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travel abroad./Cuba(2015 Jan)

16-1 캐딜락을 타고 하바나를 누빈다.

봉들레르 2015. 2. 26. 00:38

 

쿠바에서 마지막날이 오늘 아침일찍 혼자서 길을 나섰다.

카리브해의 새벽공기를 마시며

 

 

 

 

 

한적한 쿠바의 수도 하바나를 걷는다.

 

 

티모르 대사관

 

쿠바에 담당자들이 숙의를 한다.

쿠바 수도 아바나에 처음 오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이색 풍경은 두말할 나위 없이 거리를 달리는 자동차다.

생산된 지 50∼60년 된 자동차들이 위풍당당하게 질주하는 모습을 보면

타임머신을 타고 반세기 전으로 되돌아간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1962년 미국이 금수조치를 취한 뒤 자동차 수입이 제한된 쿠바에서 자동차는 말 그대로 움직이는 '골동품'으로 관광객들의 시선을 끈다. 

운행에 가장 어려운 점은 부품 조달이었으나 미국과의 국교 정상화로 소모품과 함께 부품 등이 수입되면

 '더 오래' 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아바나 시가지에는 1950년대에 생산된 포드, 셰비, 뷰익, 폰티악 등을 포함해 캐딜락이나

 크라이슬러의 컨버터블 등이 관광객을 위한 택시 또는 승용차로 이용되고 있다.

관광객들에게는 '대부2' 등 할리우드 영화에 등장했던 오래된 승용차를 타보는 것 자체가 신기한 일이기도 하다.

제법 차체에 광택을 내고 색깔도 예쁜 '골동품'을 타고 관광을 하려면 시간당 25∼30달러를 내야 한다.

생산된 지 60년이 넘은 자동차의 엔진이 어떻게 수명을 유지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은 운전사에게 물어보면 해소된다.

택시로 이용되는 1954년산 포드의 엔진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운전사는 '윤다이'라고 대답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의 현대차 엔진을 쓰는 운전사가 '현대'(HUYNDAI)를 스페인어식으로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이외에 일본의 미쓰비시 등 세계적 자동차 업체의 엔진들이 수명을 다한 원래 엔진을 대신해 자리를 잡고 앉아있다. 

엔진을 교체했다 해도 타이어 등 소모품과 중요 부품들은 쉽게 구하기가 어려운 것이 쿠바 실정이다. 

코트라 아바나 무역관의 업무용 차량은 타이어를 융통하지 못해 6개월간 차를 세워놓은 적도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파나마 등 인근 국가에서 타이어를 몇 개 사들여와 '가정 상비용'으로 쌓아놓는 한국인 사업가도 종종 있다.

생산된 지 반세기 넘은 자동차를 굴러가게 하는 원동력은 쿠바인들의 '인벤타르'(inventar) 정신이다. 

고안이나 발명 등의 사전적인 의미인 이 말은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는 한국의 격언과도 의미가 상통한다.

미국의 금수조치 이후 동유럽을 포함한 공산권 국가들과의 교역마저 끊기면서 쿠바 경제는 '자급자족'의 형태로 연명했다. 

이 때문에 자동차의 부품이 낡아 못 쓰게 되거나 소모품이 떨어지면 임시변통으로 해결하는 것이 당연시됐다. 

그렇지만 차체와 차축을 연결하고 노면으로부터의 충격이나 진동을 흡수하여

승차감을 좋게 하는 서스펜션(현가장치) 등의 민감한 장치는 변통이 어렵다. 

그러나 이마저도 기능이 비슷한 기차의 코일 용수철 등으로 해결하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엔진 등을 포함한 차체 내부야 어떻든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이러한 '골동품'에 미국을 포함한 외국의 자동차 수집광들이 눈독을 들이기도 한다.

원활한 부품 조달로 이들 자동차가 더 오래 연명할지, 아니면 저가의 자동차가 밀려들어 오면서 점차 종적을 감출지 관심이 쏠린다.

쿠바 정부는 일부 계층을 제외하고 일반인들이 수입 신차를 구매할 수 없도록 한 제한을 올해 초 해제했으나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 엄두를 내지 못할 정도다. 2013년형 '푸조508' 모델은 영국의 자동차판매 웹사이트에서 3만달러 안팎이지만,

쿠바에서는 26만2천달러에 책정되는 등 모델 생산 국가에서 팔리는 시세의 10배 안팎으로 비싸다.

수입되는 중고차도 사정이 비슷하다. 

현대차의 미니밴인 스타렉스 2009년형(7∼9인승)은 한국 중고차시장 시세가 1천500만원 수준이지만

쿠바에서는 올해 초 1억1천700만원에 나왔다.

 

다 나누어서 타고

 

 

 

 

경적을 울려대면서 시내를 누빈다.

 

경적소리는 참으로 다양하다.

 

 

 

 

 

 

 

 

 

 

 

 

 

 

 

요란스럽게 여러대가 지나가니 쿠바인들은 구경거리다.

 

적극적으로 호응하며 손을 흔드는 쿠바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