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plan abroad/북유럽

620Km 발트의 길

봉들레르 2015. 9. 8. 16:45

 

 

 

발트의 길(에스토니아어: Balti kett, 라트비아어: Baltijas ceļš, 리투아니아어: Baltijos kelias)은

1989년 8월 23일 발트 3국(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국민 200만 명이 만든 약 600km의 인간 사슬로,

1939년 8월 23일에 체결된 독일-소련 불가침 조약으로 발트 3국이 소련에 편입된 지 50주년이 되는 날을 맞아 열린 시위였다.

 

 

 

▲ 발트 3국 국민들은 소련 지배에 항거해 인간띠 연대인 '발트의 길'을 만들고 각 마을의 교회는 같은 시각에 종을 쳤다.

당시 종소리로 항거에 동참한 리투아니아 교회 중 하나인 빌뉴스의 안나교회 전경

 

 

 

우리에게 발트 3국은 아프리카에 있는 보츠와나나 감비아만큼이나 생소한 나라다.

러시아 서쪽에 위치하며 발트해와 맞닿아 있는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가 발트 3국이다.  

발트 3국은 우리나라와 닮았다. 약소국의 설움, 수도 없이 짓밟힌 국토, 자유와 평화를 갈망하는 부르짖음이 그곳에서도 수백 년간 계속됐다. ‘

아픔’이라는 공통점은 발트와 우리나라를 잇는 끈이 된다. 검게 착색된 역사의 애잔함 앞에서 발트해의 광활한 물결이 가슴속으로 시나브로 흘러든다.
발트는 지형상 유럽문화권이지만 독자적인 정체성을 갖고 있다. 유럽이라면 으레 기독교적 색채로 가득하리라는 생각이 들지만 발트는 다르다.

발트국 사람들은 토속적인 문화를 사랑하고 칭송한다. 마법과 신이 가득한 발트 문화에는 민중의 눈물이 각인돼 있다.

유명인이 굿이라도 벌이면 비상식적인 사람이라며 다음날 신문을 도배하는 우리나라와 사뭇 다른 양태다.
기원전 6000년부터 사람이 살았다고 전해지는 발트해 연안은 여러 소수 민족이 어울려 사는 평화로운 곳이었다.

그러던 것이 유럽의 허울 좋은 종교 개종 앞에 파괴되었다. 발트를 향한 정복의 야욕을 드러낸 곳은 독일이다.

세계 3대 기사단으로 꼽히는 독일기사단은 이교도와 싸우는 임무를 맡아 영토를 확보해 간다.  
마침내 독일은 힘으로 발트 3국을 정복하고 원주민을 노예로 만든다.

토착민들은 끝까지 자신들의 문화를 지키려고 싸웠으나, 칼과 창 앞에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고 학정에 신음하게 된다.

발트국은 그 후에도 스웨덴, 헝가리, 러시아 등에 둘러싸여 악몽 같은 생활을 해나간다.
발트 3국이 그토록 원하던 독립, 그것이 이뤄진 것은 소련의 붕괴에서 기인한다.

역사가 새롭게 쓰일 때 발트국 주민들은 아무도 하지 못한 일을 해낸다.

이들은 소련 지배의 부당함을 전세계에 알리기 위해 무려 620km나 되는 긴 인간사슬을 만들었다.

이것이 바로 세계 언론을 떠들썩하게 했던 ‘발트의 길’이다.  

 

 

 

라트비아의 '발트의 길'

 

 

 

▲ 라트비아 수도인 리가의 시내 전경. 다우가바 강을 사이로 신·구 시가지가 나뉘어져 있다.

오른쪽의 구 시가지에 불쑥 솟아오른 것이 1989년 '발트의 길' 인간띠 혁명 당시 종소리를 울렸던 성 베드로 성당이다.

 

  에스토니아의 노래하는 혁명

 발데마르 얀센이 자신의 신문을 펼쳐보고 있는 동상. 에스토니아 페르누 시내 중심부에 세워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