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travel abroad./Spain(2015 Feb)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Sagrada Familia)

봉들레르 2023. 10. 3. 21:59

바르셀로나 가우디 성당은 왜 뼈 모양을 닮았을까

건물을 예술로 승화한 스페인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1852~1926년). 그는 여섯 살 때부터 관절염을 앓았다. 관절 통증은 가우디 일생 내내 완화와 악화를 반복하며 그의 생활을 고달프게 했다.

가우디는 발의 통증을 줄이기 위해 발등 덮개 없는 신발을 신고, 양말을 두 장 겹쳐 신었다. 낡은 고무를 밑에 대고 헝겊을 둘러 싸매고 다녔다. 보기에도 매우 남루하고 누추했다. 동작이 느린 가우디는 길을 건너다 다가오는 전차를 피하지 못해서 치이는 사고를 당했는데, 사람들은 그를 부랑자라 생각하고 허름한 요양시설로 보냈다. 거기서 사흘 후 가우디는 세상을 떠났다. 죽기 직전에야 이 노인이 세계적인 건축가 가우디인 것을 알았다고 한다.

관절염은 역설적으로 그를 위대한 건축가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 가우디 작품에는 얼기설기 엮은 뼈 모양이 많은데 관절염을 앓았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가우디는 관절통 때문에 학교 다닐 때 친구들과 어울려 운동을 하거나 같이 놀지 못했다. 당나귀를 타고 집 멀리 나와 자연에 머문 날이 많았다고 한다. 그 과정서 나무와 숲의 형태에 대한 관찰력과 분석력을 키웠고, 그런 능력이 독특한 형태의 작품 구성으로 이어졌다는 평이다. 그는 자연이 나의 스승이라고도 했다.

가우디는 당시 의학적 수준에서는 관절염 관리를 잘한 것으로 보인다. 엄격한 채식주의 식단을 평생 지켰고, 매일 산책을 즐겨 했는데, 통증을 줄이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

배상철 한양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가우디의 관절염은 어린 시기에 특별한 이유 없이 발생하는 특발성 소아류머티즘 관절염으로 보인다”며 “요즘에는 염증 매개 물질을 생물학적으로 차단하는 주사제가 다양하게 나와서 통증 관리가 잘된다”고 말했다. ‘곡선의 미학자’로 불리는 가우디는 “직선은 인간의 선이고, 곡선은 신의 선”이라고 했다. 관절이 휘는 고통 속에서 위대한 창의력이 나왔다.

 

140년째 공사중… 가우디의 미완성작 성가정 성당, 2026년 완공

140년 넘게 공사가 진행 중인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성가정) 성당이 2026년 완공될 전망이라고 CNN이 2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아기 예수와 어머니 성모 마리아, 마리아의 남편 성 요셉의 성스러운 가족(성가정·聖家庭)이라는 뜻이다. CNN은 성가정 성당의 6개 중앙탑 가운데 마태오 탑과 요한 탑이 지난주 완공됐다고 보도했다. 2021년 성모 마리아 탑, 작년 루카 탑과 마르코 탑이 완공됐다. 마태오·요한·루카·마르코는 4대 복음사가(福音史家)다. 예수 그리스도 탑까지 계획대로 2026년 완공되면, 착공 144년 만에 바르셀로나의 대표 명소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성가정 성당이 본모습을 갖추게 된다. 172.5m 높이 예수 탑이 완공되면, 독일의 울름 성당(161.53m)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성당이 된다.

성가정 성당 건설은 1882년 시작됐다. 당초 설계 책임자는 프란시스코 데 파울라 델 비야르 이 로사노(1828~1901)였으나 1883년 ‘건축 천재’ 안토니오 가우디 이 코르네트(1852~1926)가 자리를 넘겨받았다. 옥수수를 세운 모양으로 성당의 탑들을 설계한 실질적인 건축 책임자인 그의 이름을 따 이 성당을 ‘가우디 성당’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그는 성당을 20%도 채 짓지 못하고 43년 만에 전차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스페인 내전(1936~1939년)으로 공사가 중단되는 등 악재는 이어졌다. 가우디가 생전 설계한 모형이 소실되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1950년대 들어 공사가 재개됐지만, 공사 비용이 발목을 잡았다. 이에 입장권 판매 수익으로 공사 비용을 충당했다. 공사 중에도 유서 깊은 명소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 이 성당은 198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을 기념해 성가정 성당은 복음사가 탑 4개 완공을 기념하는 미사를 내달 12일 열 계획이다. 성당의 목표 완공 시기인 2026년은 가우디의 사망 100주기이기도 하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