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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걷기 좋은 불암산 숲탐방로

봉들레르 2013. 6. 9. 07:11

불암산 숲길 탐방로를 거쳐 삼육대-태릉선수촌 앞길을 걷는 코스.

등산코스로 이름난 불암산(해발 507m)은 깔끔한 암반이 많은 산꾼들을 불러 모은다.
그러나 최근에는 산기슭에 조성된 '숲탐방로'를 이용하는 '걷기 마니아'들이 더 많이 찾는 곳이 됐다.

불암산 서쪽 자락을 따라 걷는 이 코스는 학도암을 거쳐 남양주 쪽의 삼육대를 거쳐 '한국 스포츠의 요람' 태릉선수촌 앞과

육군사관학교 옆의 메타세쿼이아길까지 이어진다.

총 12㎞ 정도. 이 가운데 숲길은 2.8㎞. 넉넉히 자유롭게 걸으면 4시간여가 걸린다.

 

 

 

지하철 4호선 상계역 1번 출구부터 시작하는 것이 정석(?). 상계역을 나와 좌회전,

다시 좌회전해 큰 길로 나와 경남아파트단지 왼쪽 편을 끼고 크게 돌면 '불암산 공원'이라 쓰인 큰 비석이 코스의 출발점이다.

처음은 시멘트로 포장된 오르막인데 100m만 올라가면 오른쪽으로 갈림길에서 '불암산 숲탐방로 입구'라고 쓰인 안내판이 보인다.

이후 다음 갈림길이 나오기까지 800m 구간이 '불암산 숲길 1'으로 분류할 수 있다.

활엽수림 사이로 나 있는 길은 높낮이가 있어 운동효과도 만점이다.

'불암산 숲탐방로'는 사단법인 '생명의 숲'에서 녹색복권 발행 수익금으로 조성했다고 한다.

자연환경 훼손을 최소화하면서 숲길을 걸을 수 있도록 환경 친화적으로 정비했다.

나무에 명찰을 달아 산림을 소개하고, '숲 해설판'은 물론 '도서대'도 만들어 놓았다.

숲길 1 구간이 끝나는 곳에는 정자와 간이 화장실이 있는 '쉼터'도 마련돼 있다.

오른쪽으로 돌아 걸으면 실내배드민턴장을 지나게 되고, 100여 m를 지나면 '불암산 숲탐방로 숲길 2' 구간을 알리는 이정표가 나온다.

숲길 2구간을 300여 m 정도 걷다 이정표가 나오는 갈림길에서 학도암을 들른다.

산책으로 생각하고 길을 나선 이들에게는 조금은 가파른 오르막길이다.

무리다 싶으면 그냥 지나쳐 '104마을 사거리'나 '삼육대 방향 사거리'로 곧장 가도 좋다.

그래도 최고의 석불을 보고 싶다면 잠시 다리 품을 팔아야 한다.

돌계단을 딛고서 학도암까지 올라가면 암자 오른쪽으로 거대한 화강암에 새겨진 '마애관음보살좌상'이 시선을 끌어모은다.

조선후기 석불 중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이 마애관음보살좌상은 학도암에서 기도를 해서 효험을 본

 명성황후의 지시와 후원으로 제작되었다고 한다.

정으로 조상 주변의 돌들을 모두 파내는 '돋을새김' 방식으로 만들어져 더욱 눈길을 끈다.

일반적인 음각에 비해 무척 까다롭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 돋을새김 방식의 불상은 조각가 장선과 석수 김홍중이 새겼다고 한다.

한편 학이 찾아드는 곳이라는 이름만큼이나 풍광이 수려한 학도암은 많은 시련을 겪었다고 한다.

1624년 불암산에 있던 옛 절을 이곳으로 옮겨 중건했으나 6·25전쟁 당시 모두 소실되어 지금의 건물은 1965년에 재건한 것이다.

학도암에서 약수 있는 곳을 지난 후 다시 오르막을 오른다.

돌과 나무계단을 한동안 오르다 능선 위에서 갈림길을 만나면 '10번 종점'방향으로 걷는다.

600여 m 거리의 능선 오솔길을 따라 두어 번 갈림길을 지나 '삼육대 방향'으로 돌아 내리막 숲길을 걷는다.

철망을 따라 약 300m를 걸으면 '더 이상 등산로가 없다'는 안내판과 함께 삼육대로 들어가는 '쪽문'이 보인다.

평소 별다른 일이 없는 경우 개방돼 있으니 학교로 내려가면 된다.

400여 m의 숲길 끝에 삼육대의 제명호가 있다. 이 호수에는 수많은 비단잉어가 노닌다.

지역 주민들이 자주 찾는 곳이어서 물고기들이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고 반긴다.

오른쪽으로 호수를 반 바퀴 돌아 삼육대 안으로 들어선다. 여기서 코스를 마무리해도 좋다.

삼육대 정문을 나와서는 태릉선수촌 앞을 지나 '메타세쿼이아길'도 걸어 볼만하다.

이후 만나는 옛 화랑대역 가는 길 역시 잎 넓은 가로수들이 푸른 그늘을 만들어 주어 여름철에 특히 돋보이는 구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