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travel abroad./France(2025.Mar)

10-6 팔레 루아얄(Palais-Royal) 뷔렌의 기둥(Buren's column)

봉들레르 2025. 5. 15. 02:38

팔레 루아얄(Palais Royal)은 파리의 역사적 건물로, 현재는 회랑으로 둘러싸인 정원과 현대 미술을 감상할 수 있는 장소이다.
루브르 궁전의 북쪽 옆에 위치하고 있다.

원래는 팔레 카디날(Palais-Cardinal)이라고 불리는 루이 13세의 재상 리슐리외의 대저택이었다.

그의 사후, 루이 13세에게 기증되어 루이 13세 이후, 1643년 당시 5세였던 루이 14세가 루브르 궁전에서 이주하였기에,

팔레 루아얄(Palais Royal)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그리고 오를레앙의 손으로 거쳐 루이 14세의 동생 오를레앙 공 필리프 1세가 살았다.

당시 건물 안에는 귀족과 부자들만 입장할 수 있었지만, 일반에 공개된 정원에서 서민들은 산책을 즐길 수 있었다.

체스판 가운데에 서있는 듯한 기념사진을 찍고 자유롭게 쉬어가기 좋은 광장으로도 사랑받는 곳이다.

기둥에 올라 다양한 포즈를 취하며 인생 사진을 찍는 젊은이가 많다.

자리를 잡고 앉아 스케치를 즐기는 여행객도 있다. 주변 식당이나 카페에서 음식을 포장해 가볍게 허기를 달래기도 한다.

높낮이가 다른 흑백 줄무늬 기둥이 줄을 맞춰 설치된 이색 미술 작품은 1986년 프랑스의 예술가 '다니엘 뷔렌'에 의해 만들어져,
'뷔렌의 기둥'이라고도 불린다. 블랙 앤 화이트 스트라이프 패턴으로 표현한 약 260개의 대리석 기둥이 열과 행을 맞춰 서있고,
주변의 오래된 건축물들과 대조적인 풍경을 이루어 독특하다.

세계적인 조형예술가 다니엘 뷔렌 Daniel Buren은 화이트 큐브에 전시된 예술 작품의 정형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를 해온 작가로 유명하다.
뷔렌은 미술관이나 갤러리가 규정한 획일화된 공간, 즉 전체 바닥과 벽, 천장이 새하얀 사각형 공간에서는 작가뿐만 아니라
감상자도 사고와 상상이 갇힌다고 생각했다.
작가는 이에 반해 특정한 장소에 작품을 설치하여 그 공간까지도 작품으로 흡수하는 ‘인-시튀 In-situ’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미술관을 일상의 영역으로 확장시켜 작품과 장소의 경계를 합일시키고 예술을 삶의 일부분으로 바라본 것이다.
이러한 뷔렌의 예술 철학은 1986년 파리 팔레-루아얄 궁전 안뜰에 설치한 작품 ‘두 개의 고원’에서 잘 드러난다.
프랑스 국민에게 역사적으로 의미가 각별한 이 장소에 뷔렌은 높이가 다양한 260개 검은색 줄무늬 기둥을 세웠다.
역사와 전통의 상징에 스프라이트 패턴은 당시로선 이해할 수 없는 기행이자 파격적인 작품으로 여겨졌다.
작품을 발표할 당시 수개월간 프랑스 전역은 뜨거운 논쟁으로 들끓었다.

그러나 지금은 많은 사람이 즐겨 찾는 관광 명소가 되었다. 아이들은 낮은 기둥 위를 폴짝폴짝 뛰어다니고,
어른들은 기둥에 앉아 수다를 떨거나 샌드위치를 먹는다. 관광객은 기둥 사이를 자유로이 오가고 기둥에 서서 만세를 외치며 사진을 찍는다.
이렇듯 많은 사람이 작품을 마음껏 활용하며 각자의 방식으로 예술과 소통한다. 작품을 갤러리 밖으로 꺼낸 결과다.
다니엘 뷔렌은 미술관의 권위에 대항했다.
이는 불과 200m 떨어진 루브르 박물관에 갇힌 수많은 명작과 그의 줄무늬 기둥 작품을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미술관을 벗어난 작품에서 권위는 사라졌고 소통과 공감만 남았다. 마르셀 뒤샹이 소변기를 미술관에 전시하면서 현대미술의 막을 열었다면,
다니엘 뷔렌은 줄무늬로 개념미술의 영역을 확장해 나갔다. 작가는 줄무늬를 ‘시각적 도구 Outil Visuel’라 명명하여 하나의 기호로 사용해왔다.
어떠한 사물을 만들지 않고도 줄무늬라는 시각적 효과를 수단으로 예술을 창조할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이후 폭 8.7cm, 신용카드 너비의 세로 줄무늬는 그의 아이콘이 되었다. 작가는 또한 1990년대부터 작품에 거울을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거울 역시 뷔렌에게는 하나의 시각적 도구로 작품을 수용하는 공간을 확대하거나 파편화 혹은 왜곡시키며 그 장소를 변모시키는 역할을 한다.

흑백 캔디 스트라이프 무늬가 다양한 길이로 배열된 이 기둥들은 마치 콘크리트 바닥에서 대칭적인 선으로 튀어나온 듯하다.

관람객의 시각과 공간 인식을 자극하는 매혹적인 설치 미술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