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2022년

분나무단풍

봉들레르 2022. 10. 29. 08:42

 

폐백은 다람쥐나 청설모가 맡고,

경비에는 엄나무,

경호에는 화살나무,

식수 담당은 물에 대한 아픔이 있는 고로쇠나무가 하고,

술 담당은 절대 자작나무 시키지 말고 소태나무한테 일임하고

바텐더는 잔대가 맡고,

음악은 국악으로 가서 꽹과리는 치자나무

피리는 버드나무

북은 북나무

스피커는 꽝꽝나무

노래는 오소리가 제격.

사회는 주목나무가 좋겠고

식권담당 이팝나무

축의금 접수는 은행나무

화촉은 산초나무

화장실 안내는 뽕나무 쥐똥나무 다 사양하고 싸리나무로 가라.

신부화장은 분나무

조명은 반딧불

박수는 손바닥 붉을 때까지 단풍나무가…

주례는 누가 맡으면 될까 고심해도 끝내 떠오르지 않았다.

'시골에서 > 2022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11. 01~08  (0) 2022.11.09
10. 24 ~ 31  (0) 2022.10.31
10. 18 ~ 22  (0) 2022.10.23
가우라 씨방  (0) 2022.10.22
가을 열매  (0) 2022.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