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omestic travel/남해안

통영의 몽마르뜨 동피랑

봉들레르 2013. 10. 4. 16:11

 

 

 통영의 대표적인 어시장인 중앙시장길을 살짝 비켜 왼쪽 골목으로 들어가면

뒤쪽 언덕 마을에 자리를 잡은 동피랑 마을(통영시 동호동).  벼르고 벼르던 통영을 찾아왔다.

동피랑 마을 입구, 최근 트렌드를 따른 '언니는 동피랑 스타일'이라는 커피숍이 눈에 띈다.

 

 

 

 

 

약간의 물감과 붓 한 자루로 가난의 상징인 높은 언덕의 낮은 집들은 외계 행성에 사는 어린 왕자를 불러왔고,

정의를 수호하는 세일러문을 만날 수 있게 했다.

 파이프를 입에 문 거인 선장도, 이순신 장군도 동피랑 마을을 지키고 있다.

그 속에서 자세를 잡고 셔터를 누르면 동화 속 주인공이 된다.

세찬 바람을 피해 게딱지처럼 나지막이 자리 잡은 다닥다닥 붙어 있는 집들이

 미로처럼 얽히고설킨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빼곡히 들어섰다.

사람 한 명 지나가기도 어려운 좁은 골목이 끝날 듯 끝날 듯 이어져 있다.

 

골목, 큰길에서 들어가 동네 안으로 이리저리 통하는 좁은 길. 골목이란 단어가 주는 느낌은 많이 변했다.

어린 시절 골목은 놀이터였다. 아침밥 숟가락을 놓으면서 "엄마 100원만"을 외쳤다.

그리고 대문을 열고 동네 골목에 나가면 일찌감치 나온 친구들이 기다리던 곳, 온종일 놀거리가 무궁무진했다.

이제 골목은 찾아보기도 어렵지만 더는 추억이 되지도 못한다. 골목이 주는 단어의 의미는 삭막하게 변했다

 

 

 

 

 

 

전망대를 뒤 편으로 동피랑 점방과 동피랑 구판장이 나란히 자리해 있다.

동피랑 점방은 주민들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곳으로 다양한 기념품을 판매한다.

동피랑 쉼터, 옥상 전망대에 오르면 통영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동쪽 벼랑'이란 뜻의 동피랑 마을. 이곳은 조선시대에 이순신 장군이 설치한 통제영의 동포루가 있던 자리로,

통영시는 낙후된 마을을 철거해 동포루를 복원하고 주변에 공원을 조성할 생각이었다.

그러자 2007년 10월 '푸른통영21'이라는 시민단체가 공공미술의 기치를 들고 '동피랑 색칠하기-전국벽화공모전'을 열었고,

전국 미술대학 재학생과 개인 등 18개 팀이 낡은 담벼락에 벽화를 그렸다.

 

 

벽화로 꾸며진 동피랑마을에 대한 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하고,

마을을 보존하자는 여론이 형성되자 통영시는 마침내 동포루 복원에 필요한 마을 꼭대기의 집 3채만을 헐고 마을 철거방침을 철회했다.

지금 동피랑 마을 꼭대기에는 동포루가 복원되어 철거 대상이었던 동네는 벽화 덕분에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통영의 새로운 명소로 변모했다.

 

 

 

많은 드라마〈빠담빠담〉〈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 촬영지로 더욱 유명해진 덕으로

 가족단위 혹은 연인끼리, 친구끼리 삼삼오오 몰려든 사람들로 제법 붐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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