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travel abroad./Estonia(2016 Jul)

에스토니아 전자투표

봉들레르 2022. 3. 9. 07:08

◆에스토니아의 e정부 성공 비결 4가지
에스토니아가 이렇게 e-거버넌스에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정부 주도의 효율적인 시스템 도입이 결정적이었다.

e-정부 시스템은 도입부터 불필요한 과정을 없애고 간소화했다.
ID카드의 도입으로 본인 증명 방식을 단일화했고 디지털 서명(e-signature)으로 접수와 확인 절차를 진행했다.

공공 서비스 사무실에서 일일이 도장을 찍고 발급하는 문서를 모두 전자화한 것이다.


둘째 성공 비결은 시민들에게 경제적 이득을 안겨줬다는 것이다.

정부가 처음 만든 전자 서비스(e-service)는 세금 환급이었는데 시민들은 변호사 비용을 아끼고

환급까지 걸리는 시간도 절약해 3~4일이면 세금 환급 금액이 은행에 입금된다.
또 2002년 ID카드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 발급을 활성화하기 위해 ID카드를 보여주고

버스표를 사면 30%의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러자 많은 사람들이 버스표를 사기 위해 ID카드를 만들었고 현재는 할인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개인 자동차의 사용 빈도가 줄어들 정도로 부수적 효과도 올렸다.

ID카드에 따른 대중교통 이용 증가는 에스토니아의 수도인 탈린의 대중교통을 무료로 제공하는

대중교통 시대의 혁신을 이끌었다.
전자투표는 투표용지 인쇄나 개표에 드는 비용을 혁신적으로 줄였고 디지털 서명만으로도

국내총생산(GDP)의 2%를 절약할 수 있다.


셋째 비결은 규제를 없앤 간소화된 시스템으로 이용자들의 시간 낭비를 없애준다는 것이다.

세금 환급은 신청과 환급이 빨라졌고 투표는 집에서 직접 하게 되며 회사를 새롭게 만들 때에도

30분이면 컴퓨터 앞에서 법적 절차가 끝나게 된다.
특히 이렇게 간소화된 시스템은 기업에서 환영받는 환경으로 비즈니스와 정부를 연결하는 빠른 통로가 되며

스타트업들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다.


넷째 성공 비결은 가장 중요하면서도 e-거버넌스의 기반이 되는데,

에스토니아는 정부가 투명성과 개방성을 보장하겠다는 기조를 통해 사회 혁신을 이끈다.

즉 에스토니아 정부는 정부가 먼저 투명해질 테니 기업과 기관도 투명해지라고 말한다.

정부의 행정 서비스나 대부분의 정보가 개방됐으니 기업 역시 이를 통해 사회적 투명성을 강화하자는 의미다.
그 결과 기업은 이익과 재무제표는 물론 얼마의 세금을 언제 냈는지까지 공개돼 있을 뿐만 아니라

기업 관련 통계를 공개하는 것이 자연스러울 정도로 투명성과 개방성의 문화가 자연스레 형성됐다.

이를 통해 파트너십을 맺고자 하는 기업의 내부 사정을 속속들이 알 수 있게 됨으로써

경제적인 면이나 속도 면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된 것이다.
물론 이 모든 변화가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히 이뤄진 것은 아니다.

변화의 시작은 1990년대 후반부터 있었지만 종이 서류를 이용한 전통적인 방법과

전자 방식을 공존시키면서 사람들로 하여금 새로운 방식에 익숙해지도록 유지했고

전자 방식 사용으로 천천히 유도해 나갔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에스토니아에서 전자투표(e-voting)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세대는 65세 이상의 고령층이라고 한다. 굳이 투표장까지 가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또한 선거 과정도 우리와 많이 다르다.

투표는 11일 동안 이뤄지고 시작 후 7일 동안 마음이 바뀌어 이미 투표한 결과도 변경할 수 있다.
에스토니아는 한국과 닮은 점이 상당히 많다.

국토가 작고 인구는 한정돼 있으며 자원이 풍부하지도 않고 관광지도 아니며 외세의 침략도 잦았다.

집집마다 통신망이 잘 구축돼 있고 스마트폰 이용률이 높은 디지털 강국이다.
구소련에서 독립한 이후 에스토니아는 기술적인 측면에 많은 관심을 가졌고

제한된 조건하에서 나라를 효율적으로 돌아가게 하려는 노력이 있었다.


◆전자투표, 기술 문제 아닌 신뢰의 문제
앞서 얘기한 이번 대선의 두 개의 해프닝으로 돌아가 보자.

투표함을 감시하고 투표용지 문제를 제기한 이 사건의 공통점은 불신이다.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불신, 정부에 대한 불신,

더 나아가 우리 사회 전반에 깔린 불신의 결과가 이러한 웃지 못할 사건을 발생시킨 것이다.
e-거버넌스가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정부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다.
에스토니아는 정부가 먼저 투명하게 공개하고 작은 정부를 지향했고

전자정부 시스템이 갖고 있는 장점을 지속적으로 제공함으로써 국민들의 지지를 받았다.

그리고 2007년 국가적 차원의 해킹 시도가 있었지만 피해가 미미하고 3일이 지나 모든 것이 제자리로 복구되면서

전자 시스템에 대한 믿음과 신뢰도가 더 올라갔다. 매거진한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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