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travel abroad./Morocco(2020 Feb)

모로코 전통 냄비요리 타진(Tajine)

봉들레르 2021. 12. 17. 07:37

 

대서양 옆에 위치한 아프리카의 모로코 왕국. 사하라사막과 연결돼 있어

물이 부족한 이곳에서 만들어내는 국물요리가  ‘타진’이다. .

 

수분 가둬 요리하는 토기 냄비

타진(Tajine)에는 여러 가지 뜻이 있다. 모로코에서 타진은 원래 ‘냄비’라는 뜻이다. 그런데 타진은 일반 냄비와 생김새가 조금 다르다.

뚜껑을 제외한 냄비 부분만 보면 속이 얕은 토기그릇처럼 보인다. 뚜껑은 동그란 고깔 모양이다.

모자 같은 고깔 모양의 뚜껑 냄비를 타진이라고 부르는데, 이 냄비를 사용해 만드는 국물요리도 타진이라 부른다.

타진은 사막을 떠도는 유목민인 베르베르족이 만든 요리기구로 알려졌다.

사막에서는 물이 귀해, 음식을 요리할 때도 물을 풍족하게 사용하기 힘들다.

그런데 타진을 이용해 요리하면 물을 적게 넣어도 국물요리를 쉽게 만들 수 있다.

끓일 때 생긴 수증기나 재료의 수분이 날아가지 않고 길쭉한 뚜껑에 맺힌 뒤 모여, 물방울로 흘러내려와 냄비 속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면 재료의 영양분 손실도 적을 뿐 아니라, 적은 물로도 수분이 풍부한 요리가 된다.

사하라사막과 인접한 모로코에서 타진이 전통요리로 이어져 내려온 이유다.

 

단백질과 식이섬유, 향신료의 조화

타진의 주재료는 고기와 채소다. 어떤 고기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소고기 타진도, 양고기 타진도 될 수 있다.

소고기나 닭고기, 양고기를 주로 사용한다. 고기 종류를 정했다면 고기를 한입거리로 잘게 썬다.

썬 고기는 올리브오일과 각종 향신료를 넣고 반나절 정도 재운다.

향신료는 강황, 계피, 샤프란, 생강, 카옌고추(Cayenne pepper) 등을 사용한다.

이 향신료들은 고기의 잡내를 없애주고 소화를 돕는데다, 몸에도 좋다. 강황은 항염증 효과가 큰 향신료다.

강황 속 커큐민이 염증을 일으키는 매개 인자를 차단해주기 때문이다. 또한 치매 증상을 예방하거나 늦추는 효과도 있다.

실제로 강황을 많이 섭취하는 인도인의 치매(알츠하이머) 발생률은 미국인의 4분의 1 수준이다. 생강은 충치 예방에 도움된다.

생강의 단맛을 내는 ‘라피노스’ 성분이 세균이 치아를 부식시키는 것을 억제한다.

생강의 매운맛을 내는 ‘6-진저롤’ 성분은 콜레라균같이 병원성 세균을 살균하는 효과도 있다. 올리브오일은 불포화지방산의 보고(寶庫)다. 올리브오일 속 불포화지방산은 심혈관질환을 예방할 뿐 아니라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 ‘리스테리아균’을 억제한다.

향신료에 잘 재운 고기는 살짝 볶은 뒤, 감자·양파·토마토·당근 같은 각종 채소를 넣고 타진에서 1~2시간 푹 끓여낸다.

이렇게 하면 타진이 완성된다. 고기는 단백질이, 채소는 각종 식이섬유가 풍부하며 몸에 좋은 향신료가 듬뿍 들어 건강식으로 손색없다.

또한 오래 끓여 만들기 때문에 고기는 연하고, 국물은 진한 맛이 우러나, 영양소 보충이 필요하지만

치아가 약한 장년층 등 누구나 먹을 수 있다. 재료의 냄비가 깊거나 크지 않아, 타진 뚜껑만 벗겨 식탁에 내놓는 경우가 많다.

 

타진, 이렇게 먹어보자

타진만으로는 탄수화물이 부족하기 때문에 모로코에서는 보통 빵이나 ‘쿠스쿠스’에 타진을 곁들인다.

쿠스쿠스는 밀가루 반죽을 잘게 썰어 쌀알처럼 조그맣게 만들어 익힌 파스타라고 생각하면 된다.

빵에 타진 국물을 찍어 먹거나, 쿠스쿠스에 타진을 얹어 먹는다. 타진은 쌀밥과도 궁합이 좋다.

흰쌀밥 위에 타진을 얹어 먹으면 타진 덮밥이 되고, 타진에 시중에 판매하는 카레가루를 약간 첨가한 뒤 끓여 밥과 함께 곁들이면

타진 카레라이스가 된다. 혈당이 걱정된다면 타진을 요리할 때 감자는 빼고, 현미밥과 함께 먹으면 된다.

감자도 채소라 큰 문제가 없을 것 같지만 혈당지수(GI)가 78~93 정도로 매우 높다.

혈당지수는 섭취한 음식이 몸에서 얼마나 빠르게 당으로 바뀌어 혈당을 올리는지 수치화한 값이다.

통밀, 메밀, 콩 등 곡류가 대표적인 저당 식품이다.

헬스조선

쿠스쿠스는 밀을 으깨고 쪄서 채소, 고기, 향신료 등을 곁들이는 마그레브 전통요리다. 나라와 지역마다 요리법이 다채롭다. 알제리, 모로코, 튀니지 3개국은 오랜 기간 “쿠스쿠스는 우리가 원조”라고 다퉈왔다. 알제리와 모로코 두 나라 사이의 갈등이 특히 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