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2018년

고드름의 나이테

봉들레르 2018. 1. 24. 16:35

 

고드름의 나이테

저녁에서  부터 내린 지붕에 쌓여 있던 눈이 낮에 따뜻한 햇살에 녹아 지붕을 타고 처마밑으로 흐르면서

춥고 바람이 씽씽 불어대니 아래로 자라는 얼음막대가 나이테모양으로 생긴 것이다.

어렸을 적에는 이 고드름을 마치 아이스케이크(`께끼`)로 생각하면서 처마밑에서 따서 우드득우드득 깨물어 먹었다.

그 시절 겨울에는 빙과류를 팔지 않았으니 고드름이 바로 아이스케이크이었던 것이다.

눈 녹은 물로만 만들어진 고드름은 투명한 수정 고드름이 되는데,

도시에서는 공해 물질이 섞여 누런 색이나 거무튀튀한 색으로 보기조차 싫은 지저분한 색이 된다.

 

 

 

고드름

                          방대영 

    으스름 달빛이
    처마 끝에 걸려 넘어지듯
    창문으로 스며드는 날

    겨울 추위 때문에
    굳게 닫힌 유리창에는
    찬 바람만 자꾸 미끄러지고

    방안 화롯불 위에
    슬며시 놓여있던 이야기들이
    밤톨처럼 익어가는 밤

    창틈으로 새어나오는
    불빛 따라
    몰래 궁금 증만 키웠던지

    처마 끝으로 내려앉던 별빛도
    골마다 고드름 되어
    긴 목 빼고 훔쳐보고 있다

 

지난해 고드름

지난해 고드름

진안 마이산 탑사의 역고드름

그릇 안에 담긴 물이 얼면서 부피가 커지면

덜 얼어붙은 표면으로 물이 밀려나와 위로 솟구치며 생기는 현상이다.

이번에 생긴 역고드름은 길이 5~20cm 크기로 10개가 만들어졌다

 

충북 제천시 덕산면 수산1리 보덕암 인근 보덕굴에 죽순처럼 땅에서 솟는 역고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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