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plan abroad/동북아시아

‘윈난에서 가장 가난한 마을’ 동촨(東川)

봉들레르 2020. 8. 19. 23:00

대지의 흙이 발산하는 붉은 빛이 독특한 풍경을 자아내어 ‘홍토지(紅土地)’라 불린다.

여기저기 불을 피운 것처럼 붉게 빛나는 땅이 신기할 정도.

오랜 세월에 걸쳐 흙 속 철분이 산화되고 침전되어 붉은 빛깔을 띠게 되었는데,

밭에 심어진 작물에 따라 그 느낌이 사뭇 다르다고 한다.

매년 5월부터 6월은 분홍빛 감자꽃, 보랏빛 무꽃, 푸르게 자란 보리가,

9월부터 11월 중순까지는 새하얀 메밀꽃과 샛노란 유채꽃이 붉은 대지를 수놓는다.

바로 이 시기가 홍토지 여행의 절정으로, 사진촬영가들이 ‘대지의 예술’라 극찬한 절경이 펼쳐진다.

특히 비온 후 2~3일째 홍토가 더 붉고 선명하며, 멀리까지 시계가 확보되어 촬영하기에 안성맞춤.

그 절정의 아름다움을 담기 위해서 몇 주씩 머무르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Y자 형태로 펼쳐진 홍토지는 그야말로 광대하다. 걸어서 전부 돌아본다는 것은 불가능.

포인트를 잡아 차로 이동을 하고, 한두 시간 정도 확 트인 들판을 바라보며 트레킹하면 좋다.

그 시작점은 화석두(花石頭)란 마을로, 여행자를 위한 편의시설이 밀집했다.

Y의 세 꼭지점이 만나는 곳에 위치했다. 화석두를 기준으로 왼쪽 길에는 일출명소 타마감(打馬坎),

감자꽃과 메밀이 어우러진 색채가 아름다운 금수원(錦?園)이 있다.

오른편에는 일몰이 아름다운 낙하구, 들판 한가운데 서 있는 1,000년 고목 노룡수(老龍樹)가 제일 볼만 하다.

특히 노룡수가 우뚝 선 언덕에서 360° 회전하며 바라보는 홍토지가 장관.

탁 트인 시야로 붉은 도화지에 다양한 천연물감을 풀어놓은듯한 풍경을 바라보노라면

“진정 대지의 예술이야!” 탄성이 터진다.

하지만 무엇보다 꾸며진 관광지가 아니라 '자연 그대로'여서 홍토지가 좋다.

여행자가 무엇을 하든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농사에 전념하는 농부들의 땀방울을 옆에서 지켜볼 수 있어 좋았다.

여행자가 많아지면 변화의 물결이 출렁이겠지만, 여행자의 이기적인 욕심일 테지만,

그저 지금처럼 남아 주길. 더는 바랄 게 없다. 이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