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보랏빛 고운 자태 깽깽이풀
이른 봄, 산 중턱 아래 그늘진 곳을 찾아보면 연보랏빛 고운 자태로 자신을 뽐내고 있는 깽깽이풀을 만날 수 있다. 깽깽이풀은 영리하게도 효율적인 종자 산포를 위해 개미를 조력자로 선택했다. 종자 가장자리에는 ‘엘라이오솜’이라는 지방 덩어리가 부착되어 있는데, 단당류 및 단백질, 지방산이 풍부하여 개미 유충에게 중요한 영양원이 된다. 개미는 엘라이오솜을 떼어서 먹고, 남은 종자는 개미집 내부나 활동반경 내에 버린다. 달콤한 먹이를 찾는 성실한 일개미 덕분에 깽깽이풀 종자는 개체 간 경쟁으로부터 벗어나 발아에 적합한 장소에 도달하고, 생존율을 높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척박한 환경에서 조력자에게 편익을 제공함으로써 상리공생 관계를 전략적으로 활용한 셈이다. 알려진 바로는 개미에 의해 최대 180m 정도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