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travel abroad./Peru(2014 Dec)

엘 콘도르 파사(Condor Pasa 철새는 날아가고)

봉들레르 2014. 11. 7. 08:02

칠레는 잉카 제국의 후예들이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다.

이들이 볼 때 스페인은 잉카 제국을 멸망시킨 유럽 제국주의의 원조일 것이다.

칠레 사람들에겐 스페인 조상들의 피도 섞여있고,

스페인 말을 쓸 정도로 동화되어 있으니 딱히 미워할 수만도 없는 상반된 감정이 얽혀 있을 것 같다.

잉카 제국이 멸망하는 순간은 칠레 사람들에겐 생생한 역사일 것이다.

1532년, 프란시스코 피사로(1475~1541)가 이끄는 168명의 스페인 군대가 잉카 제국에 진입했다.

엄청난 인파가 잉카 황제 아타우알파를 호위하며 광장을 메웠다.

스페인 선교사는 아타우알파 황제에게 성서를 내밀며

“그리스도의 율법에 복종하고 스페인 왕의 지배를 받으라”고 요구했고,

잉카 황제는 황당한 농담을 들었다는 듯 성서를 바닥에 내던졌다.

이걸 신호로 스페인 병사들은 일제히 총을 쏘며 닥치는 대로 학살을 시작했다.

비무장의 잉카 사람 7천명이 목숨을 잃었고,

황제 알타우알파는 포로로 잡혔다. 아타우알파는 몸값으로 자신이 감금된 방 안에

자기 어깨 높이에 이르는 금을 가득히 채워줄 것을 약속하였고,

그의 명령 하에 잉카인들은 대량의 금을 방안으로 수송하였다.

그러나 잉카인들이 약속을 이행한 뒤에도 에스파냐군은 반역죄를 뒤집어 씌워

아타우알파의 목뼈를 부러뜨려 처형하였다.

끔찍한 학살과 함께 유럽인이 옮긴 천연두로 잉카 원주민 인구가 절반 이하로 줄었다.

스페인은 잉카 제국의 모든 황금을 약탈해 갔다.


로스 잉카스가 연주한 <엘 콘도르 파사>…. 슬픈 잉카의 운명을 떠올리면 더욱 애틋하게 들리는 음악이다.

스페인 정복자들은 안데스의 땅을 짓밟았지만 영혼의 소리인 음악은 빼앗아 가지 못했다.  

콘도르는 성스런 안데스 산맥에 서식하는, 지구에서 가장 큰 독수리다. 길이 1.3㎙에 몸무게는 10㎏이 넘는다.

거대한 날개를 펴고 비상하는 모습은 하늘의 제왕이라 불릴 만하다.

잉카인들은 콘도르를 죽은 조상이 환생한 것이라며 절대자유의 상징으로 숭배했다.

콘도르는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를 상징한다.

 엘 콘도르 파사는 원래 안데스 토속 음악에 뿌리를 두고 있다.

거기에 페루의 지폐에 나오는 인물로 1780년 스페인에 맞서 일어났던 농민봉기의 영웅 콘도르칸키의 서사가 겹친다.

콘도르칸키는 이듬해 스페인에 의해 잉카 수도 쿠스코의 광장에서 사지가 찢겨 처참하게 처형됐다.

1913년 음악가 로블레스는 이 영웅을 기린 오페라타를 만들면서 엘 콘도르 파사를 주제 음악으로 삼았다.

'엘 콘도르 파사(콘도르는 날아가고)'는 독립영웅의 환생을 바라는 페루 국민의 염원을 담은 토속음악으로,

사이먼&가펑클이 애잔한 선율에 담아 부르면서 유명해졌다.


< 엘 콘도르 파사>에서는 잉카의 피리 격인 캐나의 선율이 영혼의 소리처럼 심금을 울린다.

로스 잉카스는 7명으로 된 안데스 음악 연주단체로, 캐나, 차랑고, 잔포니아, 론다도르 등 안데스 전통 악기와 기타로 연주한다.

이 7인조 악단은 사이먼과 가푼컬의 히트곡 <엘 콘도르 파사>를 직접 반주해서 이름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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