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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는 나의 운명’ 원광대 이희두 교수

봉들레르 2021. 10. 15. 07:34

금마면 구룡마을 입구에 들어서 있는 이희두 교수의 작업실

익산시 금마면 구룡마을 대나무숲으로 가는 길목에 빨간색 비행기 조종석 2개 사이 조그만한 건물이 있는데 이곳에서 원광대학교 사범대학 일어교육과 이희두 교수가 커피를 내리고 있었다.

본 기자는 앉아마자 대뜸 커피 사랑에 빠진 이유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이희두 교수는 “제가 원광대학교에 입학할 때 일어학과가 처음 개설됐는데 첫 입학생

그러니깐 1회로 들어갔고 원대신문사 기자로도 활동했다”면서 “군대를 다녀온 후

당시 교수님이 늘 공부해야 한다는 말에 일본에 가고 싶었으나 돈이 없어 가질 못했다”고 말한다.

“그러자 제 어머니께서 논 3마지기를 주면서 마음대로 하라고 해 이 땅을 팔아 1981년도에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는데 2~3달 지내다보니 돈이 다 떨어져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그곳이 커피숍이었고

커피와의 인연은 그곳에서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커피는 제가 대학교 다닐 때 논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즐겨 마신 일명 미제커피 찌꺼기를 가져와

사카린을 넣어 먹었던 그 커피가 처음이었다“면서 ”그걸 마시고 한참 동안 잠을 못 잤는데

설탕이 들어가니까 달달하고 향도 났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 때 당시 커피가 사람들이 맛있다고 하면서 스모키한 맛도 나고 설탕을 넣으니 뭐가 뭔지 모르지만

호텔을 가야하고 마실 수 있을 정도로 고급(?) 음료였지만 우리 같은 경우에는 돈이 없어

뮤직 박스 디제이들이 있는 다방에서 달달하게 마시는 커피였다”고 한다.

이희두 교수는 “일본에 가서 커피를 하고 싶어서 한 게 아니었기에 지금처럼 관심은 없었다.

그냥 접시만 닦고 일본어가 서툴기에 말도 안하고 서빙만 했는데

당시 한국 사람들을 개나 짐승 같은 무시하던 시절이였다”고 말한다.

“아르바이트 하던 그곳 앞에는 커피숍이고 뒤에는 공장이 있었는데 공장은 제한구역이었다”면서

“하루는 사장이 불러서 갔더니 절 1년 이상 지켜봤다면서 외국인이자 한국인 최초로 제자로 삼고 싶다고 할 생각 있냐고 말했다“고 한다.

이 교수는 “그 때 깜짝 놀랐고 이후 커피를 배우게 됐다.

하지만 기계가 엄청 커 커피를 하루에 몇 톤씩 볶으라고 사장이 하라는 대로만 했다.

말 그대로 영혼이 없는 커피... 그러다가 그런 기술적인 면을 배워 인문학이라던가 철학이라던가

나만의 스타일로 만든 것은 이곳 한국에 와서 공부하고 연구해서 커피의 참 맛을 알게 됐다”고 한다.

이희두 교수는 “보통 커피를 내리는 것을 핸드드립이라고 하는데 이게 잘못된 표현인데

원래는 ‘푸어오버’라고 한다. 핸드드립이라는 말은 일본에서 만들어 낸 것이다”고 지적했다.

본격적으로 커피 이야기가 시작되자 이희두 교수는 막힘없이 술술 풀어내고 있었고,

이에 본 기자는 “커피도 커피지만 물도 중요한 것 같다”고 질문을 던져봤다.

이희두 교수는 “좋은 지적이다. 같은 커피라도 물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면서

“특히 익산의 미륵산 근처가 물이 참 좋아 커피 맛이 좋다”고 강조했다.

또한 “물도 중요하고 또한 물을 붓는 온도 그리고 내리는 속도 즉 로스팅하는 방법에 따라

커피 맛이 확연하게 달라진다”고 한다. 또한 “제가 가지고 있는 커피 종류만 해도 30~40가지인데

단 한 종류의 커피가지고도 몇 가지의 맛을 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고 말한다.

이희두 교수는 “커피 한 잔에 여러 가지 함유된 영양이라던가 화학적인 것을 알아야 하는데

커피를 알면 알수록 어려운 것 같다”면서 웃어 보인다.

본 기자는 동냥귀로 들은 이야기를 해 봤다. “케냐가 주로 커피산지이고,

나이지리아 같은 곳도 많이 나오는 곳이 아닌지...”

이희두 교수는 “커피AA가 나는 커피산지가 있는데 킬리만자로 옆 바로 탄자니아 또한 케냐도 많이 알려져 있는데

좋은 커피 중에 하나다. 이것보다 더 좋은 것은 마사이족만 들어갈 수 있는 제한구역이 있는데

고도 2000m가 넘는다”면서 “그게 제일 특급인데 높은 고도로 인해 낮과 밤 기온차가 크고

강수량, 토양, 기후, 물, 공기가 너무 좋기 때문에 케냐는 좋은 커피가 나올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이 교수는 “커피 여행을 많이 다녔고, 특히 국내에서 커피 잘하는 곳은 다 가봤다”면서

“이와 여행 이야기가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고흥에 가면 커피를 재배하고 익산사람이 히트를 쳤다”면서

“사실 그 사람이 익산에서 여러 식물을 심어보고 커피도 해봤는데 실패하고 고흥으로 가

거기서 대박을 치게 된 것이다”고 말했다.

“고흥에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가면 커피 아카데미라고 있다.

관광버스로 커피 구경하러 가지만 사실상 커피의 양은 한정돼 있다”면서

“저는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거기서 커피를 사가는데 어떤 건 생두 즉 로스팅 안된 거, 로스팅 된 거,

그리고 하우스 안에서 커피가 어떻게 탄생 되는가 역사를 얘기를 해주고,

어린아이부터 커피전문가들이 와 구경하고 커피 한 잔씩 마시고 그러다보니 지역경제가 살아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강릉에 가면 안목항이 있는데 그 주변 전부가 커피숍인데 항구도시 중심으로 커피 도시로 만드는 거다”면서

“옛날에는 안목항 하면 고기 잡는 곳이라 했는데 지금은 안목거리하면 커피, 많은 사람들이 커피 마시러 갈 정도인데

이는 커피의 맛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부러워했다.

우리나라 80년대부터 일명 다방커피라고 하는 커피, 설탕, 프림을 섞어 마시는 형태에서

90년대 후반 정도부터 아메리카노라는 커피를 접하게 됐다“면서

“그 당시에 핸드드립 하는 사람은 없었는데 우리나라 최초로 정드립이라는 드립방식을 제가 일본 것을 도입했다”고

한다.

“우리가 예로 우리가 ‘쓰다’라는 말은 영어로 ‘비터’라고 하는데 영어를 잘 하지는 못하지만

커피 때문에 영어책을 보고 공부했는데 그 사람들은 쓴맛을 오히려 ‘스위트’ 즉 달콤한 맛이라고 하는데

우리랑 정반대로 표현한다”고 했다.

이희두 교수는 “우리가 예를 들어 김치를 먹더라도 신 김치가 있고 묵은 김치가 있고 겉절이가 있고,

김치지만 표현자체가 다르듯 원래 커피에는 향과 맛이 있는데 그게 한 900가지”라고 말한다.

자신이 직접 제작했다는 미니 로스터.

이희두 교수는 커피의 맛은 커피도 중요하지만 어떤 컵을 사용하느냐에 따라서도 달라진다고 한다.

또한 보통 커피숍에서 주는 커피가 날씨, 시간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똑같은 컵에 똑같은 방식으로 내려 마시기 때문에 커피의 진정한 맛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 교수는 “제가 오 기자에게 커피를 주면서 주둥이가 넓고 직각으로 돼 있는 컵에 커피를 담아 줬는데

오늘같이 화창한 날씨에 안성맞춤”이라면서 “우중충하고 추울 때는

그 반대로 주둥이 좁고 직각이 아닌 컵이 좋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컵의 주둥이 넓이에 따라 식는 속도가 달라지고 향도 퍼져나가는 속도가 달라진다“고 한다.

또한 ”커피들이 입자를 고르게 하는 거 크게 하는 거에 따라 맛이 또 틀리고 물의 온도도 다르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희두 교수는 “아침은 잠을 깨기 위해, 점심은 졸리지 않게 하는 등의 이유로 커피를 마시기도 하는데

내리는 방식이 아침이나 점심이나 또는 저녁이나 거의 똑같다”고 지적한다.

“가령 저녁에는 잠을 편하게 자기 위한 방법으로 커피의 입자를 크게 하고 빨리 내리면

카페인이 다 빠지기 전에 좋은 성분만 남는데 카페인이 나쁜 성분만 있는 것이 아니기에

저녁에는 잠을 잘 자기 위한 커피로 내리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본 기자는 “보통 커피를 마시면 잠이 안온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말하자,

이 교수는 “그것은 일반적인 이야기지만 커피숍에 제가 가나 다른 사람이 가나 똑같다”며

“저녁에는 잠을 잘 자기 위한 커피를 내리기 위해서는 결국 좋은 카페인이 적게 빠지게 해야 하는데

물 온도를 낮추고 물을 따르는 속도를 빨리해 커피의 입자를 굵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본 기자는 “그러니깐 굵게 해서 커피 입자가 되도록 들어오지 않게 해야 한다.

그렇게 빨리 내리면 커피 입자는 안 들어오면서

물만 쑥 내려와 좋은 카페인과 함께 만들어진 커피가 만들어 진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이 교수는 “이해를 잘 한다”면서 “과학적인 방법, 그런 커피를 해야 하는데

대부분 돈벌이 수단으로 생계형이다보니 어쩔 수 없음을 인정하지만

커피의 다양한 맛을 낼 수 있는 커피숍이 별로 없다는 게 아쉽다”고 말한다.

이 교수는 “보통의 커피숍은 정수기 물을 받아 하는데 사실 연수기 물이 더 좋고,

이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생두, 생두가 얼마나 좋은가”라면서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생두는 돈의 원리에 따라 조금 더 싼 것을 가져오려고 하기 때문에

배를 통해 오는 생두의 신선도가 많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이 교수는 “미국, 유럽, 일본에서는 좋은 것은 다 가져가고, 6~7등급만 해도 좋은 것이다”면서

“사실 1~3등급은 찾기가 어렵다”고 한다.

이희두 교수는 작년에 커피투어 할 때 이곳 금마에서 로스팅 해주고 마시도록 한 적이 있다“면서

”사실 이곳이 너무 좁기도 하고 아쉬운 점이 많아

익산에서도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곳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다.

본 기자는 “커피를 내리는 물의 중요성도 있기에 익산 미륵산 물의 장점도 알릴 수 있는 좋은 곳...”

그러자 이 교수는 “커피 박물관 형식으로 미륵산 주변이든 금마 구룡마을 대나무 숲 등

이곳에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분위기를 괜찮지 않을까.

그 안에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장소든지 그렇게 해놓고 물이 좋다는 미륵산 물을 가지고 커피를 내린다는 것,

좋은 생각인 것 같다”고 말한다.

이희두 교수는 예전에 오 기자가 폐석산 관련해 쓴 기사를 본 뒤,

“폐석산 밑에 물이 굉장히 깊게 나오는데 이곳에 커피를 재배할 수 있는 하우스와 함께 호수처럼 느끼도록 해

그 위에서 커피도 마실 수 있는 데크와 폐석산 그 자체 병풍 형식으로 해놓으면

진짜 분위기는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해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많은 폐석산을 활용을 못하고 있다.

사람들을 끌어 분명 끌어 올 수 있는 것에도 불구하고 못하고 있는 게 너무 답답하고,

참 별것도 아닌 거 단순함이 그걸로 관광을 많이 오게 만드는 것인데 거창하게 할 필요도 없고

아까 말한 대로 커피 고흥도 있고 하니까 익산의 매력은 물과 이것을 더 부각시켜 가자는 것이다“고 열변을 토해냈다.

이희두 교수는 “제가 유럽 등을 돌아보며 느낀 건 계몽, 문인들 창작하는 사람들이 커피숍에 모여 서로 의견도 나누고

그림을 평론도 하는 등 데이트하는 공간이 아니고 철학도 나누고

예술하는 사람 음악 미술 문학하는 사람들의 소통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니깐 “익산에도 서양화, 동양화, 공예, 도자기 등 예술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은데

이들에게 커피마시며 예술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공간으로,

그리고 전시회장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곳을 만들어 주자”고 제안했다.

이희두 교수는 “지금까지 (대학교수로) 월급쟁이의 인생을 살았지만 앞으로는 내가 할 수 있는 커피를 통해

사랑을 전하고자 서스팬드 클라우드 펀딩을 하고 있다”면서 “제가 커피를 로스팅해서 보내주면

이들이 25%를 클라우드 펀딩을 통해 불우이웃돕기 기부를 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제가 이익을 얻는 게 아니고 그 사람들이 기부 자금으로 사용하는 것 같은데 아프리카,

어려운 사람들, 우리나라도 있다“면서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하면 제 이름이 떠

간혹 서울 등지에서 연락이 와 제가 커피를 볶아주면 그 사람들이 알아서 판매하고

그 수익금의 25%를 기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본 기자는 “교수님께서는 대학교에서 일어를 가르치며 취미생활로 커피를 연구 하시다가

작년에 사고를 당했는데 어떠한가”라고 물었다.

이희두 교수는 ““갑자기 맹장이 터져서 죽을 뻔 했다. 아직 할 일이 많은데...

지금까지 나만 위해 가족을 위해 살아온 거, 병원에 있으면서 느끼는 것이 죽으면 이것으로 끝이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커피를 보는 관점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이에 “병원에 있으면서 (위에서 밝혔듯이) 펀딩하는 회사에서 정한 것이 있어

일주일에 하루만 커피를 볶으려고 하는데 컴퓨터를 열어 놓으면 (볶아달라는 양이) 넘쳐 감당이 안될 정도”라면서

“미리네 커피운동 기부하는 것인데 150g+50g 50g은 소외된 자를 위해, 150g은 나를 위해 마셔라.

총 200g 중 50g 기부 25%인 것이다”고 부연했다.

이희두 교수는 “제 커피 한 잔이 어떤 돈벌이보다도 한 100명 정도 기록을 하는데

어떻게 해야 최고의 커피를 같이 마실 수 있는 지를 연구하고자 하는 것이다”면서

“제가 연구라고 하는 이 커피를 통해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사랑, 배려,

정성이 들어 있는 맛있는 커피를 드리자 하는 그런 의도다”라면서 커피를 연구하고 나누고 싶어하는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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