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omestic travel/제주

천만마리 반딧불이가 나를 춤추게 하다-김연숙화가

봉들레르 2014. 7. 5. 15:46

 

 

서양화가 김연숙씨(48)가 지난 7일부터 오는 11일까지 제주도문예회관에서 일곱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다.
이화여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김씨는 서양화가이면서 오랫동안 판화에 몰두해왔다.

 

 

 

 

김연숙은

 

2008년 ‘눈물’ 연작의 목판 꼴라그래프로 생명의 살아있음을 눈물이라는 대상물로 압축해 표현했던 그는 

2009년 '거문오름으로부터', 2010년 '거문오름의 시간', 2011년 '거문오름을 그리다' 등을 통해

땅의 생명력과 숲의 정기를 전했다.
다시 지난해부터 거문오름을 소재로 한 아크릴화를 선보이고 있다.

 올해 타이틀은 ‘거문오름의 시간’, 모두 20여점이 전시장에 내걸렸다.

거문오름 작품 역시 줄기는 생명이란 화두를 관통하고 있다.

 

  선흘리 작업실에서 창을 통해 바라본 거문오름은 ‘그저’ 하나의 자연물이었지만

작업실을 오가며 거문오름을 눈에 담고,

마음에 품어온 김연숙씨는 그동안 거문오름에 얽힌 이야기를 여러 차례 화면에 풀어냈다.

김씨의 발길이 수없이 가 닿으면서부터 그에게 이야기와 상상을 건네는 생명체로 다가왔다.

김씨는 이를 놓치지 않고 거문오름을 작업으로 이끌었다.


우직한 수직·수평의 붓질로 삼나무와 곡선진 길, 별빛만을 남겨둔 화폭에는 꿈결같은 아름다움만 남았다.

미술사 박사 양은희씨는 김씨의 그림을 두고 “길이 끝나는 지점에는

작가가 굳게 믿는 세계가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번잡한 것을 모두 추출해 낸 결과 얻은 견고한 것, 변하지 않는 것,

정직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것, 모두 작가가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라고 말했다.

달이 뜬 밤 하늘 아래 거문오름 숲 위로 날아오른 천만마리 반딧불이,

하늘을 붉은 빛으로 뒤덮은 꽃송이,

'꽃들은 어디로 가나'

천만마리 반딧불이가 나를 춤추게 하다

분화구 안으로 쏟아져 내리는 눈 등 사계절 빛깔을 달리하는 오름의 얼굴은 신비스럽다.

실재의 거문오름과 작가의 상상 속에서 새롭게 탄생된 거문오름이 한데 어울린 풍경이다.

 

 

평론가 김유정은 이번 작품에 대해 "상서로운 하늘, 이상야릇한 변화의 기운은

어떤 우주에서 펼쳐질 사건의 징후를 암시하는 듯 하다"며

"화산섬 제주 탄생 시기에 '태초의 기운은 아마도 이랬을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거문오름이라는 실제하는 대상을 소재로 했지만 그림은 오히려 간결하고 미지를 상상케하는 힘을 지녔다. 

전시장에서 만난 김씨는 “전시장에 내걸린 그림은 작가의 손을 떠나 오로지 보는 이의 느낌만을 기다린다”며

 “관람객들이 거문오름, 제주 더 나아가 생명의 기운을 편안하게 가슴으로 받아들일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김씨는 제주도미술대전 초대작가며, 현재 제주관광대학에 출강하고 있다.

한국현대판화공모전 우수상(1991)과 제주도미술대전 대상(1992)을 수상한 바 있다.

한편 전시가 한창이던 지난 9일에는 한국음악협회제주도지회가 마련한

뮤지엄 클래식 콘서트가 전시장에서 개최, 동화같은 김씨의 풍경에 상상력을 더했다

 

 

 

 

캄캄한 한 밤중에 잠못이루어 밖에 나와보니 천만마리의 반딧불이가 춤을 추며 축제를 벌이는 광경이 눈에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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