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travel abroad./Peru(2014 Dec)

6-4 밀밭을 지나 산속에 염전으로

봉들레르 2015. 1. 26. 01:21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풍경은 감동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로 장관이다.

멀리 설산들이 보이고 끝도 없는 밀밭이 펼쳐진다. 군데군데 흩어진 집들과 밭일을 하는 원주민들이 보인다.

자기 몸뚱이의 서너 배는 족히 되어 보이는 건초더미를 짊어진 당나귀들도 지나간다.
황토색 밭 위 푸른 하늘에 새하얀 뭉게구름 대신 잔뜩 찌푸린 하늘이다.

 

마치 평야지대같은 고원이고 건너편 안데스산맥은 거대한 벽같다.

그사이로는 우루밤바강이 흐른다.

 

 

 

 

 

 

 

 

몇번이고 차를 세우고 싶었지만 참고 참다가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해발 3000m 척박한 고원에서 밀를 키우며 사는 농부들에게 노동과 삶은 늘 눈물겹다.

식민 지배가 이식시킨 인종차별과 가난의 악순환에 짓눌리는 원주민 두레꾼들에게

옥수수 막걸리 ‘치차’ 한 잔을 나눠 마시는 일은 서로의 피와 땀을 섞는 일에 다름 아니다.

거친 일터에서는 노랫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뻬로(Peroㆍ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라시아스 알 라 비다(Gracias a la vidaㆍ삶에 감사합니다)”.

얼굴에 배여있는 삶의 흔적

 

 

안데스 산맥의 만년설과 함께 펼쳐진 끝없는 밀밭

 

 

 

 

20여 분을 더 달리니 갑자기 길 아래쪽에 눈이 부시도록 하얀 계단식 염전이 나타났다.

말로만 듣던 살리네라스(Saleneras) 소금밭이었다.

구불거리는 길을 15분여 올라가 산 귀퉁이를 돌자 눈 앞에 정말 믿기 힘든 광경이 펼쳐졌다.

버스에서 내려 한창 주위 전경에 빠져든다  

 백두산보다도 높은 그 곳에 각양 각색의 계단식 염전이 거대하게 자리잡고 있는 것이었다

 

오래전 이곳은 바다였다고 한다. 나중에 육지가 되면서 수분이 증발하자 염분들은 암염(巖鹽)으로 변했다.

그곳에 안데스 설산의 물이 흘러내린 것을 계단 형태의 염전에 가둔 다음 햇빛으로 증발시켜 소금을 만든다.

 직접 소금밭에 내려가 물을 만져보니 따뜻한 기운이 느껴졌다.
안데스 산맥의 잉카인들에게 소금은 ‘태양의 선물’임에 틀림없었다.

 

 

만년설이 아름다운 산들로 둘러싸인 좁은 협곡에서

한낮의 태양빛을 받아 반짝이는 잉카 시대의 염전을 구경하는 것.

 참 숨이 막히는 일이다

태양빛에 반사되어 반짝이는 살리나스 염전

계단식으로 가지런히 정돈된 살리나스

 

 

 

염전에 가까이 가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