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omestic travel/전라내륙

최초의 간이역인 춘포(春浦)역

봉들레르 2018. 6. 1. 12:06

 

 

 

 

 

 

 

 

 

 

 

 

 

 

 

 

 

 

 

 

 

 

 

 

 

 

 

 

 

 

 

 

 

 

 

 

 

 

 

 

 

 

 

 

 

 

 

 

 

 

 

 

 

 

 

 

 

 

 

 

 

 

 

 

 

 

 

 

“1938년, 과연 그곳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졌는가?”

장편소설 「춘포」(春浦)는 1938년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평범했던 청년 해준이 모순된 현실 속에서 어떻게 변해가는지의 과정을 통해

우리는 지난 역사의 암담했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제1부 강물은 흐른다

일제강점기인 1938년을 배경으로 하여 만경강변의 춘포에 위치했던 일본인 호소가와 농장장의 딸 미유키와

그 농장 소작인의 아들 정해준의 애틋한 사랑이 시작된다. 두 사람은 전주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었는데,

기차통학을 하면서 사랑을 싹틔워간다.

한편 전주천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친구 도형비의 계략으로 인해

학생보도연맹 선생들에게 걸려 곤욕을 치루기도 하지만 두 사람의 사랑은 변함이 없었다.

춘포에 돌아온 날 저녁에도 만경강변을 걸으면서 가슴 벅찬 사랑을 나누었는데, 이것을 미유키의 아버지 에토가 발견하고 만다.

에토는 두 사람을 어떻게 해서든지 떼어놓아야겠다고 마음먹는다.

제2부 사랑하면 할수록

두 사람의 사랑은 처음부터 이루기가 너무 힘들었는지도 모른다.

미유키의 아버지 에토는 해준의 아버지인 정혁규를 불러다가 은근한 위협을 가하면서 해준을 단념시키도록 한다.

그래서 해준은 전주고보를 졸업하고 사범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연락을 하지 않기로 한다.

편지로 서로의 안부를 묻고 사랑을 전하는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어느덧 졸업을 하고 해준은 전주사범학교에, 미유키는 경성여자사범학교에 진학을 하게 되었다.

여름방학을 맞이하여 해준은 경성으로 올라가서 미유키를 만나 하룻밤을 보내게 되었다.

그때 해준의 아버지 정혁규는 지독한 가뭄으로 인해 물싸움을 하다가 경찰주재소에 끌려가게 되었고,

어머니 박씨부인이 에토를 찾아가서 통사정을 하는 바람에 간신히 풀려날 수 있었다.

제3부 이별보다 더한 기다림

불행한 사건은 또 있었다. 해준의 동생 봉혜는 빚 때문에 일본인 고리대금업자 이찌로의 집에서 식모살이를 하고 있었는데,

이찌로가 봉혜를 범하고 말았던 것이다. 백중날 이 사실을 알게 된 정혁규는 낫을 들고 이찌로를 찾아가서 상처를 입히고 만다.

해준은 이리경찰서에 갇힌 아버지를 구명하기 위해 전주에서 급히 돌아왔고, 에토를 찾아가서 도움을 요청하게 된다.

에토는 아버지를 구해줄 터이니 미유키를 잊으라 요구하고, 해준은 어쩔 수 없이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때부터 해준은 미유키의 편지를 반송시키고, 연락하지 않는다.

한편 해준은 사범학교에서도 민족차별적인 쓰시마 교장으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받게 된다.

그러던 중에 친구 김완길에게 이끌려 청수동 독서회를 찾게 된다.

청수동 독서회는 임시정부의 기관지와 금서를 돌려 읽는 모임이었다.

여기서 해준은 내선일체의 허황성과 민족의 아픔을 하나씩 알게 된다.

하지만 헌병대가 이 사실을 알게 되고 어느 날 급습을 하여 해준은 점점 위기 속으로 빠져들게 되었다.

친구 김완길은 어디론가 숨어버리고 헌병대는 학교까지 찾아와서 해준을 구타하며 독서회와의 연관성을 캐려고 하였다.

해준은 심한 모멸감과 분노를 느끼게 되었고, 이튿날 헌병대로 출두하라는 말에 어찌할 바를 모른다.

그날 밤 해준은 서화실로 가서 완성하지 못했던 그림을 그리고,

수공실에서 들고온 알콜램프를 바닥에 내던져서 불을 지르고 만다.

그런 후 기차를 타고 삼례철교에 이르러 비비낙안으로 불렸던 아름다운 만경강으로 뛰어들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미유키는 ……

춘포가 고향인 평범했던 조선의 청년 정해준은 일본인 미유키와의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사랑과 이별의 과정,

 그리고 불행한 가족사를 통해 차츰 민족의식이 차츰 싹트게 된다.

해준과 미유키는 민족을 뛰어넘은 순수한 사랑을 하고,

두 사람을 중심으로 하여 등장하는 인물들은 이 시대의 모순과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평범했던 청년 해준이 모순된 현실 속에서 어떻게 변해가는지의 과정을 통해 우리는 일제강점기의 그 시대상을 엿볼 수 있다.

이 소설에서는 주요 등장인물 12명 이외에도, 약 20여 명의 다양한 등장인물이 등장하여 역할별로 시대의 현실을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익산 근대 여행의 출발점, ‘춘포역’

민들레 홀씨가 솜털처럼 깔린 춘포역. 춘포는 우리말로 '봄개'라 불리기도 했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역사(驛舍)인 춘포역 내부엔 춘포의 역사(歷史)를 살펴볼 수 있는 자료들을 전시해 놓았다. 춘포역은 1914년 첫 업무를 시작할 당시 모습이 비교적 온전하게 남아 있다.

“옛날에는 이 일대까지 만경강 바닷물이 들어와서 다 뻘밭이었대요. 일제강점기 때 일본이 제방공사를 해 농경지를 만들면서 이곳 마을이 형성된 것이지요. 여러 전라선 역사가 그렇듯 춘포역 역시 일본인들이 붙인 ‘오오바역(大場驛)’이라는 이름으로 개통해 당시 ‘이리’였던 익산과 전주를 연결하는 전라선 보통역으로 출발했습니다. 주요 목적은 쌀 수탈이었고, 일본은 이곳에서 수탈한 쌀을 군산항으로 실어 나르거나 수탈을 위해 필요한 물자들을 이 춘포역을 통해 들여 왔어요. 역 이름은 대장역으로 불리다 1996년 춘포역(春浦驛)으로 개칭했습니다.” 춘포 토박이이자 춘포역의 관광안내를 담당하는 이상열(64)씨는 “춘포역 일대는 익산의 근대 이야기의 보고(寶庫)”라고 했다. 1914년에 지어진 춘포역은 켜켜이 쌓인 시간만큼 공간에 얽힌 사연이 깊다. 오래도록 ‘대장역’이라 불렸다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춘포역 주변은 드넓은 평야로 이뤄졌다. 남쪽으론 호남의 젖줄인 만경강 물줄기가 이어진다. 비옥한 땅은 벼농사 짓기에 최적이었고, 토지 조사를 마친 일본인들은 지금의 춘포면 일대에 대규모 농장을 건설·운영하며 그들만의 세상으로 삼았다. 수탈의 역사부터 춘포역을 통해 익산 섬유공장으로 통근하던 여공들이 많아 ‘딸촌’이라 불렸다던 이야기까지, 춘포역 이야기를 담은 자료들이 역사 안팎에 전시돼 있다. 슬레이트를 얹은 맞배지붕의 춘포역사는 일제강점기 소규모 철도역사의 전형을 보여주는 등록문화재.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역사이기도 하다. 이씨는 “익산 소재 중·고등학교를 다니고, 전주에서 대학을 나온 자신에게 춘포역은 통학 열차이기도 했다”며 “춘포역은 폐역이 되기 전까지 춘포면 주민들의 일상을 실어나르는 상징적 공간이었다”고 했다. 개방 시간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6시. 매주 수·토·일요일엔 관광안내원이 상주해 춘포마을의 옛이야기를 들려준다.

◇일본 가옥·도정공장··· ‘대장촌’ 이야기

춘포마을의 '익산 춘포리 구 일본인 농장가옥'의 외관. 100여 년 전 일대 대지주였던 호소카와 가문이 농장 운영을 위해 마련한 곳으로, '에토 가옥'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일제강점기 지어진 춘포도정공장. 오랜 시간 은둔하고 있는 듯 했던 도정공장은 새 주인을 만나면서 문화 공간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춘포마을은 일제강점기 쌀 수탈의 흔적과 해방 이후 근대 농촌 지역의 생활상을 살펴볼 수 있는 유산이 비교적 온전히 남아 있어 골목 답사를 하기 좋다. 호소카와 농장 주임관사, 익산 춘포리 구 일본인 농장가옥(등록문화재·에토 가옥)과 춘포도정공장(구 대장도정공장, 구 호소카와 도정공장)은 100여년 전 이야기를 ‘소환’한다. 일본인 농장가옥 등은 일본인 대지주 호소카와 가문이 농장 운영을 위해 지은 곳이다. 2층 목조 건물은 1920년대 일식 가옥의 원형과 당시 쓰였던 자재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골목 안쪽엔 108년 세월을 이고 지고 온 양철 지붕의 춘포도정공장이 있다. 이 역시 호소카와 모리다치가 세웠다. 지상 1층, 연면적 3852㎡의 큰 규모로 해방 직후 ‘신한공사’로 시작해 소유자만 몇 차례 바뀌었을 뿐 주로 정부양곡도정업을 해오다 1998년 문을 닫았다. 한동안 방치돼 있던 이곳은 몇 해 전 새 주인을 만나면서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세 곳 모두 사유지인 데다 시설 보존을 위해 전면 개방하지는 않지만, 춘포도정공장의 경우 전시나 문화 행사가 진행되는 기간에 한해 탐방이 가능하다. 춘포마을엔 1902년 첫 예배를 올린 ‘대장교회’를 비롯해 ‘대장미용실’ ‘대장촌 중국집’ 등 여전히 ‘대장’이라는 옛 지명을 사용한 간판들이 눈에 띈다.

'삼산의원'을 이전·복원해 익산의 근대 역사에 대해 알리고 있는 익산근대역사관. '솜리'라 불렸던 '이리'에 대한 기록도 남아 있다.
산근대역사관 뒤편으로 가면 삼산의원의 흔적들이 남아 있다.

익산의 근대 역사를 테마로 스탬프투어를 이어가고 싶다면 차로 10여 분 거리에 있는 중앙동 익산근대역사관도 코스에 넣어볼 만하다. 독립운동가이자 의사였던 삼산 김병수가 1922년 개원했던 ‘삼산의원’을 이전·복원한 공간에서 익산과 지금은 사라진 지명 ‘이리’라는 도시의 역사와 만난다. 1896년 대장촌의 ‘이마무라 농장’을 시작으로 1918년까지 이리에만 무려 13개의 농장이 세워진 이

◇반세기만에 열린 비밀의 숲

'아가페정원'은 고 서정수 신부의 손길을 탄 나무와 풀이 자라 숲을 이루고 있다.

지금 익산으로 향하는 여행객들 사이에서 가장 주목받는 곳은 황등면 아가페정원이다. 지난해 9월, 50년 만에 일반인들에게 완전 개방한 ‘비밀의 숲’이다. 개방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코로나 재확산으로 문을 닫았다가 지난 12일 전면 개방했다. 전라북도 공식 민간정원 4호로 지정된 이곳은 1970년 고 서정수 신부가 무료 노인복지시설인 아가페정양원을 설립하면서 시설 내 어르신들의 건강 관리와 노후, 시설 운영을 위해 나무를 심으며 시작됐다.유와 도시 변천사가 자료 형태로 전시돼 있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나 이익을 목적으로 가꾼 정원이 아닌 반세기에 걸쳐 노인들을 위해 정성으로 간직해온 숲은 그 자체로 잔잔한 감동을 준다. 개방 후 첫 단풍철이었던 작년 10~11월에만 주말 하루 평균 2500명이 다녀갔다. 개방 후 첫 봄을 맞이하는 올봄도 그에 못지않는 방문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이곳 최명옥 원장은 “신부님이 정원을 가꿀 당시 훗날 시민들이 찾아와 쉬어가는 곳이 되었으면 하셨는데, 그 뜻을 이룬 것 같다”고 했다.

노인 복지 시설 '아가페정양원'의 정원이었던 '아가페정원'은 지난해 9월 전면 개방 후 올해 첫 봄을 맞았다. 5월 초·중순까지는 '고려 영산홍 터널' 꽃길을 거닐어 볼 수 있다.

개방 전에도 아가페정원은 아는 사람들만 찾는 비밀의 숲이었을 뿐 대문을 닫아두는 폐쇄적인 곳은 아니었다. 입구에 들어서 안내판이 있는 탐방로를 따라가면 ‘포멀가든’ ‘당단풍나무 쉼터’ ‘메타세쿼이아 산책길’ 등을 차례로 만난다. 10만㎡(3만 평)에 달하는 삼각 형태의 정원에는 메타세쿼이아, 섬잣나무, 공작단풍 등 수목 17종 1416주가 식재돼 있다. 거의 모든 나무는 50년 이하 수령이 없을 정도로 서정수 신부가 심었던 당시부터 함께해오고 있다.

 

유럽식 정원처럼 꾸며놓은 포멀가든은 개방을 계기로 새로 꾸민 공간이다. 메타세쿼이아 나무 앞 벤치에 앉아 잠시 숨을 고르면 천국이 따로 없는 듯하다. 다시 산책로를 따라가면 거대한 메타세쿼이아 길과 만난다. 2열로 빽빽하게 줄 선 40m 높이의 메타세쿼이아 나무 사이에 서면 누구나 입이 떡 벌어진다. 지금 가면 ‘고려 영산홍 터널’을 거닐 수 있다. 휴관일인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까지 무료 개방한다.

익산 '달빛소리수목원'의 마스코트인 '황순원의 소나기 나무'.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 속 소년과 소녀가 갑자기 내린 소나기를 피해 수숫단에 몸을 숨겼던 장면을 연상케하는 나무라 해서 '소나기 나무'라는 별칭을 얻었다.

아가페정원과 함께 익산 스탬프투어 코스로 이름 올린 춘포면 달빛소리수목원은 ‘황순원의 소나기 나무’가 마스코트다. 500년이 넘는 마을 수호신 당산나무는 마치 조각이라도 한 듯 나무의 몸통이 동굴처럼 비어 있어 신비로움을 자아낸다. 소설 ‘소나기’ 속 소년과 소녀가 비를 피해 들어간 수숫단처럼 소나기라도 만나면 ‘나무 동굴’ 안에 몸을 숨길 수 있다고 해 소나기 나무란 별칭을 얻었다. 이곳 대표가 전국 각지에서 20여 년간 수집한 희귀 고목들도 볼거리다. 수목원 내 2층 카페에선 수목원과 함께 일대 들판이 내려다보인다.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하며 입장료는 성인 3000원, 어린이 2000원이다.

4000여 개의 항아리가 수놓은 '고스락'에선 장이 익어가는 냄새가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른다.
'고스락'의 항아리 정원을 위에서 내려다 본 풍경.

‘항아리 정원’도 이색적이다. 함열읍 고스락은 10만㎡(3만여 평) 대지에 4000여 개 항아리가 숨 쉬는 전통장 발효·숙성 테마 정원이다. 열 맞춰 놓인 항아리마다 전통 방식으로 만든 된장, 간장 등이 익어간다. 사연이 있는 이색 항아리도 있다. 전망대에 오르면 항아리 정원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드라마 ‘더킹, 영원의 군주’ 촬영지로 알려지며 중년 주부, 젊은 연인도 많이 찾는다. 카페에서는 고스락정원에서 채취한 솔잎과모과로 만든 효소차 등 각종 발효액을 활용한 차와 에이드를 맛볼 수 있다. 테라스에 앉으면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나는 구수한 장 냄새에 코를 킁킁거리게 된다. 탐방객들의 화제도 기승전 ‘장맛’ 이야기로 넘쳐난다.

◇미륵사지에서 야경 감상

해 질 녘의 미륵사지 서탑

익산 스탬프투어의 출발을 춘포역 근대 이야기로 시작했어도 익산에선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백제역사유적지구를 지나칠 순 없다. 백제의 도읍과 연관된 백제 후기의 유산으로 왕궁리 유적 미륵사지를 포함한 8개 문화유산이 있다. 백제 무왕대에 조성된 왕궁터였던 왕궁리 유적은 초록빛 가득한 지금이 가장 예쁠 시기다. 유적 중심부에 있는 왕궁리오층석탑(국보)은 기단부가 파묻혀 있던 것을 1965년 해체·보수 과정에서 원래의 모습을 찾았다. 이 과정에서 출토된 사리장엄 등 유물 이야기는 인근 국립익산박물관에 가면 만나볼 수 있다.

박물관 옆 미륵사지는 석탑 절터 중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손꼽힌다. 연못 가까이 있는 포토존에 서면 연못에 비친 나무와 탑 사진을 찍을 수 있어 사진동호인들이 즐겨 찾는다. 익산의 일몰 명소로는 웅포곰개나루가 유명하지만 일몰과 야경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다면 미륵사지에서 여행의 마침표를 찍는 것도 괜찮다. 1300여 년의 시간을 거슬러 신비롭고 고즈넉한 백제의 밤과 조우할 수 있다.

스탬프투어는 숨은 그림 찾기 하듯 구석구석 찾아다니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여행법이다. 익산 스탬프투어의 경우 스마트폰에서 ‘익산시 스마트 관광 전자지도’ 홈페이지에 접속·로그인 해 스탬프투어 코스를 방문하면 위치 기반 시스템에 의해 자동 스탬프를 획득한다. 총 23곳 중 5곳 이상만 스탬프를 획득해도 완주인증서를 신청·발급받을 수 있다. 이민경(37) 익산시 문화관광산업과 주무관은 “완주 선착순 이벤트 선물로 커피 기프티콘이나 수건을 주는데 어렵지않게 도전해 수건을 받아가는 어르신들도 있더라”고 했다.

[ 가을 전어도 울고 간다는 봄 우어회 한 접시 ]

매콤 새콤한 채소 무침을 곁들이면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살아나는 '웅포식당'의 우어회. 취향에 따라 상추나 김에 싸 먹기도 한다.

익산 스탬프투어 코스 근처 맛집

봄에 익산, 그중에서도 금강 근처에 간다면 맛봐야 할 것이 있다. ‘우어(웅어)회’다. 본명은 웅어지만 우어라 불린다. 웅어는 뼈째 먹는 생선으로 무기질과 비타민이 풍부한 청어목 멸칫과의 바닷물고기다. 웅어는 맛이 좋아 조선시대 임금님에게 진상하던 귀한 물고기로 알려졌다.

익산 웅포곰개나루 부근엔 우어회를 하는 식당들이 몇 곳 있다. 그중 원조 우어회는 1대 송양선씨가 처음 우어회를 선보이기 시작해 지금은 딸 윤성숙(65)씨와 윤씨 아들 노상원(38)씨 모자가 3대에 걸쳐 60여 년째 운영하는 곳. 햇우어회를 썰어 초장에 찍어 먹는 이들도 더러 있지만 대개는 채소와 고추장 양념에 회를 버무려 내는 ‘우어회 무침’을 찾는다. 뼈째 먹어 식감이 독특한 데다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난다. 주인 윤성숙씨는 “봄에 더 맛있게 느껴지는 이유는 살이 오르는 산란기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어회(소 4만원, 대 6만원)와 돌솥밥이 곁들여 나오는 우어회정식(1인 2만원)이 인기다.

웅포식당은 익산시 향토음식점으로 선정된 곳이다. 양념에 무쳐 내는 우어회(4만·6만원)는 담백한 맛이 난다. 우어회와 함께 밥을 주문하면 비벼 먹을 수 있는 커다란 대접을 준다. 우어회를 어느 정도 먹다가 밥에 넣어 쓱쓱 비벼 먹으면 맛있다. 두루치기(1만2000원)와 한우육회비빔밥(1만원) 등 메뉴가 다양하다.

함열읍 ‘고스락’ 내 이화동산에선 깔끔한 한정식을 맛볼 수 있다. 수제 떡갈비와 계절 반찬이 나오는 한상(1인 1만5000원), 솥밥을 곁들이는 솥밥한상(1만8000원), 보리굴비 한상(2만2000원), 고스락 한상(3만원) 등 가격대에 따라 상차림이 달라진다. 고스락에서 만든 유기농 장류로 맛을 낸 반찬과 찌개는 자극적이지 않고 깊은 맛이 난다.

'고스락'에선 유기농 장으로 만든 한정식뿐 아니라 발효액으로 만든 건강한 차와 에이드도 맛볼 수 있다.

춘포역 부근 싱그랭이는 현지인들이 편안하게 즐겨 찾는 우리 밀 칼국수집이다. 버섯칼국수(1인 7000원)를 주문하면 냄비에 전골처럼 나온다. ‘샤브샤브쇠고기 추가’(5000원)는 선택 사항이다. 건더기를 건져 먹은 후 다진 채소와 밥을 넣어 볶아 먹는 게 코스다. 단골로 보이는 한 손님은 “국물이 많으면 짱게(짜니까) 좀 덜어내고 볶아야 맛있다”고 조언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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