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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 이야기

봉들레르 2024. 3. 27. 04:41

 

 


다산은 홍매보다는 백매가 좋고 겹꽃(만첩 萬疊)보다는 홑꽃(단첩 單疊)이 더 고상한 것이라 하였다.

또 백매 중 꽃받침이 녹색인 녹매를 좋아했다. (녹악매라고 부름)

매화는 옛 문인이나 화가들에게 사랑 받는 나무였다. 꽃으로도 열매로도 매우 아름답고 탐스럽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마도 추위에 굴하지 않고 눈 속에서도 맑은 향기를 뿜으며 가장 먼저 꽃을 피워 봄을 알린다 하여

불의에 굴하지 않는 지조 있는 선비 정신을 투영한 것이 아닐까.

부인과 아들을 잃은 퇴계 선생은 48세에 단양군수로 부임해 그곳의 관기 두향을 만나 사랑하였으나

1년도 되지않아 경상도 풍기군수로 발령을 받아 헤어져야 했다.

두향이 매화를 무척 좋아하였는데 떠나는 퇴계 이황 선생에게 매분을 이별 선물로 주었다고 한다.

이후 두 사람은 죽을 때까지 만나지 못했다. 퇴계 선생은 이때부터 매화분을 아끼고 사랑하였다고 한다.

늙어 자신의 모습이 추해지자 매화에게 그 추해진 모습을 보이기 싫어 분재를 다른 방으로 옮기라고 할 정도 였다.

퇴계 선생이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 한 마디는 "매화에 물을 주어라"라고 유언하였다.

이토록 매화를 각별히 사랑하고 아끼며 생의 마지막까지 매화를 잊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