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연출

산청삼매(山淸三梅), 호남 오매(五梅)

봉들레르 2022. 3. 17. 18:34

정옥임 씨가 접붙여서 길러낸 내로라하는 명매 후계목의 매화. 왼쪽부터 화엄사 화엄흑매, 송광사 송광매, 산청 정당매, 백양사 고불매, 통도사 자장매, 화엄백매, 안동 도산매. 모두 정 씨가 찍은 사진이다.
단속사터에 있는 정당매
산천재 앞 남명매
남사마을 원정매

경남 산청의 ‘삼매(三梅)’가 있다.

단속사 옛터에다 고려말 한학자 강회백이 심었다는 정당매와 남명 조식이 말년에 세운 산천재 앞에서 자라는 남명매,

그리고 산청 남사마을의 원정매를 합쳐 ‘산청삼매’라고 부른다.

정당매도, 남명매도, 그리고 본래 나무는 늙어서 말라 죽고 그루터기만 남은 원정매도

대구수목원 ‘매화원에서 자라고 있다.

모두 500살에서 600살 사이의 늙은 나무들이다.

화엄사의 흑매
선암매
백양사의 고불매

전라도의 ‘호남 오매(五梅)’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4대 매화’도 망라한다.

정원에는 꽃이 너무 붉어 검게 보인다는 구례 화엄사의 흑매도 있고,

순천 선암사의 법당 무우전을 온통 구름처럼 장식하는 선암매도 있으며,

기품 있는 꽃을 짙은 향과 함께 피워올리는 장성 백양사의 고불매도 있다.

안동 병산서원 마당에서 마주 보고 자라는 병산 백매와 병산 홍매도 있고, 하회마을의 서애매,

도산서원의 도산매도 있다. 강릉 오죽헌의 율곡매도 있고, 청도 운문사의 운문매도 있으며 양산 통도사의 자장매도 있다. 하나하나 세어보니 명매만 열여덟 종류다.

명매 중에 열여섯 종류는 한 그루씩 있고,

전남대 교정의 대명매와 보성의 납월설중매는 각각 두 그루씩 있으니 모두 스무 그루다.

여기다가 명매는 아니지만, 용의 형상처럼 가지를 뒤틀며 자라는 특징적인 매화나무 운용매와

붉은 꽃잎에 노란 꽃술의 흑룡금매 등 독특한 품종의 매화나무 다섯 그루를 보태면

매화정원에서 자라는 매화나무는 모두 스물다섯 그루다.

 

정당매는 통정공 회백(通亭公 淮伯) 선생과 통계공 회중(通溪公 淮仲) 형제가 유년시절 지리산 자락 신라고찰 단속사(斷俗寺)에서 공부하던 시절 심은 매화다. 그 후 통정선생께서 벼슬이 정당문학(政堂文學)겸 대사헌에 이르렀다 하여 후대인들과 승려들로부터 정당매로 불리면서 630여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보존되어 오고 있다. 1982년부터 경남도 보호수로 지정되었다.

 

올해 수령 461년을 맞는 남명매는 실천 유학의 대가 남명 조식 선생이

61세이던 명종 16년(1561년)에 직접 심은 것으로 전해진다.

산천재 앞뜰에서는 지리산 천왕봉이 한눈에 들어와 매년 봄이면 많은 매화 탐방객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원정매는 고려조 원정공(元正公) 하즙[河楫]이 심은 것으로 수령이 670 여년이나 되었으며

원 둥치는 수명이 다하여 고사되고, 살아 생전에 번식시킨 씨앗에서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여

아름다운 홍매화로 다시 태여나 온누리에 은은한 향기를 내품으며 세상을 밝혀주고 있다.

 

 

 

매화를 감상하는 네 가지 기준

청나라 사람 궁몽인(宮夢仁)은 ‘독서기수략(讀書紀數略)’에서 ‘매유사귀(梅有四貴·매화를 감상하는 네 가지 기준)’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첫 번째 ‘가지가 드문 것이 귀하고, 번잡한 것은 귀하지 않다’.

두 번째 ‘늙은 것이 귀하고, 젊은 것은 귀하지 않다’.

세 번째 ‘수척한 것이 귀하고, 비대한 것은 귀하지 않다’.

네 번째 ‘다소곳이 오므린 것이 귀하고 활짝 핀 것은 귀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