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travel abroad./Swiss(2009.Jul.)

5-1 스위스(Swiss)에서 마지막 날에

봉들레르 2009. 8. 6. 19:29

 

 오늘은 프리부르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일정을 비교적 여유있게 짜고 세탁과 재환전과 점심식사를 준비하기로 한다.

 아침을 먹고 지금까지 못다 본 구시가지를 보러간다. 새로운 길로 가보기로 결정하고 이제와는 다른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이번에는 현대적인 분위기가 나는 길을 택해 가기로 한다.

                   관공소같은 건물들도 눈에 띈다.

 

한참을 가다보니 길이 이상하다. 왼쪽으로 가야하는 것은 분명한데 왼쪽으로는 길다운 길이 나오지 않고 숲이 나온다.

온 김에 그냥 숲 속의 오솔길로 대충 지형을 살피며 가보기로 했다.

산책삼아 다닌다고 작정하고 편한 신발들을 신고 나왔는데 결국 산 하나를 힘들여 다 넘고 나니  눈에 익은 구시가의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굳이 산을 넘지 않았더라도 이런 통로가 있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굴을 통과해 왔으면 더 쉽게 왔었을 것을.

 숲속에서 나오니 사린강 지류의 땜이 나온다. 물길을 따라서 한참을 내려오자 지난 번에 봤던 수도원이 보인다.

 수도원 옆에 풀 뜯는 양들도 보이고

 햇살을 받은 수도원도 보인다.

 언덕을 따라서 지난번에 안가본 쪽으로 밤에 은은하게 조명이 켜져 분위기있어 보이던 곳으로 올라간다.

저 연두색 가방엔 오늘 점심식탁에 올릴 생각으로 산길을 따라 걸으면서 따 모은 야들야들한 민들레 잎이 있다.

한무리의 염소떼가 엎드려 자고 있다가 일부러 놀래킨 것도 아닌데 인기척을 느끼고는 갑자기 우르르 뛰어 달아난다. 몇마리가 뛰기시작하니 마치 전쟁이라도 난 것처럼 자다깨어 미처 상황판단도 되기 전에 전속력으로 비탈진 언덕을 떼로 달려내려가는 모습이 너무 우스웠다.

나중에 내려오는 길에 보니 다리를 절고 있는 염소가 한마리 있었는데 설마 그 때 다친 것은 아니겠지.

 방울달린 이 염소가 대장인 듯했다.

 

 조금 더 올라가자 전망이 좋아진다.

 성모리스 성당에서 바라보던 구시가지 제일 높은 언덕 위에서 성당을 바라보니 그 맛이 다르다.

 

 

 성 니콜라스 성당이 바라다 보이는 벤치.

           구시가지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 17세기에 지어진  Lorette예배당

 예배당의 벤치도 휼륭한 전망대다.

           'Bourguillon Gate'라고 지도에 표시되어 있던 곳. 

외삼촌은 이 언저리에서 물고기 모양을 닮은 꽃을 발견하셔서(이름도 알려주셨었는데 기억이 안난다.) 되돌아가는 길에 보여주셨다.

 

 

 

 

 

 

중앙에 보이는 것은 프리부르의 생활 폐수를 이용하여 움직이는 신시가지와 구시가지를 연결하는 푸니큘라.

바로 옆의 계단을 이용하면 2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을 짧은 거리를 운행하는 것이지만 이 도시의 명물이라 돈을 내고 타야한다.

지도로 살펴보면 맨 아래 좌측끝에 굴을 빠져나오는 대신 그 산을 넘어와 댐을 지나 13번 수도원, 32번 망루, 14번 카프수도원, 16번 예배당, 31번 게이트에서 돌아 14번 우측 앞길 구시가지 주차장 67번 다리를 지나 푸니큘라 옆 언덕길로 올라온 것이다.

 

사진기의 사진을 USB로 옮겨 메모리를 비운다.

주인장으로부터 맛있는 삼겹살을 파는 마트를 추천 받아 아름다운 들꽃들을 먹고 자란(추측일뿐) 스위스 돼지의 삼겹살을 덩어리째로 사와 프리꼬꼬주방에서 썰어 구워서 소주와 함께 먹었다. 맛이 죽인다. 아쉽게도 이후 오스트리아 여행 중에 사진을 저장했던 USB가

물에 젖어 이날과 다음날 사진의 대부분을 잃게되어 이곳에 증거 사진을 올리지 못한다.

저녁식사. 프리꼬꼬 주인장이 오늘이  마지막 저녁식사라고 스위스 전통음식인  라클렛(Raclette)을 해준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렇게 읽지만 스위스에서는 하클렛이라고 발음한다.

 치즈와 조그마한 통감자가 주재료다.

알이 작은 감자는 삶아놓고 위의 조리도구(6인용)의 중간 부분을 보면 검은 손잡이가 달린 작은 팬 모양이 있는데 

그 가운데 부분에 팬 크기에 맞춰 큼직하고 납작하게 자른 치즈를 올리면 가열된 열기로 치즈가 녹게 되고 녹은 치즈를 포크와 함께

각자 앞에 놓여진 작고 검은 주걱을 이용해 앞접시에 놓인 감자 위에 얹어 후추를 뿌려 먹는 요리다. 양쪽으로 세개씩 딱 6명을 위한 도구.

치즈가 녹고 있다.

일단 접시에 통감자를 적당히 놓고

녹인 치즈와 함께 버무려 먹는다  

입맛에 따라 후추를 뿌리고 같이 놓여진 피클을 곁들여 먹는다.

프리꼬꼬 주인장 가족들이 우리를 위해서 총출동이다. 사진에서 주방 쪽의 빨간 티셔츠를 입은 남편 얀은 이 요리를 먹는 법을 설명해주고, 그 뒤의 아들 수빈은 이것저것 서빙도 하고 안주인은 직접 시범을 보이며 이 요리와 가장 잘 어울린다는 화이트 와인을 직접 따라주었다.

두고두고 그 정성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접시에 놓인 네모난 것은 식빵처럼 보이지만 녹이기 전의 치즈이다.

구운 것도 그렇다고 끓인 것도 아닌 상태의 라클렛 치즈는 감자와 어우러져 고소하고 향긋하다. 바게트 빵과 함께 먹어도 좋다.  

이것이 라클렛과 궁합이 가장 잘 맞는다는 화이트 와인이다.

치즈를 별로 즐기지 않는 ‘된장찌개파’라고 해도 치즈의 풍미를 느낄 수 있는 라클렛은 즐겨할 수 있을 것 같다.

라클렛을 먹고 찬 음료를 바로 마시면 위 속에서 단백질이 굳어 소화에 안좋다고 식후 따뜻한 차를 마시면 좋다고 한다. 

이렇게 스위스의 마지막 밤은 저물어 가고 또 한번 스위스를 찾게 되기를 간절히 빌었다. 

스위스에 머무는 동안 단 한번도 음식점에 가질 않았다. 어느 나라에 여행을 가던, 또 그 나라의 음식이 입에 맞던 안맞던 꼭 현지식을

먹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우리지만 퐁듀, 라클렛 정도가 스위스의 대표 음식인데다 음식점에 가지 않고도 이렇게 훌륭한 식탁 앞에

앉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 스위스의 물가가 살인적이라며 웬만하면 저녁밥도 집에서 제공할테니 밑반찬만 좀 준비해오라는 주인장의

말은 미리 들었었지만 매일 아침 식사를 든든히 챙겨주고, 나가다니면서 먹을 샌드위치와 과일도 꼬박 챙겨준데다, 하나라도 더 볼 욕심에

매일 늦은 시각까지 식사 시간까지 놓치며 돌아다니다 돌아오면 한솥 가득 밥을 해놓아서 집에 있을 때보다 왕성한 식욕으로 엄청나게

먹어댔다.  다른 유럽 국가와는 달리 화폐를 유로(EURO)로 사용하지 않고 스위스 프랑(CHF)을 사용하여 여행 후에 환전한 돈이 많이 남으면 안될 것 같아 현지에서 체크카드를 이용해 모자란 만큼 더 찾아 쓸 계획으로 예상지출액보다 적게 환전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많은

금액이 남아 이날 기차역 안 환전소에 들러 유로로 다시 환전을 해야하는 전혀 예측할 수 없었던 상황까지 생겼다.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후 찬찬히 지도를 다시 살펴보니 프리부르 구시가쪽을 3일이나 갔었으면서 놓친 부분이 있다. Mt.Moleson과

아름다운 성과 치즈공방이 있는 그뤼에르도 이번에 가보지 못했고, Mammot's Paradise라는 로셰드네에 올랐을 때는 비가 와서 Mammot의 코빼기도 보질 못했다. 어쩌면 이렇게 아쉬움이 남는 것은 다시 또 그 곳을 찾을 명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나쁜 것만도 아니다. 

 다음날 아침 식사후에 커피를 마시고 나서 사진을 찍었다. 주인장이 밖으로 나와 일일이 포옹과 악수로 작별인사를 나누고

멀어져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숙소를 나와 기차역으로 가는 길에서 본 레일을 입에 물고 철도청임을 알리는 새

 아! 스위스는 이제 안녕이구나.

 서두른 탓에 시간이 넉넉하다.

 꼬마아이가 여행을 가면서 곰인형도 캐리어 위에 매달고 간다.

 꼬마, 형, 아빠가 각각 짐을 가지고 있는데 짐의 크기가 덩치순이다.

 아무리 어린 아이라도 자기의 캐리어는 자기가 직접 끄는 장면을 이번 여행중 여러번 볼 수 있었다.

아침 8시4분에 출발하는 기차인데 승차 시간에 임박하자 사진의 복장을 한 군인들이 떼로 몰려왔다. 

오늘은 짐도 많은데 제대로 앉아갈 수 있을까? 기차가 도착하자 한국에서 익힌 솜씨를 발휘하여 잽싸게 자리를 잡았다.

타고 보니 문제가 생겼다. 기차로 이동할때마다 창가의 작은 테이블에 프리꼬꼬에서 싸준 도시락을 놓곤 했는데 있어야 할 도시락이

 없는 것이다. 누나가 자리를 잡는 데 골몰한 나머지 도시락을 프리부르역 벤치에 그대로 두고 탄 것이다. 그래도 과일은 따로 들었으니

 망정이지. 비어있는 작은 테이블을 보면서 한참을 웃었다. 아침부터 분주하게 도시락을 마련해준 프리꼬꼬 주인장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베른(Bern)옆 프리부르에서 취리히(Zurich)로 가서 기차를 갈아타고 인스부르크(Innsbruck)를 거쳐서 잘츠부르크(Salzburg)까지

 취리히를 지나고 나니 기차는 평지를 달리는가 싶더니

 이내 산악지대로 접어든다.

 

 

 

 부부로 보이는 사람들이 서로 교대로 풀밭을 기계로 깎고있다. 말려서 소들의 겨울 식량이 되겠지.

 

  

 

  

 그동안 보았던 산보다 더 높은 산들이 계속 이어지면서 먼곳으론 눈에 덮힌 설산도 많이 있었다.

 산악지대인 인수부르크역에서 잠시 쉬어서 여행을 가는 학생들을 태운다.

 

 

 

 

 높은 산도 서서히 낮아지며 이내 넓은 평지들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