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travel abroad./Estonia(2016 Jul)

4-4 잘 보존된 탈린 구시가

봉들레르 2016. 8. 18. 11:51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시청앞 광장

시청

오늘이 토요일이라서 사람들이 더 많다.







모든 골목은 시청으로 통한다














저지대에서 고지대로 오르는 두 골목 중의 하나인뤼히케 얄그 거리.
















 

 

 


 구 시청사에서는 두 번째 기둥을 눈여겨볼 만하다. 쇠고리가 걸린 기둥에 죄인을 묶어놓고 토마토 세례를 퍼부었다고 한다.

죄인들 중에는 예전의회 의원도 포함돼 있다. 비밀을 누설해서는 안된다는 규정을 어기고 자신의 부인에게 회의 내용을 공개했는데,

결국 이 사실이 발각되는 바람에 광장을 세 바퀴나 기어 다니는 형벌과 함께 사방에서 날아드는 토마토를 온몸으로 받아내야 했다.


1400년대에 세워진 유서 깊은 니콜라스교회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2차 세계대전 중인 1944년 점령군인 독일을 몰아내기 위해 러시아 측에서 폭격을 가해 일부가 부서졌던 것을 어렵사리 복원한 경우다.

여기에도 '스토리'가 깃들어 있다. 에스토니아를 강점하던 러시아 정부는 1960년대까지도 성당수리에 미온적이었다.

각국으로부터 비난이 들끓자 1970년대에 들어서 마지못해 보수를 단행했다.

탈린 사람들이 외지인에게 니콜라스 교회를 꼭 보라고 권하는 이면에는 점령군 러시아에 대한 앙금이 여전히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에스토니아 사람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던 러시아 건물은 하나 더 있다. 바로 알렉산드르 네브스키 교회다.

제정러시아 시대인 1901년에 건립된 러시아 정교회건물이다. 성당 건너편에는 카드리오그 의회가 있는데,

스웨덴 강점기 시절부터 나라의 중요한 결정이 이루어지고 국기 게양식과 하강식이 거행될 정도니 그 중요성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에스토니아 최고의 권력 기관 앞에 보란 듯이 들어선 러시아 성당. 에스토니아인들이 자존심에 상처를 받은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올라 있는 탈린의 구시가는 규모가 크지 않아 도보로 몇 시간이면 돌아볼 수 있다.

하지만 도시의 '미세 혈관'인 골목골목까지 찬찬히 뜯어보려면 하루해가 짧기만 하다.

 

 

옛 시가지는 크게 고지대와 저지대로 구분할 수 있다. 높이의 차이는 곧 신분의 차이였다.

고지대에는 주로 영주와 귀족 등이, 저지대에는 상인과 일반인들이 거주했다.

지체 높은 양반들이 주로 드나들던 정치 및 행정 기관이나 각국의 대사관 등은 당연히 고지대에 자리를 틀었다.

 

 

1. Town Hall Square and Pharmacy

2. Holy Ghost Church

3. Kiek in de Kök

4. Dome Church

5. Medieval Guild Houses

6. Viru Gates

7. Executioner’s House

8. Toompea Castle

9. St. Olaf’s Church

10. Viewing Platforms of Toompea

10a. Patkuli Piewing Platform

10b. Kohtuotsa Viewing Platform

 

 

 고지대 중심에는 톰페아 언덕이 있다. '최고봉'이라는 뜻에 걸맞지 않게 높이는 해발 40m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도 도시 전체가 낮게 엎드린 탈린에서 이 정도면 고도 차이를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

톰페아 언덕에는 신화 한 토막이 똬리를 틀고 있다.

에스토니아를 건국한 거인 칼렙의 아내 린다는 남편이 세상을 등지자 그의 무덤을 표시하기 위해 엄청나게 크고 무거운 돌을 산 위로 옮기고자 했다.

하지만 돌이 너무나 무거운 나머지 가는 도중 바닷가 근처에 떨어뜨리고 만다.

그 돌이 떨어진 자리가 지금의 톰페아 언덕이 됐고, 슬픔에 잠긴 아내가 흘린 눈물이 윌레미스테 호수가 됐다는 것이다.

언덕에는 13~14세기에 걸쳐 성과 성벽이 건설됐다. 한때 성곽의 길이는 4km에 달했으며, 원뿔 모양의 탑이 46개나 세워졌다.

지금은 약 1.9km의 성벽에 26개의 탑이 남아 있을 뿐이다. 광장 부근에 위치한, 중세를 테마로 한 숍인 올데 한자(Olde Hansa)에 들어가보면.

마법사들이나 신을 법한 구두코가 뾰족한 가죽 신발, 허리 부분은 잘록하고 옷소매는 풍성한 에스토니아의 전통 의상,

각종 향신료와 중세 시대를 표현한 그림지도 등은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위한 촉매제가 된다.

선조들의 복장을 착용한 이곳 점원의 말투에서는 은근한 기품이 느껴진다.

탈린의 거리를 걷다 보면 군것질 노점상들이 자주 눈에 띈다. 전통 의상을 입은 사람들은 흑설탕으로 코팅한 다음,

시나몬 가루를 뿌린 아몬드와 호두를 즉석에서 볶아 판매한다. 우리 입맛에도 비교적 잘 맞기 때문에 자꾸만 손이 간다.

탈린의 구시가지를 벗어나면 현대사의 흔적이 아로새겨진 장소들을 만나볼수 있다.

그중 송 페스티벌 그라운드는 혁명의 발상지로 일컬어진다.

소련이 아직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기 전인 1980년대 후반,

에스토니아를  비롯한 발트 3국에서는 독립을 염원하는 집회가 잇따라 열렸다.

특히 1988년에는  30만명에 달하는 에스토니아 국민들이 광장에 모여

소련의 통치에 반대하는 의미에서 한목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1869년의 송 페스티벌에서 비롯된 전통을 되살린, 이른바 비폭력 저항 운동이었던 것이다.

에스토니아의 독립에 '노래하는 혁명'이라는 표현이 붙은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지금도 송 페스티벌 그라운드에서는 5년마다 노래 축제가 개최된다.

좀더 높은 곳에서 좀더 멀리 내다보고 싶은 사람은 신시가지 외곽에 위치한 탈린 TV 타워 전망대를 찾으면 된다.

도시와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장쾌한 파노라마 뷰가 일품이다


에스토니아까지 직항은 아직 없다. 핀란드 헬싱키까지 간 다음, 크루즈를 타고 탈린으로 들어간다.

23개국에서 사용할 수 있는 유레일 글로벌 패스(www.EurailTravel.com/kr) 소지자는

페리 이용 시 시즌에 최고 40%까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Tallin card탈린을 여행할 때는 탈린 카드가 유용하다.

카드 한 장으로 대중교통, 박물관, 가이드 투어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탈린관광청 홈페이지(tourism.tallinn.ee)에서 미리 구매하거나 주요 호텔 및 관광안내소에서 직접 구입할 수 있다.

City tour카타리나 골목은 구시가에서도 가장 중세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14세기 공방들의 결성체인 '카타리나 길드'가 지금은 각자의 특성을 살려 전문 상점으로 변신했다.

에핑 타워는 잔존하는 26개의 성탑 중 하나로 중세 시대의 무기와 탈린의 요새에 관한 자료 등이 전시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