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plan domestic/서울

인왕산과 부암동 길

봉들레르 2011. 9. 18. 19:20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1번 출구를 나와 큰길을 따라 5분 정도 걷다 보니 오른편에 사직공원 담장이 끝에서

오른쪽으로 돌아 5분 정도 올라가면 단군 영정이 있는 단군성전과 전통 활터 황학정(黃鶴亭)옆으로 놓인

인왕스카이웨이를 30분쯤 걸으면 널찍한 풀밭과 정자가 놓여 있는 '윤동주 시인의 언덕'

서울 성곽의 끝에 창의문(彰義門)부터 부암동 주택가 골목 산책길이고 마지막 백사실 계곡을 가로 지나면

 세검정이 나오지만, 다시 계곡 입구로 나와 가파르게 경사진 주택 길을 따라 내려가는 길을 추천.

큰 길과 만나는 신도슈퍼 앞에서 왼쪽으로 돌아 자하문 터널 위쪽으로 올라간 뒤, 다시 왼쪽으로 방향을 틀면

30분도 되지 않아 청와대 앞길이 나온다. 청운중학교와 경복고등학교를 지나는 길은 내리막.
청운효자동 주민센터부터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까지 800m

 

 

경복궁역 - 사직공원 - 사직단 - 단군성전 - 황학정 - 택견장 - 103초소앞 - 수성계곡입구

- 북악스카이웨이길 - 청운공원 - 서시정 - 창의문 - 산모퉁이 - 백사실계곡입구

- 백석동천바위 - 백사정터 - 현통사 - 세검정 - 상명여대앞 - 석파랑별관 - 컨벤션센터

- 서울미술관 - 자하문터널 - 부암동주민센터 - 윤동주문학관 - 최규식동상 - 청운벽산빌리지

- 청운중학교 - 경복고교 - 무궁화동산 - 봉황분수대 - 청와대사랑채 - 영추문 - 경복궁역.

  총 거리는 9.5 km, 소요시간 휴식시간 빼고 3시간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2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버스정거장이 있는데 거기서 1711,7016,7212번 시내버스를 타고 상명대 입구에서 내린다

상명대 입구에 내리면 홍지문이 보이는데 부암동길은 홍지문에서 출발해 자하문로를 따라 주욱 올라다가다

부암동 주민센터에서 골목으로 들어가 현진건 집터와 반계 윤웅렬 별장을 보고 다시 내려와 창의문 근처에서

윤동주 시인의 언덕에서 부암동 전경과 서울 성곽길을 힘들게 오르는 사람들을 느긋하게 구경한다

 

 

 

■ 부암동의 은밀한 매력 공간

▷ 야생화 찻집 : 야생꽃차, 전통차, 커피 파는 곳. 부암동주민센터 뒤 무계정사길 초입 (02)396-1667
▷ 클럽에스프레소 : 커피전문점, 아카데미, 자하문고개 꼭대기 (02)764-8719
▷ 자하손만두 : 내공 깊은 만두 전문점. 창의문 북쪽 언덕길 (02)379-2684 

 

부암동의 새로운 명소


서울미술관

지난해 8월 부암동에 개관했다. 자하문 터널을 지나면 바로 보이는 이곳은 이 동네에선 비교적 규모가 큰 미술관이다. 1층과 2층 전시실을 지나 3층으로 오르면 흥선대원군의 별채 '석파정'이 있고 인왕산으로 오르는 산책로가 이어진다.

개관 당시 작가 '이중섭과 르네상스 다방의 화가들'로 화제를 모았고, 한국 미술과 세계 미술 간의 경계 없이 다양한 작품을 전시한다. 3월에는 6개의 러브 테마로 구성되는 옴니버스 전시 '러브 액추얼리'를 진행한다고 하니 연인과 함께라면 더욱 좋겠다

 

 

윤동주문학관

지난해 7월, 윤동주 시인이 자주 오르던 인왕산자락 '시인의 언덕' 초입에 그를 기념하는 문학관이 생겼다. 청운수도가압장과 물탱크를 개조, 모두 3개의 전시관으로 완성했다.

시인의 시정신을 상징하는 전시 공간 '시인채', 윤동주의 시 '자화상'의 우물에서 모티프를 얻어 물탱크 윗부분을 개방하여 만든 '열린 우물', 또 다른 물탱크를 원형 그대로 복원해 침묵하고 사색하는 공간으로 조성된 '닫힌 우물'로 구성되었다.

특히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더욱 애틋한 1전시실에는 시인의 시와 글, 사진과 연보 등을 볼 수 있는데 27세에 진 시인의 일생을 한눈에 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저릿해지는 곳이다. 북악산과 인왕산, 청운공원으로 이어지는 산책 코스도 미리 체크해보자.

 

마음은 콩밭

엄마와 딸이 운영하는 부암동 골목길 작은 가게 '마음은 콩밭'. '생업에 몸담고 있으면서도 언제나 마음은 다른 곳,

즉 예술로 향해 있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색연필로 그리고 쓴 알록달록한 메뉴판, 버려지는 데님과 헝겊을 오려 손바느질한 컵받침 등

사람의 흔적이 묻어 있는 생활 소품들로 공간을 메웠다.

분명 누군가의 예술품이었을 작품을 쉽게 버리는 것에 마음이 쓰여 주인이 직접 손수 붙이고 꿰맨 것이다.

천연 감미료를 사용한 단호박라떼와 단팥라떼 등 건강을 생각한 엄마의 메뉴도 맛볼 수 있다.

또한 모녀의 콩밭에서는 누드 드로잉, 캘리그라피 등의 아트 클래스가 열리고 있으니 마음이 싱숭생숭해지는 봄날, 들러보기 좋겠다.


 


■ 대중교통 : 지하철3호선 경복궁역 3번 출구 150m 버스정류장 7212, 1020, 1020, 7022번 버스, 자하문고개, 부암동주민센터 하차

 

부암동에 닿으려면 지하철역에서 버스를 한번 타야한다. 3호선 경복궁역 앞에서 초록색 버스(7212, 1020, 7022)를 타면 다소 가파른 길을 오르는데,

보통 그 꼭대기 윤동주 시인의 언덕부터 상명대 앞 하림각 사이를 부암동이라고 칭한다.

동네는 인왕산과 북악산 사이에 위치해 지대도 높고 사방이 오르막길이다.

말랑말랑한 데이트코스를 생각하고 하이힐을 신고 오면 곤혹스럽기 십상이고, 역세권 평지에 익숙한 이들은 다소 번거롭게 여길 법하다.

실제로 부암동이 번잡해지지 않기를 바라는 이들은 이 불편함에 희망을 건다.

 

이 불편함은 동네 특유의 분위기를 형성하는 요소가 된다. 근방에 대형마트가 없어도 묵묵히 오래 사는 이곳 주민들은 산이 있으니 그러려니,

그저 이곳에 적응해 산다. 그들의 무던함은 그대로 골목풍경에 드러난다.

 

“부암동의 진짜 매력은 골목에 있어요. 보통 담이 사람 키를 넘지 않는데, 오래된 나무가 담 안쪽에서만 자라는 게 아니잖아요.

담 밖으로 가지를 쭉 내밀면 나무를 자르는 게 아니라, 나무가 자라는 모양을 살려 그 부분의 담을 헐어낸 집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어요.

이게 소도시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거든요. 거기서 동네의 정서가 단편적으로 드러나죠.”

 

보통 부암동을 찾는 사람들은 ‘맛집검색’으로 자주 나오는 치킨을 먹고 드라마 ‘커피프린스’의 이선균네 집으로 유명한 산모퉁이카페와

백사실 계곡 등 북악산 자락을 주로 돌아본다. 거기에 윤동주 시인의 언덕 정도를 들르면 ‘부암동을 다 봤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정도로 만족하기에 부암동은 숨은 매력이 너무나 많다.

 

“봄엔 특히 집집마다 아기자기한 풍경들이 비어져 나오거든요. 또 인왕산 쪽에는 양쪽이 막힌 골목이 이어지다가 한 순간 탁 트여 산이 이어지는데

그 맛도 느껴보시고요. 어디서든 재미를 잘 찾는 친구들은 혼자서도 잘 돌아다니죠.

목적 없이 걷다보면 숨은그림찾기 같은 풍경들이 많아요. 부지런히 발품 파는 만큼 자신만의 비밀스런 장소를 발견할 수 있는 동네거든요.

굉장히 정적인 장소가 많으니, 동적으로 즐기면 그 매력이 무궁무진 하달까요?”

 

에둘러 말하는 박 작가에게 몇 군데 추천을 부탁했다.

 

그는 자연에 스며드는 건물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환기미술관을 첫째로 꼽았다.

건축가가 기존 지형을 최대한 살려 지은 곳으로 산기슭의 경사를 타고 올라가는 담이며

물길 따라 설계해 빼뚜룸한 사선들이며 풍경을 이루는 요소들이 아름답다.

 

그가 자신의 책에서 ‘부암동의 몽유도원’이라 표현한 자하미술관도 추천할 만한데, 굽이굽이 이어지는 골목을 따라가다 보면

모습을 드러내는 미술관 앞마당에서 부암동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추천하는 곳은 대원군의 별장이었던 석파정이 있는 서울미술관이다.

문화재로서 빛을 보지 못하던 공간을 한 기업가가 매입해 복원했는데, 19세기와 21세기가 고즈넉하게 포개져 있다.

세 곳 모두 미술품만큼 주변 경관과 어울림이 탁월하다.

 

흔히들 가는 백사실 계곡은 도롱뇽도 사는 청정수역이다. 큰 바위가 주변에 있어 앉아 쉬기도 좋고,

최근엔 추사 김정희 별장터가 발견돼 앞으로 더 많은 발길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윤동주 시문학관 좋은데 우물을 테마로 지은 건물이 이색적이다.

 

마지막으로 부암동을 찾는 이들에게 당부할 말이 있는지 물었다.
“일단 하이힐은 참아주세요. 편한 신발을 신고 골목을 누비는 만큼 이곳의 맛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흔히 가는 벚꽃길에서 사람에 치였다면, 인왕산을 수놓는, 소박한 들꽃다발 같은 풍경을 보러 오세요.

지대가 높은 우리 동네 꽃은 5월초쯤에 만개한 답니다.”

 

유쾌한 황당

부암동 정거장 앞의 노란카페 ‘유쾌한 황당’의 주인장이자 여행작가다.

<한눈에 쏙 제주도 올레길/스타일북스> <엄마 우리 여행 가자/앨리스>

<오 멋진 서울/웅진리빙하우스> <서울 이런곳 와보셨나요?100/한길사> 등의 책을 냈다.

‘유쾌한 황당’은 3평 남짓한 공간에서 축제도 하고 공연도 하고 전시도 하는, 그야말로 황당한 일들이 끊이지 않는 유쾌한 공간이다.

한 달에 한번, 공연자와 관객이 숨을 맞댄 채로 진행되는 ‘숨결콘서트’는 이미 입소문이 자자하다.

 

어린 시절, 경상북도 영주하고도 풍기 출신인 그에게 서울은 로망이었다. 서울에서 10년을 살았지만 서울은 여전히 그에게 매력적이다.

서울의 구석구석을 발로 뛰어서 소개해 온 그는 이제 부암동에 찾아오는 서울 사람 만나는 재미에 푹 빠졌다.

 

여행서 작가인 그에게 여행은 밥벌이 수단이기도 하다. 하나하나가 자료로 여겨져 흔적을 남기느라 바쁘게 다니다보면 좀 속상하기도 하다고.

그에게 진짜 여행이란 “머물고 싶은 자리에 머물고 싶은 만큼 머무는 것”이다.

언젠가 무심코 걸터앉은 자리에 저 멀리서부터 밭을 흔들고 나무를 흔들고 불어오는 바람을 보고 그런 생각을 했다.

 

늘 여행을 꿈만 꾸는 사람들에게는 “한번만 해보면 된다”고 당부했다.

첫 걸음이 무섭고 돌아온 후가 두렵지만 긴 여행 다녀온 그의 친구들은 모두 잘 살고 있다는 말을 보탰다.

오히려 그들은 ‘떠날 수도 있다’는 것 하나는 알고 산다. 일단 주말에 어디라도 가볍게 가보길 권했다.

 


 

'Travel plan domestic > 서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말에 걸으면 좋을 '도심 속 산책로'  (0) 2012.06.08
북촌마을  (0) 2011.12.15
북한산 인왕산 7K 4시간  (0) 2011.09.18
걷고 싶은 길 4선  (0) 2011.09.18
서울성곽  (0) 2011.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