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남동쪽, 태평양과 중앙산맥 사이. 그곳에 타이동이 있다. 3,000m급 고산부터 평야까지 지형이 매우 다채롭지만, 인구는 겨우 24만명 정도. 어디든 붐비지 않고, 뭘 하든 급할 것이 없다. 진정한 '슬로우 시티'다. 그런데 타이동의 반전은 여기에 있다. 느리고 고요한데, 결코 심심할 틈을 주지 않는다. 예술 센터, 원주민 문화, 국제 열기구 축제와 아웃도어 스포츠…. 한적함과 다이내믹함이 이토록 한 도시에 공존할 수 있다는 사실이 그저 놀라울 따름. 거기엔 감히 '낙원'이란 수식어를 붙여 봐도 한 점 거리낌이 없다. 가오슝역에서 기차로 약 2시간이면 타이동역에 도착한다.
'타이동에서는 어디서나 예술가를 만날 수 있다'는 농담이 있다. 그 말이 농담이 아닐 수 있겠다고 생각한 건 판타지 톄화 단지를 방문한 뒤의 일이다. '단지'라는 이름에 맞게 철도 예술촌, 톄화 음악 마을, TTstyle 원주민 문화 창의관, 타이동 스토리 박물관 등 문화 예술 공간들이 모두 몇 걸음만 가면 닿을 정도로 총집결해 있다. 낮에는 낡은 기차 선로를, 밤에는 풍등이 수놓인 거리를 음악과 함께 천천히 걸어 보는 것. 판타지 톄화 단지는 존재 자체가 '판타지'다.
화동종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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