함이 온몸으로 전해지죠.

◆가벼운 마음으로 걷는 도시 여행, 전북 군산 월명공원벚꽃과 이성당

여행이 꼭 거창할 필요는 없다. 무거운 배낭이나 동행자 없이 혼자서도 즐길 수 있는 봄 여행지가 있으니.

좋아하는 음악이 흘러나오는 이어폰을 꽂고 일단 군산 월명공원으로 향하자.

봄이면 벚꽃이 빚어내는 소담한 풍치가 있으니 내게 주어진 한산한 시간들을 오롯이 품어낼 수 있다.

월명공원 바로 밑에 있는 해망굴을 걷는 것도 좋다.

일제강점기의 아픈 역사를 담아 기관총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는 곳이지만

무심코 걷다 보면 아치형 출구 사이로 작은 도시의 풍경이 펼쳐진다.

군산에서 꼭 들러야 할 빵집, 이성당을 찾아 앙금이 가득 찬 단팥빵과 흰 우유의 앙상블에도 취해보자.

마지막으로 마치 일본 여행을 온 듯한 느낌을 주는 신흥동 일본식 가옥의 정원을 구경하고

'홍차와 국화'에서 하루를 정리하는 따뜻한 차 한잔으로 여행을 갈무리하자.

View Point: 월명공원~해망굴~이성당~신흥동 일본식 가옥~홍차와 국화

Tip: 바닷바람을 쐬고 싶다면 군산 옥도면 선유도의 자전거 하이킹도 좋다.

장자도, 대장도, 무녀도 등 여러 섬이 모두 다리로 연결되어 있어 자전거만으로도 구석구석을 둘러볼 수 있다.

가파른 오르막길이 없는 하이킹의 천국. 자전거는 선착장 부근 대여소 및 주변 민박집에서 이용할 수 있다.

대여료는 1시간에 3천원.

위치: 전라북도 군산시 해망동, 신흥동
찾아가는 길: 호남고속도로→전주 IC→전주·군산 간 자동차 전용도로→군산 방면
문의: 월명공원 063-450-4000, 이성당 063-445-2772
맛집: 복성루(짬뽕, 063-445-8412), 완주옥떡갈비(떡갈비, 063-445-2644)

"봄 걷기 코스로 소무의도 누리길을 추천합니다.

◆한적하고 평화로운 봄의 해변, 인천 소무의도 누리길 트레킹

서울과 가까운 곳에도 걷기 좋은 트레킹 코스가 있다. 2012년 5월에 개통한 소무의도 누리길이 그 주인공이다.

인천 잠진도선착장에서 배를 타면 10분 만에 도착하는 곳으로 2.5㎞ 구간의 무의바다 누리길, 0.75㎞의 해안 트레킹 코스,

마을길의 3가지 코스 중 선택해서 즐길 수 있다.

따분하고 지루한 빌딩 숲을 벗어나 가까운 해안 길에서 홀로 봄을 맞는 것도 좋지 않을까.

소무의도 누리길은 곳곳에 숨어 있는 누리 8경을 찾는 재미도 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

시원한 바람이 부는 유선형의 쭉 뻗은 인도교에서 여행은 시작된다.

그 길에서는 우리나라 희귀종인 백송도 만날 수 있다.

명사의 해변은 고 박정희 대통령이 생전에 지인들과 함께 휴양을 즐겼던 곳이라는데 한적한 풍경이 품은 여유감이 좋다.

무의도 주민들은 누리길을 찾은 관광객에게 무심한 편. 하지만 억지 친절도 호객 행위도 없어 오히려 풋풋한 매력이 있다.

View Point: 소무의인도교길~마주보는길~떼무리길~ 부처깨미길~ 몽여해변길~명사의해변길~해녀섬길~키작은소나무길

Tip: 잠진도선착장에서 무의도로 가는 배는 매시 15분, 45분에 출항한다.

누리길은 24시간 개방되어 있지만 인적이 드문 산과 해안으로 된 구간이 많아 해지기 전까지가 적당하다.

소무의도 내부로는 자동차를 가지고 들어갈 수 없으니 참고한다.

위치: 인천광역시 중구 무의동
찾아가는 길: 경인고속도로→북인천 IC →공항고속도로→용유, 무의 방면→잠진도선착장→무의도행 페리→무의도
문의: 무의도 해운 032-751-3354~6, 무의바다누리길 032-760-7534
맛집: 해변횟집(활어회, 032-752-7799), 해송가든(쌈밥, 032-747-00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