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plan domestic/호남

완주 화암사(花巖寺)

봉들레르 2025. 1. 25. 07:19

전국에 있는 수많은 절집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면 고민할 필요도 없이 화암사를 고르겠다.
정말 절집다운 절이다. 절로 들 어가는 오솔길부터가 남다르다.
깊은 산속 맑은 계류를 따라 올라가면 마치 오랫동안 나를 기다렸다는 듯이 자애로운 자태로 절 집이 나타난다.
안도현 시인의 말 그대로 '잘 늙은 절'이다. 아직은 잘 알려지지 않아 찾는 이가 거의 없다.
이대로 꼭꼭 숨겨놓 은 싶은 절집, 화암사다. 테마세이투어

불명산의 청량한 숲길을 따라 산 중턱에 위치한 화암사는 자연이 준 예술적 치가 돋보이는 바위와 나무

그리고 단정을 거부한 고고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국내 유일의 하양식 구조인 극락전이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룬 천년사찰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절벽과 절벽사이의 계곡에 놓인 계단이 열한 번 굽어지면서 암반 위로 흐르는 맑은 물을 발아래 두고

1백47 계단을 오르면 화암사의 정문인 우화루(보물 662호)를 대하게 된다.
화암사는 우화루와 극락전(보물 663호)이 남북으로, 불명당과 적묵당이 동서로 마주 보고 서 있는 입구 ㅁ자형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극락전 왼쪽에는 입을 놀리는 것을 삼가라는 철영제가 있고 적묵당 뒤편에는 산신각, 우화루 옆에 명부전이 자리 잡고 있다.
이밖에도 지방문화재인 동종(지방유형문화재 40호)과 중창비(지방유형문화재 9호)가 있으며,

원효대사와 의상대사가 수도했다는 기록이 뚜렷한 곳으로 자연적인 지형과 조화를 이루도록 한 건축양식은

선인들의 슬기를 새삼 느끼게 하고 다시 찾아 마음을 다스리는 휴양 장소로 알맞은 곳이다.

화암사에 얽힌 설화

옛날 임금님의 딸 연화공주가 원인 모를 병에 걸리 사경을 배고 있었는데 세상 다좋 다는 약도 공주의 병에는 모두 허사였다.
그러던 어느 날 불심이 깊은 임금님의 꿈에 부처님이 나타나 이미 너의 가득한 불심에 감동했노라"라고 말하며,

왕의 앞에 조그마한 꽃잎 하나를 먼저 주고는 사라졌다.

잠에서 깨어난 임금님은 그 길로 부처님이 일러준 꽃을 찾기 위해 사방에 수소문했고 마침내 찾아내게 되었는데

그 꽃은 불명 깊은 산봉우리 바위에 큰 복수초였다. 연못이 아닌 바위에 핀 꽃이라 임금님은 은혜의 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신하들에게 조심스럽게 꽃을 가져오도록 명령했다.
이를 기이하게 여긴 신하들이 "누가 이 연꽃을 키우고 있는가를 알아보자."며 지켜보고 있는데

난데없이 산 밑에 있는 연못 속에서 용 한 마리가 나타나 꽃에 물을 주고 있는 게 아닌가?

이를 목격한 다른 신하는 모두 도망가고 용감한 신화 한 명만이 꽃을 꺾어 궁에 돌아왔다.

꽃을 먹게 된 공주는 병이 깨끗이 나왔고, 임금님은 부처님의 은덕이라 생각하고

그곳에 절을 짓고 부처님을 모시게 했다. 그 후로 임금님과 많은 신하들이 이곳에 와 불공을 드리는 한편 이 점 이름을 화암사라 지었다 한다.

시인 안도현은 화암사를 빗대어 말하길 잘 늙은 절이라면서, 찾아가는 길을 굳이 알려주고 싶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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