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2024년

함박, 작약, 목단

봉들레르 2024. 6. 10. 01:09

 

함박, 작약, 목단

오뉴월에 함박눈처럼 순백색의 , 하이얀 꽃을 피우는 ‘함박꽃나무’는 깊은 산 중턱, 골짜기에서나 만날 수 있다.
‘산목련’이라고도 부르는 이 꽃은  산으로 가야 운좋게 만날 수 있는, 범접하기 힘든 그 귀한 함박꽃나무 꽃,
함박꽃에서 ‘웃음의 향기’를 느꼈다고 하는 시인의 시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함빡 웃음’이다.
얼마나 반갑고 예뻤으면 ‘함박웃음’ 대신 ‘함빡 웃음’이라고 했을까.
잎이 돋아나기 앞서 빈 가지에 큼지막한 새하얀 꽃송이를 피우는 ‘봄의 전령사’ 목련과 달리
함박꽃나무 꽃은 초록 잎 사이로 수줍은 듯 순백의 꽃을 내민다.
멀리서도 눈에 띄는 목련과 달리 함박꽃나무 꽃은 그냥 지나치기 쉽다.
키가 3~7m 정도 크게 자라, 땅을 보며 걷거나 앞만 보고 걸으면 마주치기 힘들다.
긴 꽃자루에 매달린 듯 아래를 향해 함박웃음, 함빡 웃는 순백의 꽃을 발견하게 되면 절로 미소를 머금게 된다.

하늘을 향해 큼지막한 꽃봉오리를 당당히, 도도하게 피우는 목련이 성숙한 중년의 여인에 비교한다면
순백의 작은 꽃잎을 수줍은 듯 아래로 떨구는 배시시 웃는 청순가련형 새색시의 모습이다.
코끝을 감도는 은은하고 달콤한 진한 향기마저 풍긴다.나무껍데기 향도 독특하다.
목고개가 아프도록 매달린 산목련꽃을 바라보다 보면 다 저절로 함박미소가 지어지니 ‘함박꽃나무’다.
목란, 산목란, 산목련, 천녀화, 한백이꽃, 천녀화, 천녀목란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린다.
나무의 속을 파내어 사용하던 큼지막한 함지박을 닮았다고 함박꽃이라 불렀다고도 한다.
주로 5∼6월에 개화한다. 붉고 특징적인 생김새의 동그란 열매가 9∼10월에 작게 열린다.
눈부실 만큼 하이얀 꽃잎을 열면 가운데 툭 불거진 암술과 주위를 감싸고 있는 자주색 수술이 있다.
암술의 수분이 이뤄져야만 수술이 활짝 피며 꽃가루를 방출한다.
우수한 유전자를 위한 철저한 딴꽃가루받이를 하는 치밀함을 보여준다.
수정이 끝난 함박꽃은 꽃잎을 툭 떨구지 않고 아기 열매를 감싸 안는다.
가을이면 잎들이 단풍이 들며, 열매는 붉게 익어가고 툭툭 과피라 벌어지며 붉은 씨앗이 떨어져 나간다.

생에 가장 아름다운 꽃으로 기억될 만한 산목련.

 

페튜니아 꽃 한송이가 변해간다. 시계방향으로
오전 6시, 10시
오후 1시,  6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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