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travel abroad./Fukuoka(2023 Feb)

유후인 벽운장 (碧雲荘)

봉들레르 2023. 2. 19. 08:14

작가 다자이 오사무(1909~48)가 도쿄에서 하숙했던 건물 "벽운장 (碧雲荘)"이

오이타현 유후시 유후인으로 이축되어 관광시설 "유후인 문학의 숲"이라는 이름으로 오픈했다. 

벽운장은 도쿄 스기나미구에 있던 목조로 된 2층 일본가옥으로 다자이 오사무는 이 집에서 1936년 11월부터 약 7개월간 지냈다.

대표작 "인간실격"의 원형인 작품을 이집에서 집필했다.

도쿄 스기나미구가 벽운장 일대를 복지시설등을 건설하게 되어 소유자가 이전처를 찾고 있었다.

유후인의 전통여관 "오야도 니혼노아시타바(おやど二本の葦束)"의 여주인 하시모토 리츠코씨(67)가

지난해 1월 유후인의 관광지로 인수를 타진했다. 이축비용 약 2억엔도 부담했다.

한번 해체해 기둥등 많은 부재를 유후인에 옮겨 다시 지었다.

다자이 오사무가 살었던 8첩간(약4평인 방)도 재현되어 관람할 수 있다. 

 

다자이는 1936년 11월부터 7개월간 벽운장에 살았다. 약물중독으로 정신병원에 강제 수용됐다가 퇴원한 직후부터다.

이곳에서 대표작 <인간실격>의 원형격인 〈HUMAN LOST〉를 썼다. 아내 오야마 하쓰요와의 동반자살에 실패하고 돌아온 곳도 여기다.

그가 유후인의 숲에 살았던 것은 아니다. 본래 도쿄에 있던 벽운장을 허물게 되자, 건물째 옮겨왔다.

지난 4월 문을 열어 아직 여행자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목조건물 주변으로는 잔디가 너르다. 건물을 등진 의자들은 탁 트인 유후다케를 바라본다.

1층엔 카페와 갤러리가 있고, 다자이 등이 살던 2층 방들을 시간제로 예약해 책을 읽고 갈 수 있다.

원래는 2층 화장실에서 후지산이 보였다고 한다. 아내의 외도를 알게 된 다자이는 술에 취한 새벽,

이 화장실 창에 기대어 가슴을 쓸어내리며 훌쩍훌쩍 울었다.

이날의 기억을 “작고 새하얗고 왼쪽으로 살짝 기울어져 있던, 그 후지산이 잊혀지지 않는다(<후지백경>)”고 적었다.

이제 그 창으로 유후다케가 보인다. 유후다케의 별명이 ‘분고(오이타의 옛 이름) 후지’라고 하니 묘한 우연이다.

그의 어지러웠던 영혼이 이곳에선 안식을 찾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