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travel abroad./Finland(2016 Jul)

2-10 헬싱키 디자인 산책

봉들레르 2016. 8. 10. 15:57



마켓스퀘어가 자리한 헬싱키 항구에서는 멀리 우스펜스키 성당이 바라다보인다







ittalla

에스플라나디 거리 디자인 매장(ittalla, Artek매장 등) 구경하며 숙소 귀환



핀란드의 자작나무로 만든 공예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아리까(Aarikka)













































14:10~ 숙소 휴식

https://designdistrict.fi/en/


<핀란드 디자인 산책>

핀란드를 품은 핀란드 디자인


핀란드 디자인에 대한 탐색을 앞에 내걸고 있지만 저자는 한 나라의 문화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명상가의 자세를 취한다.

먼 나라 핀란드에서 이방인은 조심스레 그곳의 자연과 분위기를 탐색한다.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빛과 공기, 스산할 만큼 정갈한 주변 풍경 속에서 반짝이는 일상과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문화를 들여다보고

그 진심과 가치들을 따뜻한 마음으로 읽어내고 있다.

그곳, 그 시간이 머금은 특유의 빛깔과 삶의 방식을 디자인을 통해 발견해 내고 있는 것이다.

저자 스스로 말했듯 이 책은 객관적인 관찰과 비평의 산물이기 이전에 저자 개인의 취향이 십분 반영되어 있는 문화 에세이다.

그의 취향과 합일하는 핀란드 사람들의 삶의 원칙들을 디자인이라는 창을 통해 들여다보는 것이다.

그의 책은 핀란드 디자인에 오롯이 들어앉은 핀란드의 사계절, 핀란드에서만 볼 수 있는 나무, 새, 순록 등

 핀란드의 자연풍광과 그곳 사람들의 감정선을 따라가는 작업이다.

더불어 핀란드의 풍광과 대비시켜 핀란드의 대표적인 디자인 작품들을 이해하기 쉽게 함께 나열해 놓은 도록이기도 하다.

핀란드의 아름다운 자연과 디자인이 돋보이는 공공 시설물들 소개는 물론

핀란드 대표 건축가 알바 알토(Alvar Aalto)부터 유명한 공예가인 사미 린네(Sami Rinne), 오이바 또이까(Oiva Toikka),

펭귄 유리공예로 잘 알려진 아누 뺀띠넨(Anu Penttinen),

재활용 디자인 상품을 만들어내고 있는 글로베 호프(Globe Hope) 브랜드와 마리메꼬(Marimekko)까지,

저자가 책에 소개하고 있는 디자인 안에는 자연과 사람을 우선시하는 핀란드 디자인의 원칙이 절절히 흐르고 있다.

책을 보다 보면 자연과 사람을 이어 주고 일상 속에서 이용자의 편의와 안정감을 최대한 고려하는 디자인,

자연을 들여다보고 자연과 소통하는 것을 우선시하며 그런 방식으로 자연을 고스란히 디자인으로 구현하는 핀란드식 디자인은,

궁극적으로 친환경적일 수밖에 없음을 깨닫게 된다.

자연훼손의 세상에 사는 이 시대 사람들의 고통에 어떤 해답과 위안을 주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핀란드 디자인의 향취만큼이나 담백하고 순한 디자인 단상과 더 나아가 마땅히 그래야 할 삶의 모습들에 대한 그의 생각들을 들여다보면서

내가 처해 있는 디자인 환경을 돌아보고 반성하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순서다. 내가 느끼는 막연한 불편함의 원인은 무엇인지,

우리가 지향해야 할 좋은 디자인이란 무엇인지 한없는 부러움과 함께 잔잔한 공감을 나눌 수 있었다.

핀란드 디자인 입문서이면서 핀란드 문화 입문서이기도 한 <핀란드 디자인 산책>은

헬싱키 여행을 떠나기 전 필독서로 자리매김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아는 만큼 보일' 헬싱키 여행과 보다 단순하고 조촐하게 나 스스로를 디자인하기 위하여.


핀란드 디자인의 힘은 단연 소통에 있다.

자연과 사람, 이웃 개개인에서 이웃 지역 및 물자에까지 소통을 확대하고 있는 그 유연함과

자연스러움은 전세계 많은 사람들의 디자인 취향과도 잘 부합되고 있다.

이렇게 핀란드의 디자인이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상황에서 핀란드에서 20년 가까이 활동하면서

핀란드 문화를 꿰뚫고 있는 저자가 핀란드의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를 차분히 들려준다.

저자는 상업적인 디자인 제품들부터 공공 디자인까지 핀란드의 대표적인 디자인 작품들을 소개하면서

그 안에 깃들어 있는 심성과 삶의 태도를 들여다볼 수 있게 유도한다.

핀란드 사람들이 자연과 사물을 대하는 태도와 자세를 통해,

단순하고 효율적이며 아름다운 디자인이란 과연 무엇을 담아내야 가능한 것인지 이야기하고 있다.

3부로 구성된 이 책은 먼저 핀란드 사람들의 환경과 일상이 반영된 디자인들을 소개하는 동시에

100년을 내다보고 추진하는 헬싱키 도시계획 프로젝트 등을 통해서는 핀란드 공공 디자인이 지향하는 사람 우선,

약자 배려의 원칙들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사우나, 크리스마스 등 핀란드의 생활 문화를 조망하는 마지막 장에서는

핀란드 특유의 자연과 문화 속에서 살아가는 핀란드 사람들의 일상을 함께 소개한다.

이에 더해 우리의 자연과 전통과 문화 속에서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할 디자인 세상에 대한 애정 어린 걱정 또한 빼놓지 않는다.


헬싱키 디자인 디스트릭트

2012년부터 2년간 세계디자인수도로 선정된 헬싱키.

그곳에서 디자인 트렌드를 탐색하기 원한다면 먼저 에스플라나디(Esplandi) 거리 근처에 자리한

헬싱키 디자인 디스트릭트(Helsinki Design District)로 찾아 들어가면 된다.

그곳에는 여러 가지의 재료를 이용해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는 200여 개의 갤러리와 숍

그리고 레스토랑들이 자리해 있어 그중 몇몇 곳만 둘러보아도 현재 세계 디자인 트렌드를 이끄는 핀란드 디자인의 힘을 느껴 볼 수 있다.

눈에 띄는 디자인 제품들을 전시·판매하고 있는 디자인 포럼(Design Forum)을 비롯해서

특유의 텍스타일 패턴으로 많은 사람들의 잇아이템으로 자리잡은 마리메코, 알바 알토의 디자인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는 아르텍(Artek),

핀란드의 자작나무로 만든 공예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아리까(Aarikka) 등,

디자인 탐색을 떠나 저절로 군침을 흘릴 만한 숍 산책이 끝날 줄을 모른다.

헬싱키 도심에서 20분 정도 외곽에 자리한 아라비아 팩토리는 또 어떤가.

넓은 매장을 가득 채운 생활 도자기와 각종 물품들이 발걸음을 붙잡는다. 생활 도자기로 유명한 이딸라,

정원용 삽과 가위 등으로 잘 알려진 피스까스(Fiskars), 핀란드 대표 캐릭터 무민(Moomin)을 이용한 도자기에,

유머가 뚝뚝 떨어지는 유쾌한 생활 도자기까지. 절제할 자신이 없다면 아예 발길을 돌리는 편이 낫다.

하지만 핀란드 사람들의 문화와 역사와 자연이 그 모든 디자인의 모태라면 헬싱키의 대표적인 명소들 또한 놓칠 수는 없는 일.

20세기 실용 디자인 작품들을 전시해 놓은 헬싱키 디자인 박물관과 키아즈마 현대미술관(The Museum of Contemporary Art Kiasma),

핀란드 국립미술관인 아테네움 미술관(Athenaeum Art Museum)은 물론, 알바 알토가 디자인한 핀란디아 홀(Finlandia Hall)과

시벨리우스(Sibelius)를 기념하기 위해 조성한 시벨리우스 공원 또한 꼭 챙겨 보아야 할 명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