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럼버스가 이 섬을 발견하고 “Holy Trinity"를 외쳤다 해서 트리니다드 라고 이름을 붙였다.
카리브 해의 유일한 산유국으로 국고 수입의 절반을 원유로 충당하고 허리케인이 비켜가는 작지만 운 좋은 나라.
식민지 시대 노예들의 눈물과 저항의 역사를 예술로 만든 다민족 다문화 국가 쿠바
트리니다드의 카리브해변에 해가 떠 오른다.
구름사이로 강한 빛줄기가 오르더니
해가 떠 오른다.
해가 뭉개졌다.
9시가 되어서 출발이다
오늘은 쿠바에서 헤밍웨이의 숨결을 찾아가는 날이다.
카리브해변을 달려 우선 수도 하바나로 간다.
하바나 시내
페루에서 다양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한사람이 탈이 났다
우선 11;20에 쿠바병원에 입원을 했다.
입원을 시키면 돌아서는 마음이 무겁다.
쿠바 외화획득원 1위는 서비스 수출이다
쿠바의 의료와 교육에 대해 간간이 들려오는 뉴스들은 다소 의아하다.
전국민 무상의료에 의사 1인당 환자 수는 160여명, 평균수명과 영아사망률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쿠바는 미국보다 영아사망률이 낮게 나올 때면, 항상 국제언론에 보도자료를 낸다.
이처럼 쿠바 의료는 그들에게 최고의 자랑이다. 교육은 어떤가? 의사와 의료에 대한 사회적 선망이 강하고,
교육에 대해서는 늘 해법을 찾지 못한 우리에게는 쿠바의 의료가 더 대단해 보일지 모르지만,
쿠바의 교육도 의료 못지않게 대단하다. 쿠바의 문맹률은 0.02%다. 쿠바에 사회주의정권이 들어선 게 1959년이다.
쿠바 문맹률이 0%에 가깝다는 것은, 혁명에 성공한 쿠바 사회주의 정권이, 다음 세대를 위한 교육뿐만 아니라,
이미 어른이 된 사람들을 위한 재교육에도 힘을 썼다는 얘기가 된다.
글을 못 읽는 나이 든 사람들도 글을 읽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쿠바에 가서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그들은 순진하지만 똑똑하다.
뭔가에 대해 질문하고 대답하고 토론하는 게 가능한, 제대로 배운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이 배고프거나 아파서 죽게 놔두지 않겠다, 누구나 공부를 할 수 있게 만들겠다”
이런 대의들은 모든 사회주의 정권이 내세우는 최대 캐치프레이즈고,
아직도 살아있는, 쿠바 혁명의 주역, 피델 카스트로가 가장 강조해온 사명이기도 하다.
전국민 무상의료와 무상교육 제도를 유지하기 위해, 쿠바 정부는 국가 재정의 25%를 쏟아붓는다.
가중되는 경제난 속에 정부 스스로도 힘겨운 일이라고 고백하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어쩌면 ‘사회주의’ 쿠바 의 마지막 자존심이기도 하다.
풀뿌리 의료의 힘
아바나 외곽 쿠바의 지역 종합병원은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로 북적인다.
전국민 무상의료 시스템인 쿠바에서 병원은 기본 복지 시스템이다.
안내를 맡은 병원 관리실장은 이곳 저곳을 자상하게 소개해준다.
쿠바 외교부로부터 정식 허가를 받은 취재여서인지 촬영에도 제약이 없다.
병원 관계자와 함께 다니는 우리에게 ‘저는 찍지 마세요’ 하고 거부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어, 그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그런데,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를 자랑하는 쿠바의 지역 병원에서,
나는 한국의 종합병원에서 느끼던, ‘최신식 시설에 최첨단의 장비가 갖춰진,
내가 정말 내 몸을 맘 놓고 맡겨도 될 곳’에 와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가 없다.
건물은 낡았고, 장비도 오래돼 보이는데다, 의사나 간호사들의 가운조차 색이 바랜 듯하다.
이게 어찌 세계 최강인가? 그런가 하면 병원장은 전문의가 아닌 일반의다.
감기 하나 치료할 병원을 고를 때도 어떤 대학병원 출신의 무슨 과목 전문의에게 갈까 따지는 한국에서는 상상하기도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병원에 부설된 의대생 임상 교육원에서는, 남미, 아프리카 등 전 세계에서 쿠바 의학을 배우러 온 유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쿠바 의료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가? 핵심은 의사 1인당 환자수를 160명까지 낮추게 만든 가정주치의 제도다.
전국에 걸쳐 120가구 당 한 명의 가정주치의가 마을에 상주한다.
의사 1명 간호사 1명으로 이뤄진 가정주치의 팀은 마을의 기초진료소에서 숙식을 하며 120가구 모든 사람들을 일상적으로 관찰, 진료한다.
이 기초진료소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예방과 질병 조기 발견이다.
쿠바의 영아사망률이 세계 최저 수준을 기록할 수 있는 건, 백신 접종을 체계적으로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바로 이 기초진료소에서 쿠바 의료의 70%가 이뤄진다.
병이 커지면, 지역종합병원, 거기서도 치료가 어려우면 전국 종합병원으로 가는 시스템이다.
일상적 기초 진료와 예방이, 사람들의 질병이 심화되는 것을 막아 수명을 늘리고,
국가 전체 의료비용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살아있는 예다.
의과대학에서 만난 다른 나라의 유학생들도, 쿠바 의학의 가장 큰 강점으로 이 기초의료를 꼽는다.
120가구 당 1명의 의사를 배치하기 위해서는 전문의보다 일반의가 더 필요하다.
그래서 쿠바는 국가정책적으로 전문의보다 일반의 양성에 중점을 둔다.
전문의는 국가에서 해마다 과목별로 필요한 전문의 숫자를 분석해, 부족한 과목이 없도록 조정한다.
돈이 안 벌리는 흉부외과나 외과, 산부인과 전문의 지원자들이 없어서,
머지않아 아이를 받아줄 의사도, 심장병에 걸리면 수술해줄 의사도 없을 거라고 걱정하는 한국과는 다르다.
의대생들을 인터뷰했다. 상투적인 질문들을 던졌다. 일반의가 좋은가, 전문의가 되고 싶은가,
다른 나라보다 의사가 돈을 많이 못 버는데 어떤가, 앞으로 계획이 뭔가? 글쎄다,
외국 언론에게 그들 역시 상투적으로 대답했을지 모를 일이다.
하지만, 의대생들은 담담하게 “아직 전문의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돈 버는 건 중요하지 않다.
아프리카 등 쿠바 의료를 필요로 하는 나라에 가서 진료를 하는 게 꿈이다”라는 대답들을 내놓았다.
의사들의 실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오히려 병을 저비용으로 효율적으로 치료하는 시스템은 무너져가는 한국에 대해 우리 스스로도 많은 걱정을 한다.
간단한 병에 걸려도 종합병원에 가야 해, 하지 않아도 될 비보험 과잉진료를 하면서 의료 보험 재정이 많이 든다든가,
의사들이 미용, 성형, 돈 되는 수술, 빨리 많은 환자를 볼 수 있는 과목에 치중하면서 진짜 죽을 병 고칠 의사가 없다든가.
쿠바의 의료 시스템은, 중앙통제적 사회주의 국가라서 가능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열악한 시설로도 최상의 결과를 내는 그들의 시스템에는 분명 배울 점이 있다.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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