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plan domestic/호남

순천 금둔사 납월매(金芚寺 臘月梅)

봉들레르 2020. 3. 20. 07:55

금둔사는 널리 알려지지 않은 작은 사찰이다.

호남고속도로 승주IC에서 상사호를 지나 낙안읍성으로 가는 고갯마루 중턱에 위치한다.

왕복 2차선도로 중간에 있는 주차장에 차를 대고 일주문을 지나 5분 정도 올라가면 납월매를 볼 수 있다.

납월매가 필 때 즈음엔 홍매화도 함께 만개해 매화 향이 코끝을 자극한다.

금둔사를 품고 있는 금전산은 바위산으로 규모는 작지만 설악산의 공룡능선과 비슷한 비경을 간직하고 있다.

한때는 석란이 유명했는데, 안타깝게도 전부 캐가는 바람에 이제는 그 흔적조차 볼 수 없다.

금둔사의 홍매는 선비들의 흠모를 받았던 토종 매화의 계보를 잇는다.
20여년 전 사찰이 중건될 때 고개 넘어 선암사 주지 지허스님이
낙안마을 조씨 집안의 고매에서 몇 그루 얻어와 경내에 심은 것이 오늘날의 금둔매다.
비록 수령이 짧아 가녀리고 성긴 가지지만 가장 먼저 붉은 꽃잎을 토해내
기어코 봄의 약속을 잊지 않는 생명력은 옛 시조의 글귀 그대로다.
아랫동네 매실농장의 왜매처럼 일시에 와락 꽃을 피워내지도 않는다.
그저 십여 송이가 피었다가 추위에 사그라지면 다음 십여 송이가 망울을 터뜨리는 식이다.
외롭게 봄의 길목을 지키고 있다가 봄볕 따스해지면 고개 넘어 선암매나 광양.해남의 청매에 영광을 물려주고
다음 봄을 기약하는 것이 금둔사 홍매인 것이다.




 금둔사의 홍매화는 단 6그루로 호젓한 절간에 조화롭게 녹아든 모습이 인상적이다.

고즈넉한 돌담에 기대거나, 담벼락 기왓장에 걸치는 등 서로 다른 장소에서 다양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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