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리 플래닛이 겐트(Ghent)를 `숨겨진` 보물 도시라고 설명한 걸 보면
이 도시를 모르는 사람들이 우리나라 사람만은 아니다.
론리 플래닛은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고
가 볼 생각조차 안 했던 유럽 최고의 도시`라는 말로 이 도시를 소개했다.
웬만한 유럽 도시 좀 여행했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이나
심지어 여행사 유럽 담당자들에게 물어봐도 겐트가 어디에 있는 도시인지,
거기에 가면 뭘 볼 수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겐트는 13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다.
한때 유럽에서 가장 돈 많은 도시였으며, 프랑스 파리 다음으로 두 번째 큰 도시였다.
14세기에는 6만명 이상이 살며 막강한 경제력과 자부심 넘치는 문화로 넘쳤던 곳이지만 근세에 들어 존재감도 점차 사라졌다.
그러나 그 덕분에 두 번의 세계대전에서 거의 피해를 입지 않아
유럽 도시 중에서 중세 모습을 거의 그대로 보존한 행운의 도시이기도 하다.
겐트는 무엇보다 보행자와 자전거의 천국이다.
이유는 이 도시가 길게는 1300년에서 적어도 몇백 년이나 되는 문화재급 건축물로 채워져 있어 자동차 길을 만들기는 불가능하다.
수많은 중세 건축물 중에서도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도시 한가운데 이렇게 큰 성이 있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거대하게 버티고 있는 `백작의 성`이다.
성이 유명해진 건 정부의 맥주 값 인상에 반대해 성을 점거하고 농성했던 겐트 대학생들 때문이다.
농성에도 불구하고 맥주 값은 정부 받침대로 크게 인상됐다.
겐트에는 두 가지 미술이 공존한다.
중세 시대 대표적인 화가이자 세계 최초로 유화를 만든 미술계 거장인 반에이크로 대표되는 클래식 미술은 물론이고
거리 낙서로 알려진 그라피티 역시 겐트의 자랑거리다. 미술 애호가들은 세계 최초로 유화 기법을 만든 거장 반에이크가 남긴
불후의 걸작인 `신비한 어린 양에 대한 경배`를 보기 위해 기꺼이 겐트를 찾는다.
그라피티는 주로 스프레이를 이용해 거리에 있는 건물 벽면에 그림이나 메시지를 남기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사회적 또는 개인적 반항의 표현이기도 했다.
겐트시는 도시 곳곳에 작품을 그릴 수 있도록 적극 후원은 물론 그라피티 거리까지 조성하고,
거리 낙서 지도도 배포한다.
겐트는 오래된 도시지만 생각과 행동은 그 어느 도시보다 혁신적이고 현대적이다.
대표적인 예가 `목요일에는 채식(Thursday Veggieday)` 캠페인이다.
겐트시가 2009년부터 매주 목요일을 채식의 날로 지정한 이 캠페인은 단순히 건강용 채식 장려 운동이 아니다.
전 세계 사람들이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식물성 식품을 섭취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공정 음식을 지원하고 나아가 사람, 동물, 자연, 기후까지 보호하자는 취지다.
겐트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 두 가지가 있다.
시내 한가운데 있는 티에른텐 벌렌트 (Tierenteyn Verlent) 매장에서 파는 현지 머스터드.
또 하나는 마치 사람의 코와 비슷하다고 해서 `겐트 코`라고 부르는 말랑말랑한 산딸기 맛의 쿠버돈 캔디다.
겐트 이외 지역에서는 구매할 수 없다고 하는데, 이유인즉 캔디의 유효 기간이 최대 3주이기 때문이다.
겐트는 밤의 도시이기도 하다. 만약 겐트에 갔다면 일몰 전에 떠나면 안 된다.
어둠이 깔리면 불이 켜지고 이 오랜 중세 도시는 더욱 신비하게 변한다.
벨기에 플랜더스 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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