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ks 골목따라 현지인 생활 공간으로 헤매며 제마 엘프나 광장 도착
마라케시는 도시 전체가 온통 붉다. 건물도 거리도 붉고 시내 어느 곳에서나 바라보이는 '쿠투비아 모스크'가도 붉다.
심지어 택시까지도 새빨갛다. 전설에 따르면 쿠투비아가 도시의 심장부에 세워질 때, 심장에서 피가 흘러 거리를 적시고 집과 담을 물들였다고 한다.
얼마나 로맨틱한 전설인지…. 그 붉은 색은 해질 무렵이면 더욱 빛을 발한다.
노을이 도시를 물들이고 야자수들이 긴 그림자를 남길 때면 건물들의 음영은 더 강해지고,
낡은 벽의 질감은 더욱 두드러져 눈길이 닿는 곳마다 그대로 그림이고, 카메라의 초점이 맞춰지는 곳마다 조각 작품이다.
분홍에서 연어의 살색, 그리고 주황, 빨강, 진한 자주색까지 말로 다 이름 지을 수 없는 붉은 색들로 도시 전체가 채색될 때면,
과연 옛 아랍인들이 모로코를 '해가 지는 머나먼 땅'으로 불렀던 이유를 알 것 같다. 그리고 동방의 해 뜨는 나라에서 참 멀리도 왔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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