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travel abroad./California(2024. Feb)

7-2 품격있는 J. 폴 게티 미술관(J. Paul Getty Museum)

봉들레르 2024. 4. 25. 08:21

천사의 도시 로스앤젤레스(Los Angeles)는 예술의 도시다.
‘영화의 성지’ 할리우드를 품고 있어서만은 아니다. 미국 전역을 통틀어 가장 많은 미술관과 박물관이 있다.
서부의 심장인 LA는 동부에 비해 미술관이 훨씬 늦게 지어졌지만, 미국의 다른 주에서 볼 수 없는 예술 생태계가 있다. 서부 지역 부호들의 기부금과 기증으로 설립된 미술관들에는 고흐, 세잔, 드가, 마그리트, 마네, 모네, 피카소 등 역사적인 명화는 물론 동시대를 이끌어가는 ‘지금의 예술’들이 한데 모여 있다. 19세기 후반부터 아시아계 등 수많은 국적의 이민자를 받아들이며 성장한 도시여서일까. LA 예술계가 받아들이는 문화의 스펙트럼은 다른 어느 주보다 넓고도 깊다. 그런 LA에서 올해 유난히 많은 예술 행사가 열린다. 세계 최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데스티네이션 크렌쇼’가 2.1㎞ 대로를 따라 펼쳐진다. 그래미상을 받은 아티스트이자 유명 컬렉터인 드레이크는 문화예술계에 전설처럼 회자하던 ‘루나 루나’를 다운타운LA에 복원했다. 루나 루나는 1987년 독일 함부르크에 혜성처럼 등장했던 예술 놀이공원으로 장 미셸 바스키아, 데이비드 호크니, 로이 리히텐슈타인, 살바도르 달리, 키스 해링 등 당대 최고 예술가 30여 명이 참여한 프로젝트다.

캠퍼스 투어 후 761번 버스로 The Getty 이동

 

미국 역사상 최고의 석유 재벌 폴 게티(1892~1976)는 전 세계에서 수집한 개인 소장품을 LA에 묻었다. 태평양 연안 퍼시픽 팰리세이즈에 있는 게티 빌라, 샌타모니카산 해발 270m 언덕에 자리 잡은 게티 센터 등 두 곳의 미술관을 지었다. 게티 빌라의 언덕 아래엔 태평양의 거친 파도가, 게티 센터의 꼭대기에선 LA시와 주변 산맥이 한눈에 들어온다.
게티 센터는 연간 180만 명이 찾는, 미국에서도 관람객이 가장 많은 미술관이다. 리처드 마이어가 산 위에 설계한 요새 같은 이곳은 산 아래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트램을 타야 갈 수 있다. 5분가량 트램을 타고 오르면 완벽한 내진설계와 방재 시설로 지어진 명작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미술품 수집광이던 게티는 1954년 자신의 집에 갤러리를 열어 소장품을 전시했다. 인근에 고대 건축 양식의 새 미술관을 지었는데, 그게 게티 빌라다. 1974년 미술관으로 개관했지만 게티는 정작 이 미술관은 가보지도 못했다. 개관 후 2년 뒤 사망하면서 그는 6억6000만달러의 유산을 남겼다. 소장품이 늘어나자 게티 재단은 1997년 게티 센터를 지었다. 게티 빌라에는 고대 그리스, 로마, 에트루리아 유물이 전시돼 있고 게티 센터엔 미국과 유럽 근현대 미술품이 진열됐다.
두 곳만 다 돌아봐도 하루가 모자라다. 게티 빌라의 하이라이트는 전망 좋은 야외 레스토랑과 유럽식 호화 정원. 게티 센터는 기획전시 외에도 웨스트 파빌리온에 고흐, 렘브란트, 모네 등 명화들이 모여 있다. 게티 센터 안엔 100만 권 이상의 장서와 200만 장이 넘는 사진을 소장한 게티연구소도 있다. 방문 시간 등을 미리 예약해야 하는데, 주차비를 제외하면 모두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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