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omestic travel/강원내륙 184

황골보리밥

보리는 식이섬유 외에도 칼슘, 인, 아연, 비타민B2 등이 함유돼 있어 대표 건강식으로 손꼽힌다. 행구동에 위치한 '황골보리밥(대표: 유혜선)'에서는 구수하면서도 부드러운 보리밥 정식을 맛볼 수 있다. 유 대표는 30년간 무실동에서 순댓집을 운영한 친정어머니와 함께 10년간 식당을 운영하다 어머니가 편찮으시면서 업종을 바꿔 2014년 황골보리밥을 열었다. 어머니께 전수받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서울에서 호텔 양식 조리사로 일했던 남편 정경민 씨와 함께 음식을 만든다. 보리밥 특유의 거친 식감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불린 보리쌀을 삶은 뒤 하루 정도 냉장 상태에서 숙성시킨다. 보리밥은 쌀과 보리를 2:8 비율로 섞는데, 주문할 때 미리 이야기하면 보리밥만 먹을 수도 있고 쌀밥만 먹을 수도 있다. 따뜻하게 데운..

석회암 계단에 앉아

그는 햇빛이 쏟아지는 발코니가 붙은 아파트를 계약했고 스쿠터를 빌려 리파리 구석구석을 쑤시고 다녔다. 고대 그리스인들이 건설한 원형극장에 앉아 있을 때는 열아홉 살의 봄에 경험했던 찬란한 행복을 다시 음미할 수 있었다. 그는 대학 1학년 때 셔틀버스를 타고 연세대 원주캠퍼스로 내려가 학생식당에서 밥을 사먹고 노천극장에 앉아 하릴없이 시간을 보내던 시절을 이렇게 회상한다. “나는 시라쿠사의 퇴색한 석회암계단에 앉아 저멀리 희붐하게 빛나는 지중해의 수평선을 보며 열아홉 살의 봄에 경험했던 찬란한 행복을 회상했다. 모두 같은 색의 티셔츠를 입고 손을 높이 쳐든 채 〈젊었다〉를 부르던 그날을. 그럴 때 여행은 낯선 곳으로 떠나는 갈 데 모를 방랑이 아니라 어두운 병 속에 가라앉아 있는 과거의 빛나는 편린들과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