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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26 비극적 인생 속에서 불태운 예술혼-프리다 칼로

봉들레르 2015. 6. 27. 07:27

짙은 눈썹 아래, 커다랗고 새까만 눈망울을 지닌 멕시코 여인, 분노와 체념, 고독이 뒤엉킨 눈빛이 관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여성주의 작가 프리다 칼로의 자화상에는 그녀의 삶이 담겼다.
열여덟살 때 교통사고를 당한 뒤 32번에 걸친 수술을 했고, 바람둥이 남편과 세 번의 유산까지,

육체적으로 자유롭지 못했던 그녀는 거울을 통해 자신을 그리며 마음을 치유했다.

 

칼로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지 12년만인 1938년 멕시코시티 대학 갤러리 그룹전에 처음으로 출품했다가

프랑스 초현실주의 화가 앙드레 브르통(Andre Breton)의 찬사를 받으면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같은 해 루브르 미술관이 프리다의 자화상을 구입하면서 루브르에 입성한 최초의 중남미 여성 작가가 됐다.

이후 러시아의 혁명가 트로츠키(Leon Trotsky), 조각가 노구치(Isamu Noguchi),

사진작가 니콜라스 머레이(Nickolas Muray) 등을 만나 사랑에 빠지기도 했다.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던 칼로는 의사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리베라와 함께 과테말라 대통령 지지 시위에 참가 했다가 폐렴에 걸리고 말았다.

그는 10일 후인 1954년 7월 13일 남편 리베라가 지켜보는 가운데 고통과 애증의 세월을 마감했다.

 

 

 

 

 

 

 

 

 

 

 

 



멕시코 정부의 특별 허가로 이루어진 프리다 칼로전은 서울 올림픽공원 내 소마미술관에서 열린다.

국내 첫 전시인 '프리다 칼로-절망에서 피어난 천재화가'에 공개된 자화상은 모두 6점,

남편이자 벽화가인 디에고 리베라와의 사랑과 예술적 동맹을 엿볼 수 있는 걸작들,

그리고 프리다 칼로가 사용하던 장신구 등 다채로운 작품 100여점이  전시됐다. 
멕시코의 국보급 화가인 칼로의 작품은 이동과 반출이 극히 어려운데 보기 힘들다.

혁명을 꿈꿨던 사회주의자이자 삶의 고통을 예술로 달랬던 페미니스트 멕시코 여성 화가 프리다 칼로  작품의 손꼽히는 컬렉터가 마돈나다.

마돈나는 칼로 그림이 경매에 나오면 수백만달러를 주고 사들였다. "그림이 도발적이고 영감을 주기 때문"이라고 했다.

마돈나가 소장품 중 특히 자랑한 칼로의 그림이 있다. '원숭이와 함께 있는 자화상'이다.

서울 올림픽공원 소마미술관에서 열리는 '절망에서 피어난 천재―프리다 칼로' 전시회에서 같은 제목의 그림에서

 흰색 멕시코 전통 의상을 입은 칼로가 나뭇잎 사이에 있는 네 마리 원숭이에 둘러싸여 있는 모습이다.

칼로의 '원숭이…' 자화상 몇편 중 가장 뛰어난 것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정면을 응시하는 그의 두 눈이 보는 이 마음을 꿰뚫는 것 같으면서도 슬픔을 담은 듯 복잡하다.

원숭이와 함께 있는 자화상’(왼)의 칼로의 눈빛은 오만하다. 이 작품을 그렸을 당시 칼로는 교수로 재직 중이었음을 고려했을 때,

주변의 원숭이들은 그녀를 따르던 ‘프리다 사단’으로 예측할 수 있다.

이와 대비적으로 칼로가 유산 직후 그린 ‘목걸이를 한 자화상’(오)의 눈빛은 슬프고 처연하다.

짙은 눈썹과 수염은 중성적인 이미지로 자아낸다.

 ‘내 마음 속의 디에고’(왼)는 칼로가 두른 테우아나는 멕시코 종교적 예식 복장이다.

테우아나를 한 채 이마에 디에고를 그린 칼로의 디에고에 대한 갈망이 종교적 염원으로까지 이어진 듯하다.

‘우주, 대지(멕시코), 디에고, 나, 세뇨르 솔로틀의 사랑의 포옹’(오)의 디에고는

괴기스러우면서도 사랑스런 아이의 모습으로 그리며 디에고에 대한 애증을 표현했다.

 칼로의 눈에는 눈물이, 가슴에는 피가 쏟아진다.  

칼로는 디에고가 남긴 상처에 방황하며 지내다 사진가 니콜라스 머레이와 사랑에 빠진다.

머레이는 사랑스러운 칼로의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강렬한 색채의 대비에 눈길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