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travel abroad./India(2012,Jan)

인도에는 오뚜기카레가 없다 2

봉들레르 2012. 7. 17. 15:28

 

 

인도에는 오뚜기카레가 없다 2

 

 

 

 

문화적 차이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그들이 살아온 삶의 습관인 것이다.

하지만 그것으로 인해 복음이 가로막히지 않도록 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었다.

 

 

 

 

 

인도에서는 왼손으로 식사를 하거나 악수를 청하지 않는다. 그럼 인도에 사는 왼손잡이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대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인도는 개념 자체가 우리와 다르다. 오른손잡이와 왼손잡이로 구분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른손을 써야 하는 상황과 왼손을 써야 하는 상황으로 구분해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혹시 인도에 내가 알지 못하는 왼손잡이가 살아가고 있다 할지라도, 인도인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일, 꼭 오른손을 사용해야만 하는 일에 왼손을 들이대지만 않으면 되는 것이다. 아마 왼손잡이 인도인이라 할지라도 이미 그런 일에는 오른손을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인도인이라면 말이다.

 

지난번 인도체험기 1탄을 보고 몇몇 사람이 질문을 해왔다.

 "인도에는 왼손잡이가 없나요?" "오른손을 다치면요?"

사실 무책임한 말처럼 들리겠지만 인도에 왼손잡이가 있는 줄은 모르겠다.

단지 짧은 인도여행을 두 번 다녀오면서 중요한 일에 왼손을 사용하는

인도 현지인을 개인적으로 아직 보지 못했다.

그렇다면 오른손을 다치면 어떻게 해야할까?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오른손을 다친 인도인은 왼손으로 식사를 하고 있다.

노상에서 카레를 먹고 있는 사람들을 관찰했을 때는

대부분 손으로 식사를 하고 있었지만,

간혹 숟가락을 밥 위에 얹어주는 노상도 있다.

어느정도의 부유한 계층 사람들이 드나든다는 인도음식 식당도 가봤지만

 숟가락과 포크를 쓰는 사람과 쓰지 않는 사람이 반반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인도에서 오른쪽은 정(淨)의 방향이자 정상 방향이고 왼쪽은 부정(不淨)의 방향이자 비정상 방향이다. 오른쪽은 성(聖)이고 왼쪽은 속(俗)이다. 입문식, 결혼식과 같이 정의 행사를 할때는 성사를 오른쪽을 자유롭게 하고, 장례식이나 제사와 같이 부정의 행사를 할때는 오른쪽을 부자연스럽게 하여 성사를 한다. 혼례식장에서는 가운데 불을 두고 돌때나 모든 도구와 시설들이 오른쪽 방향이며 장례식때 상주는 시신 왼쪽으로 돈다. 또한 몸에서 나오는 부정한 것으로 여기는 용변 후에도 왼손을 사용한다. - 이광수의 '인도는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

우리 팀원 중에 왼손잡이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바울이 복음을 위해서 자신의 자유를 내려놓았던 것처럼 단기선교에 임하는 우리들의 마음가짐 또한 마찬가지였다.

 

 

문화적 차이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그들이 살아온 삶의 습관인 것이다.

하지만 그것으로 인해 복음이 가로막히지 않도록 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었다.

그래서 우리의 사역은 인도에 도착하자마자 선교사님이 전해주신 주의사항을

듣는 일로부터 시작되곤 한다. 그 중의 한가지가 중요한 일에 왼손을

사용하지 않는 일이었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악수를 청할때 왼손을 먼저

내밀지 않는다든가, 결신 후 주소록을 받을 때 왼손으로 볼펜을 건네지 않는 일이었다.

그외 자매들이 복장을 입을 때 발목이 드러나는 짧은 옷을 입지 않는 것,

찬양 율동 중에 들어간 동작중에 인도에서 좋지 않은 의미로 통하는

 동작을 다른 동작으로 대처하기 등이었다.

 

'문화적 차이'라는 것에 주안점을 주다보니 이야기가 곁가지를 쳤는데 다시 본래의 주제인 카레로 되돌아 가자.

사실 이번 인도단기선교 기간 중에는 손으로 음식을 먹어야 하는 일이 빈번했다. 인도의 문화를 몸소 체험하는 하나의 좋은 경험이긴 했지만 익숙하지 않았던 터라 내심 괴로웠던 것이 사실이다. 카레를 먹는 일이 빈번할 수록 노란 초생달이 손톱 끝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떴다. 그때마다 떠오른 시제목 하나. '낮에 네가 노란 초생달로 내 손톱에 떠도...'

 

서울에서 길다란 손톱을 자랑하고 네일아트에 치중하던 자매였을지라도 일단 인도에 오면 손톱을 깎지 않고는 못 배긴다. 최소한 우리팀은 그러했다.

평소 손톱 밑에 때가 낄 틈이 없어 손톱을 자를 일이 없던 부지런한 자매들도 인도에서 틈나는 대로 손톱깎기를 찾아댄 데는 이유가 있다. 노오란 카레물을 잘라내지 않고는 도저히 해결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인도의 가정에서 융숭하게 대접받던 카레라이스를 식당이나 외부에서 먹고자 하면 얼마를 준비해 가야 하는 것일까? 먼저 그러기 위해선 인도의 화폐에 대해서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인도 돈의 단위는 루피(Rupee)와 파이사(Paisa)이다. 표기는 루피가 단수로 Re,

복수로 Rs,파이사는 P이다. 1달러가 43루피 정도인데 1달러를

약 1300으로 환산한다고 하면, 43루피는 1300원. 따라서 1루피를 30원으로 계산하면 되겠다.

인도 노상에서 파는 튀긴 짜빠디에 커리 약간은 10루피, 인도의 전통적인 차 짜이 한잔은 4루피, 인도의 캘커타에서 유명하다는 식당 'shiraz'를 들렀을 때 그 집에서 가장 손꼽을 수 있는 치킨 베리어리는 카레가루가 묻은 밥에다 닭고기와 감자가 같이 곁들인 것이었는데 44루피(약 1달러, 1300원 정도), 치킨 한 마리는(chicken tandoorl) 110루피, 즉 3달라가 채 안되는 가격이다. 치킨베리어리는 회교 결혼식에서는 항상 먹는 회교 음식이라고 한다. 씹고 있으면 향이 입과 코로 넘어온다.

이렇게 인도에서 현지 음식에 잘 적응한 팀원들도 있었지만 그래도 정말 내집만큼 편한 곳이 없고 내가 먹던 음식만큼 맛있는 것이 없는 듯 하다. 그래서 중국을 다녀오면 중국에는 자장면이 없음을 알게 되듯이, 인도를 다녀오고 나니 한국에서 먹었던 그 카레를 인도에서는 찾을 수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랬다. 인도에는 오뚜기카레가 없었다. 삼분 카레도 사과맛 카레도 없었다.

다른 음식 맛과 향 만큼이나 우리와 다른 외모를 가진 인도인들이었다. -대부분 눈이 송아지처럼 커다랗고 코가 오똑했다.- 하나님께서 우리와 그들을 이렇게 다른 작품으로 만드셨다는 사실에 생각이 머물렀을 때 사실 외모로는 우리가 좀 밑지는 거 같아 내심 섭섭하기도 했다.

현지인 선교사가 된다는 것. 그것은 아마도 서로의 문화가 다름을 인정하는 것부터 출발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그들의 문화 깊숙한 곳에 들어가 같이 느끼고 몸소 체험해 보는 것으로부터 선교는 출발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다른 문화를 습득하고 그들을 이해하는 노력 뒤엔 어제나 오늘이나 또, 각 나라와 족속 민족의 언어에 관계없이 동일하게 임재하시는 성령님이 계신다는 것이 감사한 일인 것 같다.

 

인도에 가서 오뚜기카레만 찾지 않는다면 당신의 인도여행 또한 순탄하게 진행될 듯 싶다.

 서두르지 않는 느긋한 마음. 기대하지 않는 비고 빈 마음.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 은근과 끈기.인도여행에서 잊지 않기를 당부하고 싶다.

 

 

                                             글 : 김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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